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장애 어린이들이 좀 더 발달된 움직임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한국 아동신경 발달연구소’의 교사. 뇌성마비, 자폐 등으로 균형감을 갖지 못하거나 땅에서 발만 떨어져도 불안감을 느끼는 등 발달장애 어린이들이 좀 더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치료하고 가르치는 것이 그의 일이다.
“같은 장애를 앓더라도 아이마다 몸 크기가 다르고 움직임의 범위가 달라 거기에 맞는 보조기구와 장난감이 필요해요. 그런데 워낙 비싸고 구하기도 힘들다 보니 직접 만들게 됐지요.”
혼자서는 앉아 있기도 힘든 뇌성마비 어린이용 의자는 아무리 싸도 300만원 선. 수입품인 데다 발판, 등받이, 벨트, 테이블까지 몸에 맞도록 제작됐기 때문이다. 장애아용 장난감도 거의 수입품이고 보험 적용도 되지 않다 보니 손바닥만 한 것이 못해도 30만원씩 나간다. 바로 그런 현실이 장애아의 부모들에게 선뜻 ‘이런 거 하나 구입하면 애한테 좋아요’라고 권하지 못하는 이유이자 직접 기구 제작에 나선 이유다.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그네, 의자, 미끄럼틀 등 50여점을 만들어 어린이들에게 나줘 주거나 연구소에 비치해 함께 쓰고 있다.
“제가 장관이라면요, 아이들 보조기구는 당연히 의료보험이 적용되게 할 거고요, 제작회사 지원도 해 주고, 장애아복지관을 곳곳에 세우고 학교마다 재활치료사를 배치하고요, 또….”
그의 바람은 끝이 없었지만 ‘민생에 관심 없는 정치인들을 보면 그 실현은 살아서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푸념으로 끝을 맺는다.
“제가 만든 기구들로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망치로 손 몇 번 내리쳐도 안 아파요. 제 소원은 아이들 저마다의 몸에 꼭 맞는 휠체어나 유모차를 만들 정도로 빨리 기술이 느는 거예요. 좋은 남자 만나는 것보다….”
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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