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김배중 동아일보 스포츠부 김배중 기자 공유하기 wanted@donga.com

2014년에 입사해 방송, 영화, 문화재, 학술(문화부), 사건사고(사회부), 야구, 농구, 육상, 수영 등(스포츠부)을 취재해왔습니다. 평창 겨울 올림픽이 열린 2018년부터 ‘스포츠’라는 망원경으로 세상을 열심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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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태권도는 세계 평화에 기여할 때” 세계태권도연맹(WT) 창립 50주년 조정원 총재 인터뷰“지난 50년은 태권도가 ‘올림픽 스포츠’로 정착하는 과정이었다. 앞으로 50년은 태권도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등 사회적 책임에 가치를 둬야 한다.” ‘국기(國技)’ 태권도를 대표하는 국제단체인 세계태권도연맹(WT)이 28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조정원 WT 총재(76)를 지난 18일 서울 WT 본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조 총재는 “올림픽 종목으로 태권도의 위상은 확고해졌다. 앞으로 WT는 세계 평화는 물론 난민, 고아를 위한 봉사, 태권도의 지역사회 정착 등에 가치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조 총재는 현재 WT 창립 50주년을 맞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기념행사 및 세계태권도선수권에 참석하고 있다. 2004년 6월 취임한 조 총재는 6선을 거쳐 20년째 WT를 이끌고 있다. 1973년 WT를 창설하고 초대 수장을 맡은 고 김운용 전 WT 총재(1931~2017·재임 기간 1973~2004)가 태권도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성장시켰다면, 조 총재는 올림픽 때마다 퇴출 후보로 거론됐던 태권도의 위상을 확고하게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창립 당시 17개국이었던 회원국도 난민팀 1개를 포함해 213+1개국으로 늘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이 된 태권도는 내년 파리 대회, 2028년 로스앤젤레스 대회까지 정식 종목 지위를 이어 간다. 올해 11월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의 IOC 박물관에 태권도 동상이 세워진다. 여름 올림픽에서 28개 종목이 치러지는데, 이중 IOC 박물관에 기념 동상이 놓인 종목은 태권도가 포함되면 총 10개 종목이 된다. 조 총재는 “IOC의 배려로 (올림픽 창시자인) 쿠베르탱 동상과 가까운 곳에 태권도 동상이 자리하게 된다. 동상이 세워진 뒤 태권도인을 포함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곳을 방문한다면 큰 자부심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총재는 ‘앞으로 50년’에 대해 태권도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태권도의 발전도 꾀하면서 태권도를 통해 더 큰 희망과 꿈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총재는 오래전부터 태권도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해왔다. 경희학원 설립자 고 조영식 박사(1921~2012)의 아들로 경희대 총장 등을 지낸 조 총재는 1983년 경희대에 세계 최초로 태권도학과를 만들고 국내외 대학에 ‘태권도학’을 보급해왔다. 조 총재는 아버지 고 조영식 박사가 창설한 GCS 인터내셔널(밝은사회클럽 국제본부) 총재도 겸직하고 있다. GCS 인터내셔널은 고 조 박사가 전 세계 평화와 사회 개혁을 위해 1978년 설립한 단체다. UN에 등록된 비정부단체(NGO)로, 현재 81개국의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는 WT 국가협회와 함께 세계 각지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용품도 지원하면서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WT가 최근 세계 평화를 화두로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배경이다. 조 총재는 요르단 아즈락에 있는 난민캠프에 2016년부터 태권도와 한국어를 보급하고 2018년 캠프 내에 ‘태권도 아카데미’ 체육시설을 세워 레슬링 등 다른 올림픽 종목과 합동훈련 등 연계를 확대해왔다. 