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구마모토 폭우로 최소 37명 사망-12명 실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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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새벽 시간당 100mm 폭우… 주민들 공터에 ‘쌀-물-SOS’ 문자
노인요양시설 14명 숨진채 발견… 中남부도 한달 넘게 폭우 쏟아져
121명 사망-실종… 이재민 1938만명

“고립된 주민들 구조하라” 5일 일본 규수 남부 구마모토현 폭우 피해 지역에서 인명 구조대원들이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보트를 끌고 이동하고 있다. 4일부터 규슈지방에 내리고 있는 기록적인 폭우로 5일 오후 9시 현재 구마모토현에서만 최소 37명이 사망했고, 12명이 실종됐다. 폭우가 집중된 지역에서는 마을이 고립되는 사태가 발생해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구마모토=AP 뉴시스
“고립된 주민들 구조하라” 5일 일본 규수 남부 구마모토현 폭우 피해 지역에서 인명 구조대원들이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보트를 끌고 이동하고 있다. 4일부터 규슈지방에 내리고 있는 기록적인 폭우로 5일 오후 9시 현재 구마모토현에서만 최소 37명이 사망했고, 12명이 실종됐다. 폭우가 집중된 지역에서는 마을이 고립되는 사태가 발생해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구마모토=AP 뉴시스
일본과 중국에서 최근 폭우가 쏟아지면서 적어도 17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등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5일 NHK에 따르면 일본 규슈 남부 구마모토현에서 전날부터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이날 오후 9시 현재 37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실종됐다. 아직 피해가 확인되지 않은 지역이 있는 데다 5일 밤에도 폭우가 계속돼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구마모토현에서는 장마전선 영향으로 4일 새벽에 시간당 최고 100mm가량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구마강 등 2개의 강이 11곳에서 범람했다. 구마강 범람으로 침수된 구마무라의 한 노인요양시설에선 1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노인요양시설로 이어지는 도로가 침수돼 소방대원과 자위대원은 보트를 타고 접근해 노인들을 구출했다.

구마모토현 히토요시시에서도 구마강의 제방이 붕괴돼 9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구마모토현에서 15건, 가고시마현에서 1건 등 최소 16건의 산사태도 발생했다.

폭우로 피해를 본 구마모토현 주민들이 마을 공터에 ‘쌀·물·SOS’라는 문자를 크게 써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이 NHK 항공 촬영으로 포착됐다. 지붕에 올라가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 긴급 출동한 자위대원이 헬기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와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기도 했다.

구마모토현과 가고시마현에선 9만 가구, 20여만 명이 긴급 대피했다. 대피한 이들은 단수와 단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NHK가 보도했다. 구마모토현 내 일부 지역에서는 전화나 인터넷 등 통신 서비스도 끊겼다. 대피소 내 위생 문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도 제기된다. 일본 정부는 폭우 피해가 집중된 구마모토현과 가고시마현에 중앙정부 차원의 재해대책실을 설치했다.

중국 남부지역에서도 한 달 넘게 폭우가 쏟아져 사망자가 속출했다. 5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쓰촨, 광둥, 후베이, 구이저우 등 26개 성과 시에서 한 달간 폭우로 12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이재민은 1938만여 명이다. 또 가옥 1만7000채가 붕괴되고, 농경지 156만 ha가 물에 잠겨 총 416억4000만 위안(약 7조679억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최근 중국에서는 9개 현에서 역대 일일 강수량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중국 전국 평균 강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한 293.9mm였다. 중국 대륙 중앙부를 흐르는 창장(長江)강 일부 지류는 1951년 이후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 중국중앙(CC)TV는 이날 “지난 한 주간 하천 2곳에서 역대 최고 수위를 기록했고, 32개 하천은 제방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수위를 넘긴 홍수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당분간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방재총국 관계자는 “7∼8월 북부 지방에 강수가 집중될 수 있다”며 “이 기간 동북 3성 등에서도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일본 구마모토#중국 남부#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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