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PGA투어코스로 변신한 제주 중문GC

  • 입력 2004년 11월 25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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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이 아주 빨랐다. 한라산에 대한 착시현상까지 있어 까다로웠다.”(양용은)

“바람이 부는 데다 그린이 어려웠다. 보기 없이 경기를 한 게 정말 기쁘다.”(테드 퍼디)

25일 1라운드를 끝낸 선수들은 하나같이 제주 중문GC(7454야드·파72)가 만만치 않은 코스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곳에서 처음 라운드를 한 ‘탱크’ 최경주는 4오버파 76타, ‘스윙머신’ 닉 팔도(영국)는 2오버파 74타.

출전선수 38명 중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는 18명뿐. 미국프로골프(PGA)측의 주문에 따라 새로 만들어진 코스는 그만큼 까다로웠다.

중문GC는 1월 PGA가 보낸 ‘코스 가이드라인’에 따라 10개월여간 개보수 공사를 했다. PGA는 세계적인 골프장 관리점검업체인 ‘골프터프’사의 전문자문요원을 4차례나 한국으로 파견해 아시아 첫 PGA 공인대회 코스를 다듬었다.

PGA 투어 심판위원장인 마이클 브래들리는 바다를 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PGA 규격에 맞춰진 페어웨이, 그린 상태를 둘러보고 “미국 캘리포니아의 페블비치를 연상케 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과연 PGA가 요구한 코스 규격은 어떤 것이었을까.

● 그린=PGA에서 요구한 그린 스피드는 스팀프미터 측정으로 9.5∼11피트(2.85∼3.3m). 이 스피드를 내기 위해 중문GC는 그린의 잔디 길이를 2.8mm로 유지했다. 국내 골프장 그린의 잔디 길이 4∼5mm와 비교하면 ‘살인적인’ 스피드.

● 벙커=모래 성분과 두께도 조정해야 할 만큼 까다로웠다. 침적토와 점토가 일정비율로 혼합되어야 했으며 입경(크기) 0.25mm는 25% 이하, 0.25∼1mm는 65% 이상으로 채워졌다. 또 15cm 두께인 벙커의 모래는 평평하면 안 되고 바닥의 굴곡을 따라 채워져야 했다.

● 페어웨이=공사 전 폭 50∼60m 코스가 폭 24m짜리 ‘개미허리’ 골프장으로 변했다. ‘허리’를 줄이기 위해 기존 페어웨이 중 중심부 바깥쪽은 러프로 조성했다. A와 B러프의 길이는 각각 24mm와 70mm, 그 외 지역(나무숲 주위)은 100mm로 티샷을 페어웨이에 올리지 않으면 빠져나가기 어려울 정도.

● 티잉그라운드=PGA 규정에 따라 18홀 전체가 완전한 수평을 이루게 만들어 놨다.


제주=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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