조 총재는 “태권도가 각 지역에 뿌리내리고 난민 어린이들이 태권도로 꿈을 키워 올림픽 메달리스트로도 성장한다면 한국문화를 전파하고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는 데 있어 여러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12년 런던 대회부터 전자호구가 도입됐고, 경기장은 ‘사각’에서 ‘팔각’으로 형태가 바뀌었다. 펄럭이던 도복의 팔다리 라인도 예전에 비해 폭이 좁아졌다. 이런 변화를 주도해 온 조 총재를 향해 ‘일관성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 총재는 “‘무도(武道)’와 ‘스포츠’를 구분해야 한다”며 “무도로서의 태권도는 원형이 보존돼야 한다는 데에 동의한다. 다만 스포츠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그간 경기복이 바뀐 거지 도복이 바뀐 게 아니다. 축구 등 다른 스포츠도 그간 끊임없이 변하며 발전해왔다”고 했다.조 총재는 ‘스포츠’ 태권도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변화를 시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옥타곤 다이아몬드게임을 지난해부터 시범 운영중이다. 경기의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팔각경기장에 호(壕)를 판 듯 경사가 있는 벽을 만들어 선수들이 벽을 짚고 기술을 선보일 수 있게도 하고 있다. 반응이 좋다면 향후 올림픽에 이런 형태의 경기장을 도입하는 걸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28 15:19
“우리 모두가 비니시우스” 레알 선수-팬들 인종차별 항의“우리 모두 비니시우스다.” 레알 마드리드(레알) 선수와 팬들이 경기 도중 인종차별을 당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며 연대했다. 레알 선수들은 25일 바예카노와의 2022∼2023시즌 스페인 라리가 안방경기가 시작되기 전 모두 등번호 20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한 줄로 섰다. 20번은 비니시우스의 등번호다. 양 팀 선수들은 ‘인종차별주의자를 축구에서 몰아내자’라고 쓴 플래카드도 함께 들었다. 양 팀 주장은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담은 완장도 팔에 둘렀다. 레알 선수들은 이날 경기에서는 원래 각자 등번호를 달고 뛰었다. 경기장 전광판 시계가 전반 20분을 표시하자 관중들은 비니시우스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그의 등번호와 같은 시간대에 맞춰 ‘우리도 비니시우스와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부상으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던 비니시우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팬들을 향해 엄지를 세워 보였다. 관중들은 ‘우리 모두 비니시우스다. 더 이상 (인종차별은) 안 된다’고 적은 배너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 후반 44분에 2-1을 만드는 결승골을 터트린 레알의 호드리구는 고개를 숙인 채 주먹을 들어올렸다. 흑인 인권운동을 상징하는 ‘블랙파워 경례’를 한 것이다. 호드리구와 비니시우스는 브라질 국가대표로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 함께 출전했다. 비니시우스는 22일 발렌시아와의 방문경기 도중 인종차별을 당했다. 발렌시아 팬들이 그를 향해 “원숭이”라고 외쳤다. 당시 비니시우스는 관중과 언쟁을 벌이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경기 뒤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처음이 아니다.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다. 라리가에선 인종차별이 일상”이라고 적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26 03:00
