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상륙작전 승리의 함성 들리는 듯”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의 전세를 단숨에 역전시킨 인천상륙작전 73주년을 맞아 이 작전의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가 열린다. 인천시는 14∼19일을 ‘인천상륙작전 기념 주간’으로 지정하고 해군과 함께 인천 앞바다와 도심 곳곳에서 ‘인천상륙작전 전승 행사’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특히 올해 정전협정과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고,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데 중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15일 인천 앞바다에서 해상 전승기념식이 열린다. 해군 상륙함인 노적봉함(4900t)에서 거행되며 그 뒤를 따라 항해하는 또 다른 상륙함인 천왕봉함(4900t)과 대형 수송함인 독도함(1만4500t)에 국민참관단이 승선해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현장을 함께한다. 기념식에는 국내외 참전용사와 해군과 해병대 장병, 유엔 참전국 무관단, 국민참관단 등 16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어 함정 20여 척과 항공기 10여 대, 해군과 해병대 장병 3300여 명이 참가하는 인천상륙작전 재연행사가 바다에서 펼쳐진다. 상륙작전 당시 연합국의 일원으로 참가했던 미국과 캐나다 해군의 상륙함 아메리카함과 호위함 밴쿠버함도 동참한다. 이 행사는 상륙전력 탑재, 기뢰대항작전, 팔미도 등대 점등, 해상화력 지원, 해상돌격, 공중돌격, 해안확보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또 이날 오후에는 중구 월미공원과 자유공원에서 해군첩보부대 전사자 추모식,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 헌화, 맥아더 장군 동상 헌화 행사가 열린다. 인천항 아트플랫폼부터 옛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일대까지 참전용사와 군 장병이 참가하는 호국보훈 거리 행진도 펼쳐진다. 이 밖에 시는 15∼17일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관람할 수 있는 특별관을 운영하고, 18일 국제안보와 평화를 주제로 ‘인천국제안보회의’를 연다. 해군은 16∼19일 인천항(내항) 8부두에서 인천상륙작전 기념 안보전시관을 운영한다. 전시관은 참전국 문화체험관과 호국보훈관, 전투식량 체험관, 해군·해병대의 현재와 미래관, 모병홍보관, 가상현실체험관 등으로 꾸며진다. 한미동맹 70주년 사진전도 열린다. 해군 상륙함인 천왕봉함을 공개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시 관계자는 “2025년에는 참전한 8개국 정상을 초청해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버금가는 대규모 국제행사로 격상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엔군이 1950년 9월 15일 작전명을 ‘크로마이트(Chromite)’로 붙여 감행한 인천상륙작전에는 지상군 7만5000명과 함정 260여 척이 투입됐다. 대규모 상륙부대가 인천을 탈환한 뒤 경인가도를 따라 진격해 9월 27일 서울을 수복함으로써 전쟁의 흐름을 완전히 역전시킨 작전으로 평가받는다.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2023-09-14 03:00 
인천 근대사의 현장… 화수·화평동의 역사 돌아보다인천 동구에 있는 ‘화수·화평동’은 인천의 근대사를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인천항이 개항하기 1년 전인 1882년 5월 22일(고종 19년)에 화수동에서 한국과 미국이 처음으로 ‘한미수호통상조약’을 조인한 역사적 장소다. 일제강점기 동구 일대에는 공장이 잇따라 들어섰다. 정미소와 성냥공장을 비롯해 조선기계제작소 같은 공장이 수두룩했다. 광복 이후에는 경인공업지대로 발전해 인천 산업 발전의 기틀을 다졌다. 이처럼 화수·화평동은 노동자들이 개항기부터 산업화 시기에 이르기까지 일자리를 찾아 몰려들면서 공장지대의 배후 마을이 된다. 화수동은 부두로서도 유명했다. 6·25전쟁으로 피란을 온 실향민이 정착하며 활기를 띤 자연항으로, 1970년대 연안부두가 건설되기 전까지 화수부두로 거의 모든 고깃배가 들어올 정도였다. 특히 연평도와 백령도 근해에서 잡은 생선의 집하 부두였으며 새우젓 전용선이 입항할 정도로 새우젓 시장으로 유명했다. 이 때문에 ‘인천 돈의 절반이 모이는 곳’이라는 등의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여객선과 어선들이 연안부두로 빠져나가면서 화수부두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인천시립박물관이 2층 기획전시실에서 ‘피고 지고, 그리고 화수·화평동’ 특별전을 열고 있다. 화수·화평동이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근대사를 간직한 이 동네를 앞으로 기억으로만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2022년부터 지역 유산과 민속자료를 조사해 왔던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과 함께 과거의 기록을 찾아 동네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특별전은 크게 3부로 나뉜다. 1부 ‘무네미에서 벌말까지’에서는 인천항이 개항한 뒤 일자리를 구하러 몰려든 가난한 노동자들이 모여 마을을 이뤄 살게 되면서 무네미, 화도동, 벌말, 곶말, 새말 등으로 나뉘어 가는 과정을 다룬다. 2부 ‘공장이 들어서다’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조선인이 살던 마을인 동구 일대에 각종 혐오시설과 함께 공장이 건설된 상황을 살펴본다. 처음에는 정미소와 양조업 등 경공업 공장이 주를 이뤘지만 중일전쟁이 시작되자 송현동, 화수동, 만석동 해안가 매립지에 군수품을 생산하는 중공업 공장이 건설된다. 항만과 철도, 변전소 등 인프라와 함께 노동자를 위한 사택도 들어선다. 비록 일제가 전쟁을 위해 건설한 공장이었지만 광복 이후에는 우리 힘으로 재건해 기계를 다시 돌리고, 동구의 공장 시설은 인천 산업화의 기틀이 된다. 3부 ‘노동자 수평 씨의 하루’에서는 1970년대에 전기회사에 다니던 노동자 ‘수평’이라는 가상 인물이 화수·화평동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소설가 양진채의 글로 전시를 풀어내 당시 이 동네의 삶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신진여인숙, 양화점, 솜틀집, 냉면집 등 서민들의 삶이 묻어 있는 동네 곳곳의 모습을 재현했다. 손장원 인천시립박물관장은 “인천의 역사가 녹아 있는 옛 동네의 추억을 떠올리며 과거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2023-08-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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