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코리아]제3부 배우며 삽시다<4>社內 학습동아리 열풍

  • 입력 2005년 7월 2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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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시스템즈의 한준현(36) 구매팀 과장은 일주일에 세 번은 평소보다 2시간 일찍 출근한다.

사내학습조직(COP)인 ‘중국통’의 정기모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 조기 출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한 과장은 요즘 이 시간이 즐겁다.

그는 회사 직원 10여 명과 함께 중국어뿐만 아니라 중국의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대해 함께 공부한다. 업무 시작 전에 정기모임을 갖고 온라인으로 정보와 자료를 공유한다.

한 과장은 “중국 연수를 다녀온 직원 2명을 중심으로 중국 문화를 배우고 싶거나 앞으로 중국 사업 진출을 모색하는 직원들이 의기투합했다”면서 “관심 분야가 같은 이들이 서로 격려하며 공부하니 부족한 시간이지만 큰 효과를 낸다”며 즐거워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아쉬움은 숨 막히는 경쟁 체제 속에서 자기계발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

그러나 비슷한 처지의 동료와 없는 시간을 쪼개 함께 공부하는 사내학습조직이 늘어나는 추세다.

사내학습조직은 레저 위주의 사내 동호회와 다르다. 가입부터 까다롭게 해 ‘면학 분위기’를 유지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성과물을 내는 곳이 많다.

같은 회사의 또 다른 학습조직인 ‘The Tree’는 번역물을 2권이나 냈다. 2003년 ‘프로젝트 관리의 전략적 계획 수립’을 출간한 데 이어 올해는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관련된 전문서적을 번역했다.

우리은행의 ‘동남아연구회’는 동남아시아 국가의 경제와 금융에 대해 공부하는 모임인데 신한은행의 비슷한 연구 모임과 정기적으로 교류한다.

우리은행 흑석동지점의 이종환(37) 대리는 “사내 조직으로 겪을 수 있는 한계를 사외 조직과 함께 교류하면서 극복한다”며 “비슷한 업종에 있는 조직이라 선의의 경쟁이 돼 훨씬 능률이 높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최근엔 많은 회사가 사내학습조직을 장려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KT는 사내학습조직이 지난해 31개(250여 명)에서 올해 83개(650여 명)로 늘었다. 회사 측은 ‘평생학습 지원’이라는 모토 아래 연구비와 교재비를 지원하고, 학습의 목적이 분명할 경우 교육 출장으로 처리해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CJ시스템즈의 원은희(40·여) 미디어기술팀 부장은 “최근 많은 회사가 사내학습조직을 장려하는 만큼 모자란 시간을 쪼개 공부하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다면 결국엔 자기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김민혜(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 4년) 송효은(연세대 신문방송학과 3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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