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황선우, 실업팀 직행…‘22학번’ 대신 아시아경기 전념

김배중 기자 입력 2021-10-01 11:28수정 2021-10-0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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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올림픽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 선수로 65년 만에 결선에 오르고 주 종목(자유형 100m, 200m)에서 아시아, 세계주니어, 한국 기록을 6개나 갈아 치워 깜짝 스타로 떠오른 ‘수영괴물’ 황선우(18·서울체고)가 고교 졸업 후 대학진학이 아닌 실업팀 입단을 택하기로 했다. 수영계 관계자들은 “내년 2월 고교 졸업 예정인 황선우가 고민 끝에 대학 진학을 미루기로 했다. 지난달 중순 마감된 대학 수시전형에 원서를 안 넣었다”고 말했다.

보통 스포츠종목 남자 선수들은 고교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는 게 필수코스와 같다. 고교졸업 후 19세가 되는 해에 병무청 신체검사(신검)를 받아야 하고 신검 이후 입대영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대학에 진학하면 졸업 때까지 학업사유로 인한 입대 연기가 가능하다. 대학을 다니며 실업팀 계약도 가능해 은퇴 후 지도자과정 등을 고려해서라도 대학 학업을 병행한다.

하지만 지난 올림픽을 통해 2022 항저우 아시아경기에서 최소 자유형 100m 금메달을 예약한 거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를 받는 황선우는 학업을 잠시 미루고 아시아경기 준비에 전념하는 길을 택했다. 19세가 되는 내년에 신검을 미루고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입대 연기를 위한 진학을 하지 않아도 된다. 8월 올림픽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황선우는 향후 진로에 대해 “최적의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는 곳을 생각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힌 적이 있다.

2016년 ‘정유라 사태’ 이후 학생 선수에게 엄격해진 학사과정도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학생 선수가 올림픽 등 큰 대회 준비를 위해 수업에 출석하지 않거나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묵인해주는 관행이 있었다. 하지만 정유라 사태 이후 학생 선수라도 수업출석일수 규정 등 학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으면 졸업이 어려울 정도로 제도가 엄격해졌다. 휴학 등을 고려할 수 있지만 신입생의 경우 등록 후 첫 학기는 휴학할 수 없어 대학 입학 시 ‘2022학번’이 될 황선우가 내년 9월 열리는 아시아경기를 준비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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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계 한 관계자는 “올림픽 준비 당시 황선우가 진천선수촌과 가장 가까운 충북체고를 오가며 위탁교육을 받았는데 다소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 대학에 다니는 선배들이 선수촌과 서울 등 더 먼 곳을 오가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봐온 것도 이 같은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업팀 소속으로 아시아경기 준비에 전념할 황선우 영입을 향한 물밑 전쟁도 시작됐다. 복수의 지방 실업팀에서 황선우 측에 ‘자체 최고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 팀은 십수 년 간 해당 종목을 상징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해오다 최근 은퇴한 선수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고 한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기에 높은 가치를 평가받고자 하는 황선우 측과 이견을 좁혀가고 있다.

실업팀 입장에서 황선우는 ‘황금알을 낳을’ 거위다. 전국체육대회에서 수영(경영)은 개인 2종목, 단체 3종목을 포함해 최대 5개 종목 출전이 가능하다. 주 종목인 자유형 100m의 아시아 기록(47초56), 200m 한국기록(1분44초62·이상 세계주니어기록) 보유자에다 접영 등 다른 영법에도 능한 황선우는 전국체전에서 다관왕이 확실히 보장된다. 고등부로 축소된 이번 전국체전에 주종목이 아닌 자유형 50m(10일), 개인혼영 200m(12일)에 나서지만 단순히 ‘금메달’을 넘어 출전 종목에서 한국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아시아경기 준비에 전념하기로 마음먹은 황선우가 내년 아시아경기에서 다관왕에 오른다면 황선우 이름 옆에 소속팀이 수없이 언급되며 큰 홍보효과도 누릴 수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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