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스넬이 다시 쓰는 안데르센 동화

  • 입력 2005년 10월 15일 0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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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넬이 다시 쓰는 안데르센 동화/정완상 지음/160쪽·9700원·자음과모음(초등 3학년 이상)

‘엄지 공주’에게 꿀을 준 벌의 집은 왜 육각형일까? ‘눈의 여왕’이 사는 얼음 궁전이 춥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 들어간 굴에서 떨어질 때 그 추락 속도는 얼마일까?

동화와 과학의 만남, 즉 동화를 통해 과학의 기초 개념들을 일러 주는 책이다. ‘과학은 어렵고 딱딱하다’고 느끼기 쉬운 아이들을 겨냥해 친숙한 이야기 속에서 과학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려는 기획이 돋보인다.

50권으로 예정된 ‘과학자가 들려주는 세계 명작 이야기’ 시리즈 중 첫 권. ‘백조 왕자’ ‘엄지 공주’ ‘눈의 여왕’ 등의 동화를 재구성했다. 이 책 외에도 ‘갈릴레이가 다시 쓰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레일리가 다시 쓰는 인어 공주’ 등 2권이 함께 출간됐다. 저자는 경상대 기초과학부 교수.

책 내용에서 많이 다뤄지는 과학 이론에 따라 각각 제목 앞에 ‘스넬’(굴절) ‘갈릴레이’(낙하법칙) ‘레일리’(빛의 굴절) 등 해당 분야 과학자들의 이름을 붙였다.

동화 속에 의외로 과학으로 풀어서 설명해 줄 수 있는 내용이나 상황이 많다. 저자는 가급적 원작의 큰 틀과 흐름을 깨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약간 살을 더 붙이고 각색을 하기도 했다. 가령 ‘엄지 공주’의 경우 큰 줄거리는 원작 그대로 가져가되 엄지 공주를 평소 과학 실험을 즐겨하는 소녀로 설정했고, ‘인어 공주’도 거북이인 ‘터틀 선생님’에게서 꾸준히 바다 속의 과학을 배우는 캐릭터로 나온다.

학교에서 ‘과학’ 과목을 배우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3학년생과 과학에 취미를 붙여 나가야 할 4학년생을 겨냥해 되도록 쉬운 용어로 풀어 썼다. ‘작용과 반작용’ ‘공전과 자전’ ‘열의 이동’ ‘힘과 에너지’ ‘중력’ 등 초등학교 3, 4학년 ‘자연’ 교과목에 나오는 기초 개념을 포괄적으로 다뤄 교과서와의 연계성을 높였다.

“‘추운데 왜 얼음 속으로 들어가나요’ 카이가 물었습니다. ‘얼음은 바람을 막아 주거든. 바람이 불면 체온을 빼앗겨 쉽게 추위를 느끼니까. 그리고 나의 부하들이 얼음집 안에서 계속 물을 뿌린단다. 이 물들이 얼음으로 변하면서 열을 뿜어내지. 그래서 얼음집 안은 따뜻해진단다’….” (‘눈의 여왕’)

초등학생들을 위해 쓰인 책이지만, 아이들이 쏟아내는 “하늘은 왜 파란 거예요?” “무지개는 왜 생겨요?” 등의 질문이 당혹스럽던 엄마들이 읽어도 도움이 될 만한 쉬운 ‘과학 동화’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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