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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超스펙 회사’보다 좁은 스터디門

입력 2015-02-14 03:00업데이트 2015-02-14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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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저래도 취업준비생들에겐 여전히 험난한 취업
‘준비 위한 준비 압박’ 받는 대기업 구직자
입사시험 능가하는 동아리 가입 조건
공모전 준비 모임서 공모전 실적 요구
광고홍보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김모 씨(24)는 최근 신입 팀원을 모집하는 광고 공모전 스터디에 지원했다가 기가 막혔다. 면접 때 스터디 팀장이 “우리 팀에 들어오려면 영어는 토익 스피킹 최상위권인 레벨7이나 오픽(OPIc) IH등급 이상, 각종 공모전 수상실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지원자격을 별도로 제시하지 않아 관심과 열정만 있으면 될 줄 알았는데 거의 광고회사 입사 수준의 자격을 요구해 놀랐다”며 “그 정도 스펙을 갖추지 않으면 진짜로 ‘광고쟁이’가 될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김 씨는 “취업난이 심하니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지만 입사도 아니고 스터디 팀에 들어가기조차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이제는 입사를 위한 스터디조차 초고스펙을 요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달 말까지 팀원을 모집하는 한 대학생 공모전 연합동아리는 지원서류를 회사 입사원서처럼 이름과 사진, 재학 중인 대학, 대외활동과 파워포인트(PPT) 및 포토샵 활용능력을 상중하로 나눠 기입하도록 했다. 또 자신이 만든 디자인 포트폴리오와 기획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하고 과제도 부여했다. 최근 유행하는 광고를 보고 장단점과 기획의도를 분석하고 추가 전략까지 담은 기획서를 만들도록 한 것이다.

이 연합동아리에 지원한 이모 씨(25)는 “좋은 동아리에 들어가면 그만큼 취업에 유리하니까 지원은 하지만 사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씁쓸할 때가 있다”며 “많이 힘들지만 안 하면 또 도태되니 안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게임기획 스터디 모집에 여러 번 떨어졌다는 한모 씨(27)는 “과거에 일본에서 도쿄대를 가기 위해 유명 재수학원을 다니고, 그 유명 재수학원을 들어가기 위한 학원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 우리가 딱 그 모습”이라며 “특히 스터디가 대학 전공과 관계없는 분야일 경우 좋은 스터디에 들어가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고 전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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