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집 펴낸 임학선 성대교수 22일 獨공연

  • 입력 2005년 10월 15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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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문묘일무 와 무보집을 함께 선보일 임학선 교수.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문묘일무 와 무보집을 함께 선보일 임학선 교수.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봄가을 일년에 두 번 거행되는 성균관 석전대제(釋奠大祭·공자와 그 제자들 및 한국의 유학자들에게 지내는 제사로 중요무형문화재 85호)에서 지난해부터 제자들을 이끌고 문묘일무(文廟佾舞·공자에게 제사를 올릴 때 추는 의례 춤)를 공연해온 임학선(林鶴璇·55) 성균관대 무용과 교수가 한국과 중국의 문묘일무를 총망라한 무보집(舞譜集) ‘문묘일무보 도해’를 펴냈다.

임 교수는 지난 3년 동안 한국과 중국의 도서관과 고서점 등을 발로 뛰어다니며 발굴한 17종의 무보(舞譜)를 엮어 만든 이 책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19∼23일)에 출품한다. 아울러 제자들로 구성된 무용단 ‘임학선 댄스 위’를 이끌고 가 22, 23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시장 이벤트홀에서 문묘일무와 함께 창작춤 ‘공자’ 공연도 가질 예정이다. 귀로에는 세계적인 무용가 피나 바우슈의 초청으로 독일 부퍼탈에서 공연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문묘일무의 뿌리와 의미를 찾을 수 있었어요. 하늘과 땅과 인간이 하나 되는 염원이 담겨 있고, 동양의 예의범절이 다 들어 있는 춤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유럽인들에게 동양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고 싶어요.”

문묘일무는 공자를 칭송하고 기리는 제례(祭禮)의 춤으로 알려져 왔으나 원래 공자 이전 중국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춤이었다는 게 임 교수의 설명. 고대 중국에서는 왕위를 물려줄 때나 전쟁에 나갈 때처럼 중요한 일이 있으면 집단적으로 춤을 즐겼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예종 때(1116년) 중국 송나라로부터 문무(文舞)와 무무(武舞)가 모두 포함된 일무가 전래됐으며 그 후 1000년 가까이 원형에 가까운 모습대로 석전대제에 올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명나라 때 공자 제사에 사용하기 위해 특별한 목적으로 만든 문묘일무의 무보에 문무의 춤사위만 전해지고 있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만 문무와 무무를 모두 합친 일무가 원형대로 전승돼오고 있어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다음 달 문묘일무의 역사와 춤사위 구조를 밝힌 책 ‘문묘일무 이해’를 내놓을 예정이며 내년에는 한-프랑스 수교 120주년 기념 파리 공연과 강연을 추진 중이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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