테이텀 33점 폭발… 벼랑끝 보스턴 반격 첫승벼랑 끝에 몰린 보스턴이 반격에 성공하며 콘퍼런스 결승 시리즈를 계속 이어갔다. 보스턴은 24일 마이애미와의 2022∼2023시즌 미국프로농구(NBA) 동부콘퍼런스 플레이오프(PO·7전 4승제) 결승 4차전 방문경기에서 116-99로 이기고 3연패 뒤 첫 승을 거뒀다. 5차전은 26일 보스턴의 안방에서 열린다. 7전 4승제로 치러진 PO에서 한 팀이 1∼3차전을 모두 패했던 경우는 그동안 150번 있었는데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겨 역전에 성공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보스턴으로서는 이날 4차전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말 그대로 ‘머스트 윈(must-win)’ 경기였다. 그리고 ‘해결사’ 제이슨 테이텀이 날아올랐다. 테이텀은 3점슛 4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33점을 넣고 리바운드 11개, 도움 7개를 기록하는 활약으로 3차전 부진을 깨끗하게 만회했다. 특히 승부처였던 3쿼터에 14점을 집중시키며 전세를 뒤집는 데 앞장섰다. 전반을 50-56으로 6점 뒤진 채 마친 보스턴은 3쿼터 득점에서 15점을 앞서며 역전에 성공한 뒤 4쿼터 들어서도 리드를 허용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테이텀은 이번 시즌 PO 17경기에서 평균 28.1점을 기록 중인데 이틀 전 3차전에서는 필드골 성공률이 33.3%에 그치며 14점에 머물렀다. 4차전 승리 후 테이텀은 “우리는 시즌을 계속 이어가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조 마줄라 보스턴 감독은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결사적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했다. 마이애미는 지미 버틀러가 29점 9리바운드 5도움으로 분전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기대에 못 미쳤다. 이날 마이애미는 15개의 턴오버를 기록했는데 이 때문에 내준 점수가 27점이나 됐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25 03:00
“다음은 없다 되뇌며 맹훈련… 절실함의 힘으로 골문 사수”“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절실해진다. 지금 내가 그렇다.” 최근 인천 서구 현대제철 종합운동장에서 만난 골키퍼 김정미(39·현대제철)에게 7월 20일부터 열리는 2023년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각오를 묻자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김정미는 한국 여자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19세였던 2003년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선수권대회에서 국가대표로 데뷔한 뒤 20년 동안 A매치(국가대항전) 135경기를 소화했다. 지소연(32·수원FC 위민), 조소현(35·토트넘 위민)의 144경기 출전 다음으로 많다. 2003년 미국, 2015년 캐나다 월드컵에서도 주전 수문장으로 출전했다.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은 김정미의 마지막 월드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정미는 “콜린 벨 대표팀 감독은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나도 나이 많은 선수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FIFA 여자축구 랭킹 17위인 한국은 독일(2위), 콜롬비아(26위), 모로코(73위)와 H조에 속해 있다. 역대 최고 성적인 2015년 대회 16강 이상을 노리고 있다. 김정미를 얘기할 때 북한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은 여자축구 강호인 북한을 상대로 1승 3무 15패로 열세다. 2005년 동아시아연맹컵에서 1-0으로 이긴 것이 유일한 승리다. 당시 김정미는 골키퍼 장갑을 끼고 ‘클린시트(무실점)’를 작성했다. 2017년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에서 북한 관계자들은 한국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김정미 골키퍼 너무 오래하는 것 아니냐. 언제까지 출전시킬 것이냐”며 물어보기도 했다. 2016년 김정미는 골키퍼로는 남녀 선수를 통틀어 최초로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선수에 뽑혔다. 2004년 현대제철 유니폼을 입은 김정미는 지난해 소속팀의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10연패에 기여하기도 했다. WK리그 현역 최고령 선수인 김정미는 변함없는 활약의 비결로 “지도자들의 조언을 잘 들은 덕”이라고 했다. 김정미는 “선수들이 젊을 땐 회복에 도움이 되는 준비, 보강, 마무리 운동 등에 소홀하기 쉽다. 