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번역 SW 가끔 황당한 실수
어순구조 다른 영어번역 정확도 떨어져

  • 입력 2001년 4월 22일 18시 54분


최근 성능이 향상된 번역 소프트웨어들이 속속 시판되고 있다. 실시간으로 번역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도 늘어 외국어를 몰라도 해외 홈페이지를 검색할 수 있다. 심지어 외국인과 채팅을 할 수 있는 번역솔루션까지 나와있는 상태.

현재 나와있는 번역 소프트웨어와 사이트는 ’그런대로 괜찮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해당외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어느정도 뜻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아직까진 완벽한 번역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오류는 필수. 때로는 배를 잡고 웃게 만드는 ‘기상천외한’ 오역(誤譯)들을 살펴보자.

우리말과 비슷한 일본어는 번역 소프트웨어 수준이 꽤 높은 편. 지난주에는 전문번역사와 번역SW가 공개대결을 펼친 적도 있다.

하지만 아직 일본어 번역도 ‘완벽’과는 거리가 있다. 일본어 번역 사이트와 프로그램에서는 지명과 사람 이름 오류가 특히 많다.

98년 원전사고가 났던 도카이무라(東海村)가 동해촌으로 표기되는 건 그나마 약과. 이누카이(犬飼), 오이시(大石) 같은 사람 이름을 ‘개 기르기’, ‘(바둑에서의)대마’와 같이 ‘솔직 혹은 창의적으로’ 훈독해주는 사이트도 있다.

조사와 어미의 미묘한 활용도 아직까진 미진한 부분. ‘사업진출 검토를 밝혔다(明らかにした)’ 같은 것은 아예 ‘사업진출검토명’으로 한자음만 나열하고 어미를 잘라먹기도 한다. 구두(靴) 관련 사업은 ‘화관련사업’으로 만들어 놓아 의미를 짐작하는 데 상당한 상상력이 필요할 정도.

한 번역사이트를 통해 들어간 아사히신문(www.asahi.com) 홈페이지 메뉴엔 후리메이르(프리메일), 사이트맙(사이트맵) 같은 표현이 등장한다.

이들은 일본어 발음을 그대로 옮긴 것들. 마이케루(마이클), 마크도나르도(맥도날드)와 같은 표현과 마주치면 어안이 벙벙해진다. 아이우에오 순서(あいうえお順·한글의 가나다순에 해당)는 ‘만나 이식하고 순서’로 해석된다. 동음이의어인 만나고(あい)와 이식하고(うえ)를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

우리말과 어순 및 문법구조가 다른 영어번역은 정확도가 훨씬 떨어진다. 관련 사이트와 SW도 일본어의 절반에 못미친다.

영어번역의 경우 어순을 잘 정리하지 못해 헤매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번역사이트는 ‘국방장관은 그 군대를 철수시키라고 Bush 관리가 원하는 이스라엘에게 말했다(국방장관은 부시 행정부가 이스라엘군을 철수시키기를 원한다고 이스라엘측에 말했다)’ 식으로 문장의 의미를 뒤섞어 버린다.

‘기사에 간다(기사로 이동)’과 같은 반말투는 그나마 봐줄만한 경우. 문장이 길어지면 의미를 제멋대로 해석하는 것도 부지기수다.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을 보류겠다고 위협하다(U.S. threatens to suspend talks with China)는 ‘미국은 중국과 말하는 것에 매달릴 것을 협박하다’로 전혀 뜻이 달라진다.

또 중국(Chnia)의 첫글자를 소문자로 쓸 경우 ‘도자기’란 해석이 나올 때도 있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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