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보에게 퇴짜 맞은 ‘춘화도’ 22년만에 전시장에 걸린다

  • 입력 2009년 8월 18일 02시 55분


성-사랑 주제 ‘춘정과 순정 사이’전

‘춘정(春情)과 순정(純情) 사이.’ 이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청작화랑이 18일∼9월 11일 마련한 전시의 제목이다. 제목 그대로 ‘에로티시즘’이란 주제 아래 이왈종 씨 등 중견 작가 16명이 누드화와 춘화도를 모았다.

이 전시에는 사연이 있다. 1987년 청작화랑을 개관한 손성례 대표는 이듬해 2월 김기창 화백이 선정한 한국화 15인전을 열었다. 한데 전시에 나온 이왈종 화백의 춘화도를 본 운보가 “전체 전시와 이미지가 안 맞으니 당장 작품을 내려라”고 말해 어쩔 수 없이 작품을 내렸다는 것. 손 대표는 “당시 내가 그림을 사서 갖고 있었다”며 “우연히 지인에게 이 얘기를 들려주니 다시 전시를 해보라는 권유를 듣고 성과 사랑을 테마로 한 전시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전시장에는 당시 벽에 걸리지 못했던 이왈종 화백의 ‘미발표작’을 비롯해 산수화를 그려온 오용길 씨의 누드화와 이숙자 구자승 오용길 이두식 이일호 류영도 김일해 씨 등 16명의 회화와 조각이 전시된다. 손 대표는 “전시 특성상 미성년자 관람을 제한하며 입장료(3000원)를 받아 장애인 잡지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02-549-3114

한편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대안공간 충정각에서도 김주원 김지숙 씨 등 신진 작가 6명의 성을 주제로 한 작품전을 열고 있다. 성에 대한 가치관의 혼돈을 꼬집는 ‘Some like it hot!’전은 21일까지 계속된다. 02-363-2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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