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곳서 작품전 여는 송수남 화백 「예순의 예술혼」

  • 입력 1997년 5월 5일 10시 13분


뚝심과 정열, 실험정신. 타성을 묵살하고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도전적 욕망…. 남천 송수남화백을 그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모교 홍익대에서 제자를 가르친지 벌써 30여년. 그의 나이도 이제 환갑이 됐다. 올해 5월. 그는 어느때보다 바쁘다. 두곳에서 동시에 작품전을 연다. 이를 계기로 제자들은 그의 삶의 궤적을 한권의 책으로 묶었다. 하나는 8일부터 24일까지 예나르(02―739―4200)에서 열리는 「자연과 명상전」. 산 나무 새 숲 꽃 눈….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모두가 1호도 안되는 조그만 그림들이다. 그는 『도처의 자연은 모두 병들어 신음하고 있다』며 『이제 인간이 추구하여야 할 이상은 자연과의 공존이며 선린』이라고 말했다. 그의 그림은 마치 한편의 시다. 그림들의 제목도 시처럼 붙였다. 「산은 구름을 안고 바람을 안고, 산은 구름을 보내고 바람을 보내고, 텅빈 산이여 욕심없는 마음이여」. 51점의 작품이 모두 이처럼 긴 제목이다. 또하나는 9일부터 30일까지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02―379―3994)에서 열리는 수묵전. 모필과 한지와 먹으로 한국 수묵화운동을 주도해온 그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여백을 십분 강조하고 먹의 번짐을 강조한 것이 최근작품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특징. 평론가 김상철씨는 『작가는 화면을 그려 메워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비워가기를 시도하고 있는 듯하다. 비울수록 충만하고 없을수록 풍요로운 수묵의 심미를 구사하고 있다』고 했다. 제자들이 엮은 책은 「우리시대의 수묵인 남천」. 수묵전 첫날인 9일 토탈미술관에서 헌정식을 갖는다. 이 책은 수묵추상 발색산수 판화 등 그의 작품역정과 그에 대한 여러사람의 얘기, 미술평, 작품, 그가 평소에 써왔던 글들을 망라했다. 그는 제자들이 이책을 만든것에 대해 『늙었으니 이제 그만두라는 얘기인 것 같다』며 크게 웃었다. 〈송영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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