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2배로 확장… 北 핵무기 매년 2개 만들 수 있어”

동아일보 입력 2013-08-09 03:00수정 2013-08-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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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ISIS 위성사진 분석
크게보기미국의 핵안보 관련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원심분리기 시설의 최근 변화 모습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7일 공개했다. 5월 3일 디지털글로브가 촬영한 사진(왼쪽)과 7월 28일 위성업체 아스트리움이 촬영한 사진(오른쪽)을 비교하면 원심분리기 시설의 규모(붉은 선)가 확장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출처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 올 3월 이후 5개월여 만에 두 배로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북한이 북-미, 남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해 유화 국면을 조성하는 한편 4차 핵실험 등 도발을 위한 준비도 병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고농축 우라늄은 핵폭탄의 원료로 사용된다.

이 같은 사실은 7일 미국 핵안보 관련 연구소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과 로버트 아바그얀 연구원이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글로브사와 구글어스의 위성사진을 기초로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올해 3월과 7월 영변지역 위성사진을 비교하면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가 들어 있는 건물은 1800m²(가로 120m, 세로 15m)가 늘어나 규모가 2배가 됐다. 북한이 올해 핵시설 재가동을 공언한 뒤 이를 행동에 옮긴 것이다. 북한 원자력총국 대변인은 4월 2일 “현존 핵시설들의 용도를 (경제건설·핵무력건설) 병진노선에 맞게 조절 변경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여기에는 영변의 모든 핵시설과 2007년 10월 가동을 중지하고 무력화했던 5MW 흑연감속로를 재정비, 재가동하는 조치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하는지, 영변이 유일한 원심분리기 시설인지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해부터 무기급 우라늄을 충분한 규모로 생산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 ISIS의 분석이다.

2010년 외부에 처음 알려진 데 따르면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2000대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해 연간 생산할 수 있는 무기급 우라늄은 8∼34kg에 이른다. 하지만 건물 크기가 두 배로 늘어나고 이에 따라 원심분리기 수도 두 배가 됐다면 우라늄 생산량은 16∼68kg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브라이트 소장과 아바그얀 연구원은 “하나의 핵무기를 만드는 데 약 20kg의 무기급 농축우라늄이 필요하다”며 “이곳에서 생산된 우라늄의 상당 부분이 실험용 경수로에 쓰인다 하더라도 생산 능력 증가로 북한이 핵무기를 연간 두 개까지 만들 수 있는 수준이 됐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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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정보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으나 위성사진으로 보면 건물의 크기가 커진 것만은 사실”이라며 “영변 핵시설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창훈 아산정책연구원 핵정책기술센터장은 “우라늄 농축 시설은 핵무기 개발용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에너지 개발용(원자로 핵연료)이라고도 주장할 수 있는 이중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성사진이 찍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건물을 확대해 보여준 것은 ‘핵 포기 절대 불가’라는 경고와 ‘(대화를 통해) 더 큰 것을 얻어 내겠다’는 의도를 동시에 드러내는 효과를 노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조숭호 기자 mickey@donga.com
#북한#우라늄#핵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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