나는 이런 기본적인 운동을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며 “사소한 조언도 내 것으로 만들면서 좋은 쪽으로 쌓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미는 2019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했다. 월드컵 출전은 무산됐고, 은퇴를 고민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지도자들의 조언에 따라 웨이트 훈련을 통해 근력 보강에 집중했다. 김정미는 “부상에서 돌아왔는데, 코치님들이 ‘킥이 더 좋아졌다’고 칭찬해줬다. 은퇴라는 단어를 지우고 4년을 열심히 뛰었다”고 했다. 대표팀 붙박이 골키퍼인 김정미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윤영글(36·BK 헤켄)과 주전 수문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에서 치른 잠비아와의 A매치 2경기에서 김정미와 윤영글은 1경기씩 골키퍼 장갑을 꼈다. 김정미는 “벨 감독님이 대표팀 내 경쟁 분위기를 선수들이 불쾌하지 않을 만큼 잘 조성한다”며 “경쟁이라기보단 선수들이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집중하면서 팀에 시너지가 난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절실함’이란 단어를 다시 꺼낸 김정미는 “절실해지면 훈련부터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다음’이 없다는 생각으로 평소라면 포기했을 훈련도 다 소화한다. 이런 절실함이 팀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인천=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25 03:00
요키치 마법에 넋잃은 레이커스… 4연승 덴버, 창단 첫 챔프전 진출덴버가 창단 후 처음으로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에 진출했다. 덴버는 23일 LA 레이커스와의 2022∼2023시즌 NBA 서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PO·7전 4선승제) 결승 4차전에서 113-111로 이겼다. 레이커스를 상대로 4연승을 거둔 덴버는 NBA 파이널 무대를 처음 밟게 됐다. 1967년 창단한 덴버는 아메리칸농구협회(ABA) 프로리그에 참여하다 1976년 NBA 리그로 옮겼다. 덴버는 동부 콘퍼런스 결승을 치르고 있는 마이애미-보스턴 승자와 6월 2일부터 ‘래리 오브라이언 트로피’(NBA 파이널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맞붙는다. 23일 현재 마이애미가 3승으로 앞서 있다. 덴버는 ‘트리플 더블러’ 니콜라 요키치가 4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요키치는 이날 3점슛 3개를 포함해 30점을 넣고 리바운드 14개와 도움 13개를 기록하면서 트리플 더블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 PO 15경기에서 8차례나 트리플 더블 활약을 보여준 요키치는 단일 시즌 PO 최다 트리플 더블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1967년 윌트 체임벌린(1936∼1999)이 작성한 7회다. 요키치는 이번 시즌 PO 15경기에서 평균 29.9득점, 13.3리바운드, 10.3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2위에 그쳤던 요키치는 서부 콘퍼런스 결승 MVP로 뽑혀 ‘매직 존슨 트로피’를 받았다. 요키치는 정규리그 MVP 투표에서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에게 밀려 세 시즌 연속 수상이 불발됐다. 3패 뒤 반격을 노렸던 레이커스는 ‘킹’ 르브론 제임스가 양 팀 최다인 40점을 넣으면서 분전했지만 벼랑 끝 탈출에는 실패했다. 39세인 제임스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다음 시즌 계획에 관한 질문에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고 답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24 03:00
