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 전희철 신임 감독
“문경은 감독님과 10년 함께하며 기초부터 다진 팀 곳곳 낡은 셈”
‘막혔을 때 공격 단조롭다’ 지적에 2차 속공 세밀하게 펼치려 준비중
허일영 영입해 안영준을 2번 활용… 빠른 전환으로 ‘쌍포’ 터뜨릴 수도
“5명이 코트에 서서 발 붙이고 있는 농구는 절대 안 할 겁니다.”
4월 프로농구 SK의 새 지휘봉을 잡은 전희철 감독(48)이 팀 변화의 방향을 확실하게 정리했다. 전 감독은 SK에서 2군 감독과 전력분석원을 2년, 코치를 10년 했다.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바꿔야 할지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최근 경기 용인의 SK나이츠 체육관에서 만난 전 감독은 “지난 세월 문경은 전 감독과 좋은 터에 기초부터 닦아 집을 잘 지었는데 10년이 지나니 낙후된 데가 있다. 진단을 잘해서 튼튼한 집으로 바꾸는 게 내 임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캐치프레이즈를 ‘활발한 소통, 끈끈한 팀워크’로 바꿨다”며 “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코치, 트레이너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막히는 부분을 풀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때 공수에서 역동성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게 잔소리를 덜 듣게 할 변화의 핵심이다. “SK 농구가 빠른 농구를 펼치면 승률이 높지만 막히면 단조로워진다는 지적이 많았다”는 그는 우선 웜업과 스트레칭을 강화해 부상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게 훈련 프로그램을 바꿨다. 그는 “SK 농구가 속도가 떨어지고 성적이 안 좋아지는 건 1차적으로 부상 때문”이라며 “그동안 선수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긴 면이 있었는데 이제는 부상 방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에서는 속공과 세트 오펜스 사이 중간 단계의 템포 공략, ‘세컨드 브레이크’(1차 속공이 저지된 후 이뤄지는 2차 속공)를 세밀하게 다듬을 생각이다. 3점슛 정확도가 높은 슈터 허일영을 오리온에서 영입한 것도 2차 속공의 다양성과 효과를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그가 해보고 싶었던 공격 농구 스타일이기도 하다. 전 감독은 “미국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농구가 특별하게 다가왔다. 공과 선수가 멈춰 있는 농구가 아니라 계속 돌아가는 농구다. 우리 팀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허일영의 가세에 따라 포워드 포지션이 중복되는 안영준을 슈팅가드에 배치해 ‘쌍포’를 가동할 계획이다. 그는 “안영준이 2번 포지션을 맡으면 공 컨트롤 시간이 많아져 무기가 많이 생긴다. 2 대 2 공격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비는 약속된 틀을 여러 개 만들어 수비 조직력이 느슨해질 상황을 대비할 계획이다. 그는 “패턴에 대해 충분한 훈련이 돼 있으면 경기에서 선수들끼리 잘못을 따질 일이 없다. 지난 시즌과는 180도 다른 타이트한 수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5명 전원이 수비에서 신이 나 공격에서도 코트에 발 붙일 틈이 없이 뛰는 농구. 마치 ‘에어 희철’ 아바타 5명이 뛰는 듯한 플레이가 전 감독이 꿈꾸는 행복 농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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