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여성돕기 국제단체 ‘네가르’대표 그로스 인터뷰

입력 2001-10-04 18:32수정 2009-09-19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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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들의 비참한 삶을 알고 나서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결국 조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참혹한 현실이 36년 전 조국을 떠나 미국인과 결혼해서 뉴욕에서 행복하게 살던 한 여성의 삶을 바꿔 놓았다. 아프가니스탄 여성을 돕기 위해 조직된 국제단체 네가르(NEGAR)의 대표인 나스린 그로스(55). 그녀는 지난달 전란에 휩싸인 조국을 25년 만에 찾아 본격적인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현지어로 ‘친구’ 혹은 ‘권리’라는 뜻의 네가르는 96년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여성에게 여러 가지 박해를 가하자 이에 맞서 싸우기 위해 해외 거주 아프가니스탄 여성을 중심으로 파리에서 조직된 단체. 그동안 탈레반의 여성 탄압 정책 중지를 요구하는 500만명의 서명을 받아 유엔에 보냈으며 여성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아프가니스탄 여성 지도자 ‘300인 선언’도 이끌어냈다.

피로 얼룩진 아프가니스탄의 30년사
△1973년군사쿠데타로 마지막 왕인 자히르 국왕 실각. 무하메드 다우드 한 대통령의 친소(親蘇) 정권 수립
△78년좌파 민족주의 세력, 무하메드 다우드 한 대통령 살해. 누르 모하마드 타라키 대통령 집권
△79년권력투쟁 끝에 하피줄라 아민 총리 집권. 소련군 침공해 아민 총리 살해하고 바브라크 카르말을 수반으로 하는 괴뢰정권 수립
△80년무자헤딘(이슬람 전사들), 소련군과 괴뢰정권에 대한 항전 시작. 미국 파키스탄 등은 무자헤딘 지원
△89년소련군 철수. 내전 계속
△92년무자헤딘, 카불 점령. 부르하누딘 라바니 대통령 정권 수립. 남부에서 봉기한 탈레반 세력과의 내전 시작
△96년탈레반, 카불 점령. 카불에서 쫓겨난 라바니 정권(북부동맹) 저항 계속
△98년미국,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리스트 기지 공격 명목으로 미사일 공격

-네가르는 왜 탈레반을 비판하는가.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뿐만 아니라 모든 아프가니스탄인의 삶을 망가뜨렸다. 탈레반이 집권하기 전에는 교사의 70%, 의료인(의사 간호사)의 75%가 여성이었다. 탈레반이 여성 취업을 금지시켜 많은 학교가 교사가 없어 문을 닫았고 환자들은 의사가 없어 죽어 가고 있다. 이는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된 테러다.”

-탈레반이 어떻게 여성을 탄압하는가.

“모든 여성에게 눈까지 가린 ‘초다리’를 쓰도록 강요한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여성은 직장을 가질 수도 공부할 수도 없다. 96년까지 아프가니스탄 대학생의 50%는 여대생이었다.”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탈레반 정권은 이미 국민의 지지를 잃었기 때문에 곧 쓰러질 것이다. 우리는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는 새 정권이 들어서기를 희망한다. 북부동맹은 카불에 입성하면 우리 주장이 반영된 새 헌법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당장 전쟁이 시작되면 큰 고통을 받을 아프간 여성을 돕는 일도 중요하다.”

-어떤 계기로 네가르에 참여하게 됐는가.

“71년 미 정부 장학금을 받아 레바논 베이루트의 아메리카대에서 유학 중 결혼해 미국에서 살다가 조국에서 고통받는 여성들에게 눈을 돌리게 됐다.”

<창가람(아프가니스탄)〓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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