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경찰, ‘죽어버리겠다’는 가해자 문자를 사과로 판단”

신규진 기자 입력 2021-06-24 03:00수정 2021-06-24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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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女중사 사망 수사 브리핑
“2차 위협 우려 없다며 불구속”… 부실수사 확인에도 관련자 입건 ‘0’
軍인권센터 “이달12일 서욱장관에 은폐정황 보고됐지만 열흘 無조치”
공군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 측이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의 가해자인 장모 중사가 피해자 이모 중사에게 보낸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사과의 의미로 판단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추행 직후 ‘용서를 안 해주면 죽어버리겠다’는 문자메시지를 협박이 아니라고 봤다는 것이다.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는 23일 이 중사 사망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성추행 사건을 수사한 20비행단 군사경찰이 당시 장 중사를 불구속 입건한 것에 대해 “수사관 판단은 두 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을 사과로 인식했던 것 같다”며 “2차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판단이 안 됐고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20비행단 군사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조사본부는 아직 군사경찰 관계자들을 피의자로 입건하지 않았다. 군 검찰의 수사 과정을 수사하고 있는 국방부 검찰단이 20비행단 군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제 식구 감싸기’ 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사본부 관계자는 “부실 수사와 관련해 군사경찰이 직무를 소홀히 한 부분이 일부 확인됐다”면서도 “이 부분으로 입건해 형사처벌할 수 있을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국방부 조사본부, 군 검찰 등으로 구성된 국방부 합동수사단은 모두 13명을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이날 “국방부 감사관실이 이달 12일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의 사건 은폐 정황에 대한 감사 결과를 보고했지만 서 장관은 사건 은폐 정황에 대해 열흘 가까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은 이 중사가 사망한 뒤 국방부 조사본부에 성추행 사실을 누락한 채 보고했다. 사망자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내용을 적시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군사경찰단장(대령)과 부하 간부 2명 간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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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군사경찰#가해자 문자#女중사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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