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현대가 '先계열분리' 내세운 까닭

  • 입력 2000년 8월 9일 15시 49분


현대사태의 처리가 김대중 대통령의 직접적인 언급으로 급류를 타고 있다.

현대는 청와대와 금감원,채권은행의 거듭되는 요구에 따라 이번주 11일께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 방침을 천명한후,다음주인 18일까지 자구안 및 경영개선 계획안을 내놓는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이에대해 "대통령까지 나서서 우리(현대)문제를 거론하는등 상황이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우선적으로 현대자동차 및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 방안을 이번주 11일경 발표할 계획을 세우고 그 실현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계열분리 조기발표후 자구안 수위조절에 나선다는 전략

이 관계자는 그러나 "채권단의 요구를 충족하는 자구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채권단이 당초 19일을 기한으로 제시한 만큼 아무리 늦어도 그 이전에 자구안을 마련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보면 현대는 어차피 해야될 현대자동차의 계열분리를 이번 주에 조기 발표함으로써 청와대와 정부 및 채권단의 면목을 세워주는 대신 자구안과 경영개선안의 내용에 대해 정부측과 타협에 나선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증시에서는 보고 있다.

현대와 정주영 전 현대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전량을 채권단에 위임하고 매각시점을 명기하는 방안을 공정위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근영 신임 금감위원장은 이와관련," 김대중 대통령이 이번주 현대문제해결에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한 만큼 시일을 엄수해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경영진 퇴진여부가 변수로 작용

그러나 이른바 문제경영진들의 퇴진과 관련해서 현대와 채권단의 견해가 아직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문제경영진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익치 회장등이 여전히 현대의 실세로 군림하고 있어 현대측 예상대로 '이번주-계열분리 방안 발표,다음주 -자구안 발표'가 일정대로 지켜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문제경영진 퇴진요구와 관련, "채권단은 그런 요구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현대를 압박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동원<동아닷컴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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