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 피플]한솔병원 복강경센터 김선한 소장

  • 입력 2003년 10월 12일 18시 20분


코멘트
“앞으로 5∼10년 뒤엔 초기 대장암이나 직장암의 치료에 개복(開腹)수술보다는 복강경 수술이 대세를 이룰 겁니다.”

‘칼’ 대신 ‘내시경’을 택한 한솔병원 복강경센터의 김선한 소장(사진)은 최근 이 병원 주최로 열린 대장질환 국제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선 대장암 복강경 수술 권위자인 일본의 오쿠다 준지, 홍콩의 마이클 리 박사 등 국내외 150여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각국의 수술현황 소개와 수술 후 5년 뒤 생존율 등을 발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초기 대장암이나 직장암의 경우 개복수술과 복강경을 이용한 시술의 5년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두 수술법 모두 75∼95%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소장은 “복강경 시술은 개복 수술에 비해 통증이 덜하고 폐렴이나 장유착 장마비 등의 합병증이 적다”며 “하지만 보험 적용이 안돼 치료비가 300만∼400만원 더 비싼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해 4월부터 복강경 수술이 의료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

현재 복강경으로 수술할 수 있는 대장질환은 초기 대장암 직장암 외에도 장중첩증, 대장염, 직장 탈출증 등의 대부분 대장질환으로 확대되고 있다.

2000년까지 고려대 안암병원 외과 교수를 역임한 김 소장은 90년대 중반 담낭 절제술이 개복수술에서 복강경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을 보고 복강경 수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95년엔 아예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2년 동안 복강경 수술만 배웠다.

그는 현재까지 388건의 복강경 시술을 시행했다. 현재 국내에서 대장, 직장암 치료에 복강경 시술을 100건 이상 한 의사는 가톨릭대 성빈센트 병원의 김준기 교수, 삼성서울병원 이우용 교수, 경북대병원의 최규석 교수 등 전국에서 4명뿐.

김 소장은 “아직까지 몸에 칼을 대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환자나 의사들이 많다”며 “최근 내시경의 발달로 렌즈의 선명도가 육안보다 훨씬 좋을 뿐만 아니라 수술 시야도 개복수술 못지않게 확보되기 때문에 수술에 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