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이웃갈등 경찰 통해 대화로 해결하세요”

황금천 기자 입력 2021-03-10 03:00수정 2021-03-10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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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찰청 ‘회복적 활동’ 전국 1위
경미한 학교폭력-이웃간 다툼
작년 126건 화해 등으로 사건 종결
정기적 피해회복-재발 확인도 진행
인천의 한 경찰서 회의실에서 상담 전문기관 위원들이 갈등 해결을 위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천경찰청 제공
지난해 인천의 한 아파트단지 안 공원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던 주민 A 씨(66·여)가 길을 막고 소란을 피우던 청소년들에게 주의를 주자 이 중 한 청소년이 A 씨에게 대들며 욕설을 했다. 이를 지켜보다가 화가 난 A 씨의 아들(29)이 청소년을 밀어 넘어뜨리며 싸움이 커지자 경찰서에 신고가 접수됐다.

며칠 뒤 이 사건을 맡은 경찰관은 A 씨의 아들과 청소년을 불러 2019년부터 도입한 제도인 ‘회복적 경찰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담당 경찰관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가와의 상담을 먼저 주선했다.

또 이 공원에서 과거에도 고성이나 소란을 이유로 싸움이 가끔 벌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주민 참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통장 등을 참석하게 해 양측의 화해를 주선했다.

결국 A 씨의 아들이 먼저 청소년에게 폭행에 대해 사과했다. 이 청소년도 A 씨 어머니에게 “욕설한 행위에 대해 반성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두 사람은 서로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고, 담당 경찰관은 사건을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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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찰청이 지난해부터 회복적 경찰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다툼이나 단순한 폭력 사건의 피해 회복과 갈등 해결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는 것만큼이나 피해자의 상처를 회복하고 사건 당사자 간 화해를 돕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다.

일선 경찰서에 경미한 학교폭력이나 이웃 간 다툼과 같은 사건이 접수됐으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담당 경찰관은 회복적 경찰 활동 대상으로 선정한다. 이어 사건 관계자들에게 대화나 상담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예비 검토에 들어간다. 사건 관계자가 모두 찬성하면 경찰은 전문기관에 ‘회복적 대화’를 일임한다. ‘좋은 교사 운동’이나 ‘회복적 정의협회’ 같은 5개 전문기관에 소속된 상담위원 24명이 번갈아가며 사건 관계자들과 원만한 화해를 위한 상담에 들어간다. 조정이 성립되면 경찰은 수사기록에 합의사항을 포함시켜 사건을 종결한다.

이것으로 회복적 경찰 활동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경찰과 전문기관은 사건이 마무리된 뒤 사건 관계자들에게 피해 회복과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 모니터링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경찰청이 지난해 회복적 경찰 활동을 경험한 피해자와 가해자 6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90% 이상이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경찰청은 지난해 154건(전국 673건의 26.9%)을 회복적 경찰 활동 사건으로 접수해 이 가운데 126건을 화해나 변상 등의 형태로 조정을 마무리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30건이 접수돼 27건에 대한 조정이 이뤄졌다. 경찰청이 최근 전국 18개 지방 경찰청을 상대로 실시한 회복적 경찰 활동 평가에서 인천경찰청이 1위에 올랐다.

김병구 인천경찰청장은 “회복적 경찰 활동을 통해 형사 절차가 길어지면서 발생하는 폐단을 줄일 수 있다”며 “가해자에 대한 부정적 낙인과 피해자가 당할 수 있는 2차 피해도 최소화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이웃갈등#경찰#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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