비타민C, 레몬의 3∼4배… 코로나로 해외서 유명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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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해양시대 여는 여수]고흥 유자

전남 고흥에서 생산한 유자차와 음료는 체코슬로바키아, 이탈리아, 미국 등으로 수출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고흥군 제공
전남 고흥에서 생산한 유자차와 음료는 체코슬로바키아, 이탈리아, 미국 등으로 수출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고흥군 제공
전남 고흥반도는 면적 807km²로 해안선의 길이는 744km에 이른다. 연평균 기온은 13.9도로 전국 평균보다 0.5도 따뜻하고 일조량도 풍부하다. 반도라는 특성 덕분에 삼면에서 해풍이 불어온다.

고흥반도는 팔영산, 마복산, 적대봉, 천등산 등 해발 500m 안팎의 산들이 북동과 남서 방향으로 뻗어 있다. 전체 면적의 70% 이상이 낮은 구릉지형으로 유자 재배에 최적지다. 신민호 고흥군 경제유통과 판촉지원팀장은 “고흥 유자는 온화한 기온에 해풍을 맞고 자라 맛과 향기가 진하다”고 말했다.

유자는 중국 남서부 윈난(雲南)성이 원산지이지만 주로 한국과 일본에서 재배되고 있다. 신라 문성왕 2년 해상왕 장보고가 중국 당나라 상인에게 얻어와 국내에 유입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조선시대 역사서인 세종실록에는 전라도, 경상도에서 유자를 많이 심었다고 기록돼 있다.

옛 선조들은 유자나무를 과일수보다 조경용으로 주로 키웠지만 ‘유자는 얼었어도 선비 손에 놀고 탱자는 잘생겨도 거지 손에 논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식용이 가능한 유자를 높게 평가했다. 유자는 귤, 레몬보다 비타민C 함유량이 높고 식이섬유와 구연산이 풍부하다.

고흥에서 가장 오래된 유자나무는 풍양면 대청마을에 있는 수령 200년 나무다. 고흥에서 유자를 과실수로 심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다. 탱자나무 뿌리를 접목시킨 유자나무는 추위에 강하고 심은 지 5년 만에 열매를 맺는다. 고흥 유자 재배 농민들은 꾸준히 품종을 개량해 생산성을 높였다. 천혜의 자연조건과 농민들의 노력으로 ‘고흥 유자’라는 토종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고흥에서는 2200여 농가가 512ha에서 유자를 재배한다. 전국 유자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산지다. 고흥에는 유자 가공업체가 31곳이나 있다. 고흥 유자나무 30%가 2018년 동해를 입어 생산량은 1만5000t에서 1만1000t로 줄고 가격은 30%가량 인상됐다.

가격은 올랐지만 수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히려 명성을 얻었다. 비타민C가 레몬에 비해 서너 배 많다는 성분 분석 결과가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고흥군은 지난해부터 유자 해외 수출 다각화에 나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송귀근 고흥군수는 지난해 8월 농수산물 수출촉진단을 만들어 체코, 이탈리아, 홍콩, 말레이시아에서 홍보 활동을 벌였다. 이들 국가에서 690만 달러어치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송 군수는 지난해 10월 해외 9개 국가 바이어 34명을 초청해 유자식품 발전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송 군수는 “해외 판로를 개척해 고흥 유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특산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여수#지역#관광지#국내#고흥#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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