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춘기때의 반항-방황 뇌 변화따른 당연한 결과

  • 입력 2005년 5월 8일 18시 57분


코멘트
10일 방송되는 KBS1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뇌과학의 연구성과를 통해 사춘기의 독특한 행동과 사고방식의 이유를 규명해 본다. 사진은 사춘기 10대들의 모습을 그린 KBS2 성장드라마 ‘반올림’. 사진 제공 KBS
10일 방송되는 KBS1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뇌과학의 연구성과를 통해 사춘기의 독특한 행동과 사고방식의 이유를 규명해 본다. 사진은 사춘기 10대들의 모습을 그린 KBS2 성장드라마 ‘반올림’. 사진 제공 KBS
사춘기는 왜 오는 것일까. 사춘기 청소년들은 왜 위험을 즐기고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며 늦잠을 자는 경우가 많을까.

KBS1 ‘생로병사의 비밀’(밤 10시)은 10일 ‘질풍노도, 사춘기의 비밀’에서 호르몬과 뇌과학을 통해 사춘기 청소년의 사고와 행동을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춘기의 행동은 뇌, 그 중에서도 충동을 억제하고 이성적 반응을 관장하는 전두엽의 극적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뇌를 첨단장비로 촬영하면 ‘뇌의 경찰관’이라고 불리는 전두엽의 세포가 12∼13세 즈음에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새로 생긴 세포들은 뇌의 다른 부위 세포와 일정기간 제대로 연결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외부 자극에 대한 전두엽의 통제가 약해지면서 10대의 행동이 충동적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10대가 아무 것도 아닌 일로 부모나 친구에게 버럭 화를 낸다거나 문을 꽝 닫고 나가는 등의 행동은 이 같은 뇌의 변화에 기인한다.

이 같은 뇌의 변화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성인이 공포나 두려움을 느끼는 얼굴 사진을 사춘기 청소년에게 보여주면 놀란 표정이나 슬픈 표정으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성인은 그 그림을 전두엽을 거쳐 받아들이는 반면 사춘기 청소년들은 다른 부위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또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이 자신을 향해 웃을 때 성인은 전두엽을 통해 ‘호감 또는 예의’로 받아들이는 빈도가 높은 반면, 청소년은 ‘비웃음’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와 10대 자녀가 같은 사물을 보거나 현상을 접해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여 서로 갈등이 생길 소지가 크다.

도파민 멜라토닌 등 호르몬도 이 시기에 엄청나게 분출된다.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인 도파민 수치는 사춘기 시절이 가장 높다.

도파민은 일종의 중독을 유발해 한번 재미를 봤던 일을 계속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특히 짜릿한 쾌감을 줬던 위험한 행동에 대해선 더욱 중독되기 쉽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거나 헬멧도 안 쓰고 오토바이를 타는 폭주족이 되는 것도 호르몬의 작용에서 비롯된다.

또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역시 어린 시절보다 2∼3시간 늦게 나와 생리상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일이 잦아진다. 폭력성이 높아지는 것도 남성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는 탓이다.

연출을 맡은 한경택 PD는 “부모는 자녀가 갑자기 변했다고만 느끼지 말고 그들의 신체 변화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야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