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기준금리 0.25%P 인하…“추가 인하 신중, 내년은 1번 예상”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1일 05시 53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일(현지 시간) 금리결정 회의체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3.50∼3.75%로 결정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앞으로 금리 인하를 멈출지, 아니면 추가 인하할지가 논의의 쟁점”이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고용 위축이라는 두 개의 위험 속에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단, “현 시점에서 금리 인상 의견은 없다”고 밝혀 시장이 반색하면서 이날 뉴욕 증시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FOMC는 기준 금리 인하 발표 직후 낸 정책 결정문을 통해 “위원회는 (물가와 고용이라는) 이중 목표에 대한 위험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으며, 최근 몇 달간 고용 측면에서의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했다”고 금리 인하 배경을 전했다. 미국의 노동시장이 해고도 낮지만 고용도 낮은 ‘저고용·저해고’ 상태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이어 “금리 추가 조정의 폭과 시기를 고려함에 있어 새로 유입되는 데이터와 전망, 위험 균형을 면밀히 평가할 것”이라며 “노동시장과 인플레, 금융 및 국제 동향을 포함한 폭넓은 정보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 앞서 이미 시장은 연준이 0.25%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지배적인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에 이날 결정은 예상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다만 이날 결정문에서 위원회가 ‘금리 추가 조정의 폭과 시기를 고려함에 있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외신들은 앞으로 위원회가 당분간 금리 인하에 보수적일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CNBC는 “이 문구는 2024년 12월에도 사용됐던 것으로, 이후 FOMC는 다음해 9월까지 한번도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다”며 “추가 인하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각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 역시 2026년에는 단 한 차례의 금리 인하만이 있을 것을 나타냈고, 2027년 또 한 차례의 인하를 예상했다.

한편, 이날 회의 결과는 연준 내부에 금리 결정을 둘러싸고 어느 때보다 극명한 갈등 상황이 있음을 보여줬다. 과거 통상적으로 연준의 금리 결정은 만장일치로 결정될 때가 많았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12명의 위원 가운데 9명만 0.25%포인트 인하를 지지했고 세 명은 이견을 보였다. ‘트럼프 책사’로 불리는 스티브 미런 이사는 지난 10월 회의에 이어 이번 회의에서도 ‘빅컷(0.50%포인트 인하)’을 지지했고,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에 반대해 금리 동결 의견을 냈다. 이는 아직도 여전히 미국의 물가가 높아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 못하고 9월 기준 2.8%의 인플레이션 상승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연준을 이끌고 있는 파월 의장은 내년 임기 종료로 앞으로 세 번의 금리 회의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차기 의장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원해 온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할 인물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케빈 해싯 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을 비롯한 3~4명의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데이터보다 정치적 선호에 따라 기준금리가 결정될 경우 향후 인플레이션과 주식, 달러 가치 등 글로벌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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