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자당’ 비리로 시끌

  • 입력 2002년 1월 18일 14시 54분


중국이 ‘태자당(太子黨,고위층자제)’ 비리로 들끓고 있다.

16일 베이징(北京)에서는 금융사기사건 피해자 100여명이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건물앞에서 중국 권력서열 2위인 리펑(李鵬)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장남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리위원장의 장남 리샤오융(李小勇)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신궈다(新國大) 선물중개공사 사기사건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리위원장이 사기당한 돈을 물어내라” 고 요구했다.

리샤오융은 인민무장경찰(武警) 고위간부로 무경 산하기업인 캉다(康達)무역공사가 신궈다 지분 5%를 취득하도록 지시하고 그 과정에서 120만위안(1억9000만원)을 받는 등 이 사건에 깊이 개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8월에는 베이징시 당위원회 건물 앞에서 5억위안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체포돼 지난해 5월 처형된 신궈다 총경리 차오위페이(曹予飛)와 리샤오융의 관계를 규명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신궈다 사기사건에는 리샤오융 외에도 베이징 고위층 자제들 상당수가 연루돼 있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와 달리 리위원장의 부인 주린(朱琳)과 차남 리샤오펑(李小鵬)도 국영기업인 화넝(華能)국제그룹을 가족회사로 변질시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한편 중국 최대의 부패사건으로 지난해 재판이 시작된 위안화(遠華)그룹 밀수사건에는 류화칭(劉華淸) 전중앙군사위 부주석의 아들과 며느리가 관련돼 조사를 받았으며, 자칭린(賈慶林) 베이징 당서기의 부인 린유팡(林幼芳)등 고위간부 가족들이 관계돼 있다는 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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