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前외교관 이동진씨 '제2의 성서-아포크리파'번역 출간

  • 입력 2001년 9월 20일 18시 22분


외교관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퇴직한 뒤 출판사 해누리기획을 운영하고 있는 이동진씨(56·사진)가 ‘제2의 성서-아포크리파’를 신약시대와 구약시대로 나눠 두 권으로 번역 출간했다.

이씨는 외교관으로 근무할 때부터 창작 번역 등을 가리지 않고 많은 저술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외교관’이란 장편소설을 내기도 했지만 그의 글쓰기 대부분은 자신의 가톨릭 신앙과 관련이 깊다.

서울 신림본동 성당에 다니는 그는 한때 신부가 될 꿈을 꾼 적도 있었다. 1966년 서울대 법대에 진학하기 전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를 1년간 다니기도 했다.

‘제2의 성서-아포크리파’가 다루고 있는 것은 1945년 이집트 나그함마디 동굴과 47년부터 56년 사이 요르단 서쪽 사해근처의 쿰란 동굴에서 발굴된 고대문헌의 내용. 이씨는 “조선 왕조 500년의 역사가 한 두 권의 책으로 정리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서가 생성될 당시의 역사를 신·구약성서만으로 다 담을 수는 없다”면서 “이들 고대문헌은 성서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참고자료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수의 어린 시절 제1복음’에는 예수가 세살 때 냇가에서 진흙으로 참새를 만들어 하늘로 날려보낸 기록과 무능한 목수인 아버지 요셉을 위해 가구를 만들어준 기록 등이 나온다. 진지할 것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는다면 빙긋 웃음이 나오는 대목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씨는 “지금으로부터 1800∼1900년 전에는 이런 문헌들이 수없이 돌아다녔을 것으로 보인다”며 “성서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서가 쓰여진 시대 상황에 대한 자료를 함께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책제목은 다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원래 성서의 역사에서 ‘제2의 성서’ 또는 ‘아포크리파’라 함은 개신교 성서에는 없고 가톨릭 성서에만 있는 7권의 책을 말한다. 히브리어 구약성경에는 없다가 70인역(그리스어) 구약성경에 포함된 ‘토비트’ ‘유딧’ ‘지혜서’ ‘집회서’ ‘바룩’ ‘마카베오 상’ ‘마카베오 하’ 등이 그것인데 가톨릭에서는 이를 ‘제2의 성서(deutercanon)’라고 부르고 개신교에서는 ‘외경(apocypha)’이라고 부른다.

이씨의 번역서는 ‘제2의 성서’나 ‘아포크리파’를 다룬 것은 아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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