“프로핸드볼서도 계속 ‘어우두’… 여전히 우승컵 고프다”‘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라는 말은 프로야구가 아니라 핸드볼이 원조다. ‘월드 스타’ 윤경신 감독(50)이 팀 지휘봉을 잡은 2013년 이후 10년 동안 두산이 SK 핸드볼 코리아 리그 우승을 놓친 건 2014시즌(웰컴론 우승) 한 번뿐이다. 두산은 2022∼2023시즌 챔피언결정전(3전 2승제)에서도 인천도시공사에 1차전을 내줬지만 이후 두 게임을 내리 따내면서 8년 연속 우승 기록을 남겼다. 최근 서울 송파구 구단 사무실에서 만난 윤 감독은 “솔직히 챔프전 1차전을 지고 나니 ‘이젠 안 되겠다’란 생각이 들었다”면서 “선수들이 보기에도 표정이 슬펐나 보다. 선수들이 ‘감독님, 감 잡았습니다. 우승하겠습니다’라고 하더라. 그러고 2, 3차전 승리를 가져왔다”면서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윤 감독이 처음 지휘봉을 잡을 당시 두산은 박찬영(40), 정의경(38) 등 젊은 국가대표 선수가 포진해 있던 팀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이들은 점점 노장이 됐고 김동명(38·충남도청) 등은 팀을 떠나기도 했다. 그사이 다른 팀은 ‘타도 두산’을 외치며 유망주를 선점했다. 두산이 ‘왕좌’를 지키려면 선수를 직접 키우는 수밖에 없었다. 이번 시즌 신인왕 김민규(23·피봇)가 대표 사례다. 윤 감독은 “민규가 수련선수로 입단했는데 신인 중 최고로 인정받을 만큼 성장해줬다. 고마운 일이다”라면서 “김동명이 2021년 팀을 떠난 뒤 피봇이 불안해 다른 선수들에게 부담이 갔다. 팀이 다시 치고 올라갈 동력을 얻었다”고 평했다. 핸드볼 피봇은 농구에서 센터와 비슷한 포지션이다. 피봇이 상대 골문 앞에서 수비수와 치열하게 몸싸움을 해줘야 동료 선수들이 빈틈을 찾아 점수를 올릴 수 있다. 두산 선수로는 2015년 황도엽(29) 이후 8년 만에 신인왕으로 뽑힌 김민규는 핸드볼 리그 마지막 신인왕이기도 하다. 2023∼2024시즌부터 프로 핸드볼이 출범하기 때문이다. 윤 감독도 남녀부 합산 최다(9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채 프로 첫 시즌을 맞는다. 윤 감독은 “홀수를 좋아해 선수 때도 5번, 7번, 13번을 달았다. 홀수인 9번 우승을 하고 핸드볼 리그를 마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세계 최고 핸드볼 리그로 꼽히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홀수와 인연이 깊었다. 윤 감독은 독일에서 7번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총 2905골을 넣었다. 2905골은 15년 가까이 분데스리가 개인 통산 최다 득점 기록으로 남아 있었다. 20일 한드 린드버그(42·베를린)가 새 기록의 주인공이 되자 독일에서는 ‘누군가 윤경신의 기록을 깰 수 있을 거라고 상상해 본 적도 없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윤 감독은 “함부르크에서 함께 뛴 린드버그가 기록을 깨 괜찮다. 그가 마흔이 넘도록 자기 관리를 잘해 기록을 세운 데 대해 축하와 경의를 전한다”며 웃었다. 1996년 독일에 진출한 윤 감독은 2008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국내로 돌아온 뒤 38세였던 2011년 선수 생활을 마쳤다. 윤 감독은 “프로 선수로 쌓은 ‘개인 기록’은 깨졌지만 프로 감독으로는 좀처럼 깨기지 힘든 ‘팀 기록’을 쓰고 싶다”고 했다. 프로 원년 우승 타이틀과 최다 우승 기록이다. 윤 감독은 “성적으로 평가받는 자리라 언제까지 감독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프로 첫해에 우승하고, 1번 우승하면 3번, 3번 하면 5번을 목표로 달리겠다”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23 03:00
도르트문트에 막혀… 뮌헨 10년 천하 막내릴 위기바이에른 뮌헨의 독일 분데스리가 자력 11연패가 물 건너갔다. 뮌헨은 21일 라이프치히와의 2022∼2023시즌 리그 안방경기에서 1-3으로 졌다. 전반 25분 세르주 그나브리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하루 뒤인 22일 도르트문트가 아우크스부르크를 3-0으로 꺾었다. 2위였던 도르트문트는 승점 70으로 뮌헨(승점 68)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뮌헨과 도르트문트는 27일 시즌 최종전을 남겨 놓고 있다. 뮌헨은 10위 쾰른, 도르트문트는 9위 마인츠와 맞붙는다. 도르트문트가 마인츠를 꺾으면 뮌헨의 우승은 무산된다. 도르트문트가 비기고 뮌헨이 이기면 두 팀의 승점은 같아진다. 뮌헨이 골 득실에서 14골 앞서 있다. 뮌헨은 2012∼2013시즌부터 10시즌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유럽 축구 5대 리그 클럽 중 리그 10연패는 뮌헨이 유일하다. 이 기간에 준우승만 6차례 한 도르트문트의 마지막 우승은 2011∼2012시즌이다. 10년간 분데스리가 절대 강자였던 뮌헨이 우승을 놓칠 위기에 처한 건 팀 밸런스와 분위기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이번 시즌 바르셀로나(스페인)로 팀을 옮긴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공백이 크다”고 분석했다. 