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 설립 최적지, 포항[기고/이강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이강덕 포항시장
이강덕 포항시장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전히 매섭다. 이런 가운데 경북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의료인력, 병상, 장비 등의 절대 부족 사태를 겪었다. 취약한 의료 환경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이 때문에 공공의료 확충뿐만 아니라 의료인력 양성 등 대응 체계 구축이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정부도 의과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의과대 유치와 설립을 위한 열기가 뜨겁다.

우리나라는 의과대를 통한 교육 및 연구, 성과의 사업화, 국가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고 본다. 의과대와 의학 산업의 발전과도 밀접하다. 미국의 샌디에이고, 보스턴 등이 의과대 중심의 바이오산업을 육성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은 좋은 사례다.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은 지난해 1400조 원에서 2024년 2800조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미래 먹거리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바이오·헬스를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바이오산업은 새로운 경제 버팀목이 될 것이다.

이에 발맞춰 포항시도 바이오산업을 미래전략 5대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전략에는 의과대 설립도 포함시켰다. 포항에는 바이오 관련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포스텍(포항공대)을 비롯해 생명공학연구센터, 나노융합기술원 등 10개 이상의 연구소가 운영 중이다. 강소연구개발특구를 통한 공동연구 등 우수한 연구개발(R&D) 인프라 및 전문 인력 역량을 보유해 의과대 설립의 최적지로 꼽힌다.

특히 최근 국내 굴지의 제약사인 한미약품㈜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와 3000억 원 규모의 ‘스마트 헬스케어(건강관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건립 중인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 세포막 단백질 연구소, 식물백신기업 지원 시설 등 최첨단 바이오·헬스 기반들이 올해 준공되면 클러스터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의 연구중심 의과대와 함께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부권역은 상급 병원 부재, 전국 평균 이하의 의사 수(서울의 51.4%, 대구의 70.4% 수준) 등 부족한 의료 인프라로 인해 지역 환자들이 대도시로 가고 있다. 여기에 치료비, 교통비 등 추가 비용 지출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고령 인구 및 중증질환자의 비중도 늘고 있어 의료 수요는 매년 늘고 있다.

포항에 연구중심의 의과대를 설립하는 것은 지역민들의 의료서비스 수준 및 접근성 향상뿐만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의 첩경이다. 또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이 확실한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정부의 의과대 설립 후보지는 정치적 논리와 셈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의 건강 증진과 의료복지 향상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명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국가의 균형 발전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

이강덕 포항시장
#의과대#포항#코로나19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