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m 짜리 무빙워크라니”…강서구청 황당한 세금 낭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8일 23시 10분


인스타그램 갈무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서울 강서구 마곡역과 마곡나루역을 잇는 지하 공공보행로에 설치된 길이 약 5m의 무빙워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동 거리가 지나치게 짧아 이용하는 시민이 거의 없어 일부에선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원이 잇따르자 구청은 철거를 검토 중이지만, 철거 과정에서도 예산이 투입될 수밖에 없어 세금 낭비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한 소셜미디어(SNS) 계정에는 ‘이렇게 짧은 무빙워크는 처음 본다’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게시자에 따르면 서울시의 사업 인가 조건에 ‘무빙워크 설치’가 포함돼 있었고, 해당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설치했으나 길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5m짜리 무빙워크가 들어서게 됐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집 앞인데 볼 때마다 어이가 없다” “시는 사업인가 조건을 대충 조성했고, 업체는 악용한 것” “졸속 행정의 상징” “세금이 남아도나” “예산 낭비로 신고해야겠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무빙워크가 평소 작동하지 않는다는 목격담도 다수 나왔다. 누리꾼들은 “매일 지나다녀도 운행하는 모습을 못 봤다” “켜져 있지도 않은데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강서구청은 시민 민원에 따라 무빙워크 철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민이 제기한 민원에 강서구청이 남긴 답변에 따르면 건축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시는 지하 연결 통로의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무빙워크 설치를 적극 건의했다. 그러나 사업자 측은 사유지 구간 내 설치 시 유지관리 비용 부담과 소방시설 설치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반대했고, 이로 인해 공공부지에만 무빙워크가 설치됐다는 설명이다.

강서구청 측은 “이로 인해 무빙워크가 단절된 현재의 설치 형태가 불가피하게 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관련 이해관계자 및 부서와의 협의를 통해 무빙워크 철거 후 대체 시설물이나 조형물을 설치하는 방법 등의 방안을 마련해 쾌적하고 편리한 지하연결통로가 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철거 비용 역시 세금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차라리 그대로 두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필요 없다고 민원 넣고, 철거하면 또 세금 낭비”라며 “그냥 두는 게 세금 버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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