레반도프스키는 뮌헨에서 8시즌을 뛰며 6차례 득점왕에 오르면서 팀 공격을 책임졌다. 레반도프스키 대신 이번 시즌 영입된 사디오 마네는 25경기 7득점에 그쳤다. 올해 3월 골키퍼 코치의 갑작스러운 해고에 선수들이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특히 시즌 중반 감독 교체는 악수가 됐다. 뮌헨은 2021년부터 팀을 이끈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과 결별하고 토마스 투헬 감독을 3월 선임했다. 투헬 감독 부임 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뮌헨은 DFB포칼 8강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모두 탈락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23 03:00
덴버 폭풍 3연승… 창단 첫 챔프전 눈앞덴버가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덴버는 21일 LA 레이커스와의 2022∼2023시즌 NBA 서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PO·7전 4선승제) 결승 3차전에서 119-108로 승리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3연승을 달린 덴버는 1승만 추가하면 창단 후 처음으로 NBA 파이널 무대를 밟게 된다. 7전 4승제로 치러진 PO에서 한 팀이 1∼3차전을 내리 이긴 경우는 역대 149번 있었는데 시리즈 역전패를 허용한 적은 한 번도 없다. 1967년 창단한 덴버는 아메리칸농구협회(ABA) 소속으로 프로리그에 참여하다 1976년 NBA로 옮겼다. 덴버는 저말 머리가 3점슛 5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37점을 넣으며 3연승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65경기에서 평균 20점을 넣었던 머리는 레이커스와의 콘퍼런스 결승 3경기에서 모두 30점대 득점을 기록하며 ‘PO 사나이’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하고 있다. 머리는 1차전에서 31점, 2차전에서 37점을 넣었다. 1, 2차전에서 모두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던 니콜라 요키치는 이날 24득점 6리바운드 8도움의 활약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는데 특히 승부처인 4쿼터에 15점을 집중시켰다. 레이커스는 앤서니 데이비스가 28득점 18리바운드, 르브론 제임스가 23득점 12도움으로 나란히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팀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 걸 막아내지는 못했다. 레이커스는 4쿼터 종료 7분 30초가량을 남겼을 때까지만 해도 94-93으로 근소하게 앞서며 2패 뒤 첫 반격의 희망을 이어갔으나 내리 13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두 팀의 4차전은 23일 열린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22 03:00
무너진 아스널… 맨시티, TV 보며 리그 3연패 파티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앉아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연패를 달성하고 트레블(3관왕)의 첫 단추를 끼웠다. 맨시티는 21일 경기가 없었지만 2022∼2023시즌 EPL 우승을 확정했다. 2위 아스널이 이날 노팅엄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하면서 승점 81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아스널이 남은 한 경기를 이겨도 이날 현재 승점 85인 맨시티를 넘어서지 못한다. 이로써 맨시티는 세 시즌 연속이자 통산 7번째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1992년 출범한 EPL에서 세 시즌 연속 우승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06∼2007, 2007∼2008, 2008∼2009시즌)에 이어 맨시티가 역대 두 번째다. 맨시티는 2017∼2018시즌부터 여섯 시즌 동안 5번이나 정상에 오르며 EPL 최강의 클럽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날 BBC는 맨시티의 리그 3연패 소식을 다루면서 맨시티를 가속이 붙어 누구도 멈춰 세울 수 없는 대형 트럭에 비유하기도 했다. 