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복무 방법은?…총대신 삽을!”

  • 입력 2005년 12월 27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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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권고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에 대한 반발이 거센 가운데 누리꾼들 사이에서 시행방식에 대한 갖가지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 26일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대체복무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인권위는 “대체복무는 사회의 평화와 안녕, 질서유지 및 인간보호에 필요한 봉사와 희생정신이 필요한 영역 중 우리 실정에 맞게 채택해야 한다”며 “복무기간은 초기단계에선 현역복무기간을 초과하더라도 추후 국제기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이라고 원칙을 제시했다.

대체복무제는 징병제를 실시하는 국가에서 군복무 기간 또는 그 이상을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사회복지요원, 사회공익요원, 재난구호요원 등으로 근무케 함으로써 군복무를 대신하는 제도로 전 세계 36개국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인권위와 국방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대체복무제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만일 꼭 도입해야 한다면 군복무에 필적할 만한 ‘힘든’ 일을 찾자”며 대체복무의 영역과 기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ID ‘카고바지’는 “대체복무가 현역복무보다 확실히 힘들다면 시민들의 불만도 사그라질 것”이라며 “병역기피가 집총거부라면 ‘총’대신 ‘삽’을 들면 된다. 대신 업무의 강도는 높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병장’도 “취사병, 공병 등 얼마든지 총을 들지 않고 복무할 보직은 많다”면서 “그들에게 별도의 기초훈련과 군복, 그들만의 중대급 단위의 부대를 만들어 총이 필요 없는 보직을 주자”고 말했다.

‘숲속얘기’는 “전투가 아닌 평화를 목적으로 하는 해외특수군을 창설하자”며 “우리 군인이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과 복지증진을 위해 봉사한다면 국가의 위상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지뢰제거특수부대를 만들자”, “노인 요양을 책임지게 만들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metal-plasma’은 “지뢰제거가 최고의 대안”이라며 “병역의무도 거부할 만큼 양심에 투철하다면 그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희생정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는 “최근 고령화 사회 진입이 가속화되면서 노인 요양 문제가 걱정인데, 대체복무요원들이 소외된 어르신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캡틴’은 “경찰 기동대를 해체하고 인권위 소속 시위 진압부대를 만들자”며 “양심적이고 평화적으로 폭력시위를 막다가 실컷 얻어맞으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대체복무 기간’에 대해서도 차별 적용을 주장했다.

스스로를 예비역 병장이라고 소개한 ‘자유인’은 “병역기피의 수단이 되지 않도록 현역복무보다 길어야 한다. 일반 복무의 1.5~2배 정도면 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촛대바위’도 “일반 복무기간보다 길어야 할 것”이라며 “자신의 신념에 의해 군대를 거부한다면, 그에 대한 불이익도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포털사이트 ‘다음’은 27일부터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가장 합리적인 대체복무 기간은’이라는 질문에 오후 3시 현재 전체 805명의 응답자 중 34.2%(271명)은 ‘일반복무의 3배 이상’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일반복무와 동등해야한다’ 27.0%(214명), ‘일반복무의 1.5배’ 21.7%(172명), ‘일반복무의 2배’ 15.8%(125명), ‘판단유보’ 1.4%(11명) 순이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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