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부문 개혁은 새 정부가 ‘경제 살리기’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핵심과제다. 2002∼2006년 101개 공기업과 준(準)정부기관의 부채가 109조 원에서 150조 원으로 불어나는 바람에 국민이 그 부실을 메우기 위해 부담한 돈만도 무려 48조8000억 원에 이른다.
감사원은 한국전력 한국마사회 등 대형 공기업 31곳의 경영실태에 대해 특별감사를 시작했다. 공기업들의 방만 경영 실태를 파악해 구조조정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의 적절한 조치다. 감사원은 240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강도 높은 감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약속대로 구석구석 철저하게 감사해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바란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꼭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닌 것은 민간에 이양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정부 안에서조차 상반된 신호를 보내고 있어 ‘새 정부의 공기업 개혁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기업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혼선을 낳았다. 재정부가 공기업 민영화 계획의 작성 시한을 올 상반기까지로 정한 것도 너무 한가하다. 정부가 움직이기도 전에 먼저 ‘선전포고’를 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는 민주노총의 행보와 대비된다.
공기업 개혁은 해당 공기업과 노조는 물론이고 정치권과 관료들의 이해(利害)까지 얽혀 있어 아무리 각오를 단단히 해도 고단한 싸움이 될 것이다. 역대 정권에서 번번이 실패한 공공 부문 개혁을 이번엔 기필코 성공시켜야 진정한 경제 살리기가 가능하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