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생인 문준혁은 2007년부터 골프를 시작했는데, 약 20년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 데뷔하게 됐다.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꿈이었던 최경주 프로처럼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문준혁은 “최경주 프로님이 역사를 쓴 SK텔레콤오픈에서 우승하는 것이 다음 시즌 목표”라고 했다. 문준혁 제공
1996년생 문준혁은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문준혁의 꿈은 ‘탱크’ 최경주(55)처럼 되는 것이었다. 당시 최경주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통산 6승을 기록하면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꿈에 ‘도전’하기까지 20년 세월이 걸렸다. 2016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정회원이 된 문준혁은 지난달 KPGA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공동 35위를 기록하며 2026시즌 KPGA투어 출전권(풀시드)을 따냈다. KPGA투어는 QT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40위까지 풀시드를 준다. 골프를 시작한 지 20년, KPGA투어 정회원이 된 지 10년 만이다.
본보와 최근 만난 문준혁은 “내가 올해 30살이다. 이젠 결혼도 해야 하고 아기도 낳고 ‘나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올해를 내 꿈에 도전하는 마지막 해라고 생각했다”며 “골프를 시작한 후 단 한 번도 부모님께 골프를 그만두겠다고 한 적이 없는데, 올 시즌 QT 도전을 앞두고는 부모님께 ‘올해도 되지 않는다면 골프를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벼랑 끝 다짐으로 KPGA투어 진출에 성공했지만 10년간의 세월은 절대 녹록지 않았다. 우선 금전적인 이유로 선수 활동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성인이 된 뒤에도 부모님께 계속 지원해달라고 할 수 없는 탓에 제주에서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KPGA 챌린지(2부)투어 활동을 병행했다.
문준혁은 “내 꿈은 1부 투어 진출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2부투어 대회를 많이 나가려고 노력했지만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대회를 자주 나가기엔 무리가 있었다”며 “또 하루에 실내 연습장에서 한 시간,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의 골프장 라운딩이 연습의 현실적인 최대치였다”고 말했다.
건강도 도와주지 않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교통사고를 당해 오른쪽 종아리 근육과 혈관이 절단되는 상처를 입은 탓에 선수 생활을 하면서 계속 불편함이 따라다녔다. 2023년부터는 왼쪽 다리에 통증이 생겼다.
문준혁은 “왼쪽 발바닥 바깥쪽을 잘못 디디면 골반까지 힘이 풀려버린다. 병원이란 병원은 다 다녀봤는데 크게 효과가 없었다”며 “신경 차단 시술도 해봤지만 통증은 비슷해서 내 꿈을 향해 말 그대로 그냥 ‘버텨왔다’”고 말했다.
‘10년간의 버팀’ 끝에 자신의 꿈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문준혁은 “다시 제주도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했다. 문준혁은 현재 문병호 프로와 함께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데 2026년부터 본격적인 1부 투어에 도전해 투어 프로로 성공하겠다는 다짐인 것이다.
문준혁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음 달 말부터 태국으로 향한다. 문준혁은 “겨울 훈련을 하러 가기 전까지 다이어트도 하고, 근력 운동을 해 왼쪽 다리의 통증도 잡아보려고 한다”며 “그러고 나선 태국으로 향해 내 장점인 ‘트러블샷’을 극대화하고 약점인 2m 이내 쇼트 퍼팅에 대한 감각을 살리고 올 예정”이라고 했다.
문준혁의 다음 시즌 목표 역시 ‘최경주’다. 문준혁은 “최경주 프로님이 지난해 ‘아일랜드 샷의 기적’을 만들며 우승한 SK텔레콤오픈에서 우승하는 것이 나의 내년 시즌 목표”라며 “내 고향이 제주인 덕분에 SK텔레콤오픈이 열리는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라운딩도 많이 해봐 자신이 있다. 최경주를 잇는 역사를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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