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식물의 자기방어 유전자 처음 밝혀

  • 입력 2001년 4월 12일 1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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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곰팡이 병원균(Botrytis cinerea)에 감염된 보통의 애기장대 식물체(Arabidopsis, 사진 왼쪽)와 자스몬산 메틸화효소 유전자를 강화한 애기장대 (사진 오른쪽). 보통의 애기장대는 잿빛곰팡이에 감염 후 48시간 뒤에 완전히 죽은 데 반해, 재스몬산 메틸화효소 유전자가 강화된 애기장대는 정상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식물의 자기방어 유전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농생명공학부의 최양도(崔良燾) 교수와 바이오벤처인 싸이젠하베스트(대표이사 이희설, 李熙卨)는 식물의 성장 조절과 방어 기능을 수행하는 재스몬산 메틸화효소의 유전자를 애기장대에서 분리, 염기서열을 밝히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미국 과학아카데미 회보(PNAS) 10일자에 게재됐다.

재스몬산은 평상시 식물체 성장 조절에 관여하다가 외부로부터 병해충이나 병원균이 침입하면 재스몬 메틸에스테르로 변해 식물의 갖가지 방어시스템을 작동시킨다. 재스민 향으로 알려져 있는 재스몬산 메틸에스테르는 주변의 식물에게 병원균의 출현을 알리는 메신저 역할도 하며 가뭄과 추위와 같은 외부 환경 스트레스도 감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교수팀은 재스몬산을 재스몬산 메틸에스테르로 만드는 메틸화효소의 유전자를 애기장대에서 분리해 JMT로 이름 붙였다. 이 유전자를 벼, 담배, 감자와 같은 다른 식물에 삽입한 결과 병원균이나 추위 등 외부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이 일반 식물보다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팀은 또 재스몬 메틸에스테르가 식물에서 어떤 방어 유전자들을 작동시키는지도 밝혀냈다.

연구팀과 싸이젠하베스트는 지난해 국내특허를 공동 출원했으며 곧 국제특허도 출원할 예정이다. 싸이젠하베스트는 이 유전자로 시들지 않고 오래 가는 꽃을 만들어 출시할 계획이다.

이영완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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