맨시티는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도 올라있다. 다음 달 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A컵 우승을 다툰다. 인터밀란(이탈리아)과 맞붙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다음 달 11일 열린다. 팀 훈련장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맨시티 선수들은 아스널의 패배로 우승이 확정되자 서로 껴안으며 기뻐했다.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섯 손가락을 펴보였다. 2016년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그는 이번이 부임 후 5번째 리그 우승이다. 주장 일카이 귄도안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적인 리그인 EPL 3연패는 아주 특별하다. 절대 잊지 못할 시즌”이라고 했다. 19년 만의 우승을 노렸던 아스널은 2위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아스널은 한 시즌 역대 최장인 248일 동안 1위 자리에 머물고도 맨시티에 우승을 내줬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정말 슬프다. 맨시티와 10개월 반 동안 경쟁하면서 9개월 넘게 선두에 있었는데 오늘 패하면서 우승을 놓쳤다”며 “이제 치유해야만 한다. 아주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스널은 2003∼2004시즌이 마지막 우승이다. 당시 26승 12무의 성적으로 정상에 올랐는데 EPL 유일의 무패 우승으로 남아 있다. 손흥민의 소속 팀 토트넘은 다음 시즌 UEFA 주관 클럽대항전 3개 대회 중 가장 낮은 레벨인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진출도 불투명해졌다. 토트넘은 20일 브렌트퍼드에 1-3으로 졌다. 승점 57에 머문 토트넘은 한 경기를 남긴 21일 현재 8위다. 역시 한 경기가 남은 7위 애스턴빌라(승점 58)에 1점 뒤져 있다. 이번 시즌 EPL에서는 리그 7위가 다음 시즌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얻는다. 황희찬(울버햄프턴)은 20일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이번 시즌 리그 3호 골을 넣었다. 두 팀은 1-1로 비겼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22 03:00
‘예언서’ 같았던 프리뷰, 이대로 승리한 디펜딩 챔피언[김배중 기자의 볼보이]“징크스 씹어먹는 MB볼 이제는 빅버드에서 승전고 울릴 때가 됐다!”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수원의 프로축구 K리그1 14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울산은 ‘울산 vs 수원 프리뷰’라고 적힌 제목의 자료를 배포했다. 첫 번째 소제목에는 징크스를 깨겠다는 각오가 담겼다. 홍명보 울산 감독 취임 이후 울산은 수원을 상대로 안방경기에서 4승 1무를 기록했다. 하지만 방문경기에서 1무 2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두 번째 소제목은 ‘결국 이기제의 왼발에서 시작된 병수볼의 첫 골’로 수원의 득점 패턴에 대한 분석이 적혔다. 지난 시즌 수원은 44골로 K리그1 12팀 중 득점 10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너킥 득점이 12골로 1위, 코너킥과 프리킥으로 파생된 ‘세트피스 득점’은 14골로 울산과 수원FC(15골)에 이은 공동 3위였다. 올 시즌 초만 해도 수원은 세트피스 득점이 없었는데, 김병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수원이 기록한 첫 득점이 이기제의 왼발에서 시작된 골이었다. 김 감독 부임 후 수원다운 골이 터졌던 13일 강원전에서 수원은 2-0 승리를 거뒀다.세 번째 소제목은 ‘촘촘한 듯 헐거운 수원의 수비, 이제는 엄원상이 빛날 때’라고 적혔다. 울산의 수원 수비에 대한 분석은 “수비 시 5-3-2 포메이션 형태로 수비라인을 형성하고 중앙으로 들어오는 패스를 적극 차단한다”면서도 “(그럼에도) 슈팅 허용 횟수가 많은 편인데, 양 측면 윙백들이 압박할 때 수원 수비가 놓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일종의 ‘참고 거리’였던 경기 전망은 이날 ‘예언서’로 경기 뒤 화제가 됐다. 