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외교, 러 외교와 통화중 “미국이 미쳤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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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위험… 중-러 단결해야”
中 학생들 미중관계 악화 의식… 유학 선호국 1위, 美에서 英으로

중국 외교부의 수장 입에서 “미국이 미쳤다”는 말이 나왔다. 미중 갈등 속에 양국이 서로서로 제재를 주고받으며 감정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거친 언사까지 더해지고 있어 갈등을 더욱 부추기는 모양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7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미쳤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왕 부장은 “미국이 자국 중심주의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이며 이웃을 괴롭히고 있다”면서 “미국이 미쳤을 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도덕성과 신뢰성도 상실했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과 라브로프 장관의 이날 통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무역 협상 등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해지는 와중에 이뤄졌다.

그는 “미국이 냉전적 사고에 의거해 극단적인 매카시즘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극단적으로 ‘미국 우선’ 정책을 펼치면서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단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SCMP는 전했다.

앞서 9일 왕 부장은 외교 전문가 화상 세미나에서 “미중 관계가 수교 이래 가장 심각한 시련에 직면했지만 그래도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화해를 촉구한 바 있다. 채 열흘도 안 지나서 태도가 180도 달라진 셈이다.

이처럼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 학생들이 선호하는 최고 유학 국가가 미국에서 영국으로 바뀌었다. SCMP는 18일 “미국은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가장 선호하는 유학 국가였지만, 올해 처음으로 영국에 1위를 내줬다”고 보도했다.

SCMP는 베이징에 있는 유학업체 ‘뉴 오리엔탈 교육그룹’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유학을 희망하는 중국 학생 가운데 42%가 영국 유학을 희망하는 반면 37%만 미국을 원했다”고 전했다. 중국인 해외 유학생은 2010년 28만5000명에서 2018년 66만2000명까지 증가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러시아#미중관계 악화#유학 선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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