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대중교통 운행늘려 『총알택시 퇴출을』

  • 입력 1998년 10월 11일 2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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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11시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부근. 출퇴근 시간이 아닌데도 차들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불법 정차중인 40여대의 총알택시가 도로를 점령하고 있었기 때문. 택시들이 버스정류장 까지 ‘점령’하는 바람에 버스는 도로 가운데에서 승객을 내리고 태울 수밖에 없었다.

당국의 집중적인 단속으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총알택시가 강남역 주변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올해 초.

서울시는 지난해 3월 분당 신도시가 있는 경기 성남과 서울을 오가는 총알택시의 불법정차로 야간 교통체증이 심하다는 지적에 따라 강남역과 양재역 주변 등 주요 간선도로 68곳에 무인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

그러나 총알택시들은 무인카메라가 자주 고장나 작동되지 않고 화면에 잘 잡히지 않는 사각지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호객행위에 나섰다.

경제난으로 택시승객이 줄었지만 운전사가 회사에 내는 사납금은 평균 6만8천원에서 7만4천원으로 오히려 늘어났고 이 때문에 운전사들은 비교적 쉽게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심야 총알택시 영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총알택시는 고속도로는 물론이고 일반도로에서도 시속 1백60㎞ 이상으로 달리는 등 법규 위반을 밥먹듯 하기 때문에 승객은 물론 다른 운전자에게도 공포의 대상이다.

실제로 강남역 주변에선 급하게 출발하거나 직진 신호 때 불법 U턴하는 총알택시가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많이 일으킨다.

총알택시는 낮시간에는 가까운 거리만 오가며 합승을 강요하는 ‘다람쥐 택시’로 변신하는 경우가 대부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불법영업을 하는 셈이다.

지난해 일어난 교통사고 24만6천여건 가운데 사업용 자동차 사고는 4만2천7백85건. 이중 택시사고가 1만9천5백여건(45.6%)이나 된다.

서울시는 택시의 불법운행을 막고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현재‘일반’과 ‘모범’ 두가지인 택시형태를 ‘심야’ ‘합승전용’ ‘밴’등 다양하게 바꿀 계획이지만 실제 시행까지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위험천만한 총알택시를 뿌리뽑으려면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시간을 늘려 시민이 총알택시를 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요를 없애야 공급이 없어진다는 논리.

특히 승객입장에서는 총알택시를 이용하다 사고를 당할 경우 ‘사고로 인한 불이익을 방지해야 하는 의무를 게을리 했다’는 이유로 다른 사고보다 보상금 액수가 줄어든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하루도 쉬지 않고 경찰이 순찰을 돌자 인천을 오가는 ‘원조 총알택시’가 서울 영등포 역 앞에서 거의 사라진데서 알 수 있듯 경찰의 꾸준한 단속활동도 중요하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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