울산이 전반 5분 페널티지역 왼쪽 지점에서 때린 루빅손의 왼발 발리슛으로 1-0으로 앞서가자 수원은 3분 뒤인 전반 8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기제의 크로스에 이은 안병준의 오른발 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40분 울산의 김영권이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왼발 중거리 슛을 성공시켜 2-1로 앞서가자, 다시 수원은 이기제의 프리킥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16분 이기제가 페널티지역 우측 라인 밖에서 왼발로 감아 찬 슛은 울산 왼쪽 골 기둥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이기제에게 알고도 두 번 골을 허용한 울산은 그럼에도 이겼다. 후반 38분 페널티지역 안에서 울산 설영우가 수원 이상민에게 파울을 당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페널티지역 안에 수원 선수 6명이 있었는데, 김영권의 발끝에서 마틴 아담의 머리, 설영우로 이어지는 패스에 대응하는 집중력이 순간적으로 흐트러졌다. 후반 40분 키커로 나선 마틴 아담이 결승골을 성공했고 울산은 이 골을 끝까지 지켰다. 홍 감독은 울산 지휘봉을 잡은 이후 수원 안방에서 첫 승리를 거두며 수원 안방인 빅버드 무승 징크스에서 벗어났다.울산 관계자는 “현장에서 속이 쓰렸다”며 멋쩍어했다. 유인물에서의 ‘선언’대로 홍 감독이 수원의 취약점을 공략해 빅버드 징크스에서 끝내 벗어났지만 또한 유인물에서 콕 짚은 수원의 ‘장기’가 두 번이나 연출돼 울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팀이 6연승에 성공해 기쁘다고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정성을 들여 자세하면서도 간결한 자료를 계속 준비 하겠다”며 웃었다. 이날 6연승에 성공한 울산은 12승 1무 1패 승점 37로 2위권(승점 24)과의 승점 차를 13으로 벌렸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21 21:06
‘명가재건’ 약속했던 안익수 감독… “‘FC서울다움’ 회복중”“‘FC서울다움’을 회복해 가는 과정이다.” 프로축구 FC서울 훈련장이 있는 경기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에서 15일 만난 이 팀 안익수 감독(58)은 올 시즌 초반 선전을 두고 이렇게 말하면서 “좋은 성적으로 팬들을 기쁘게 하고 한국 축구 성장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FC서울다움을 회복해 가는 중’이라는 얘기는 달리 말하면 ‘그동안엔 FC서울답지 못했다’는 의미다. 리그 우승을 6번이나 차지한 FC서울은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최근 3년간 성적을 보면 명문 클럽과는 거리가 멀었다. 2020년 9위, 2021년 7위, 2022년엔 9위로 3년 연속 하위권에서 시즌을 마쳤다. K리그1(1부 리그)에는 모두 12개 팀이 있다. 2021년 9월 FC서울 사령탑을 맡은 안 감독은 “2016년 이후 팀이 하향세였다. 서울 연고 팀으로 한국 축구에 좋은 메시지를 주는 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FC서울은 2018년 11위를 해 2부 리그 강등을 간신히 면하기도 했다. 안 감독 부임 3년째를 맞은 올해 FC서울은 달라진 모습이다. 팀당 13경기를 치른 19일 현재 승점 23(7승 2무 4패)으로 선두 울산(34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제주 포항과 승점이 같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2위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안 감독은 “선수와 팬 모두 FC서울의 자긍심을 되찾는 한 해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지금까지는 이 약속을 잘 지켜 나가고 있는 셈이다. FC서울은 이번 시즌 13경기에서 27골(경기당 평균 2.1골)을 넣었다. 12개 팀 중 최다 득점이다. 지난 시즌 FC서울은 38경기에서 43골(평균 1.1골)을 넣어 팀 득점이 11위에 그쳤다. 안 감독은 “골은 모든 선수의 노력이 드러난 결과물이고 팀이 하나가 돼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며 지난 시즌에 비해 2배 가까이로 좋아진 득점력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번 시즌 화력이 강화된 FC서울의 선봉엔 나상호(27)가 있다. 나상호는 공격 포인트 10개(8골, 2도움)로 득점과 공격 포인트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다. 안 감독은 나상호를 두고 “원래 좋은 에너지를 많이 갖고 있던 선수다. 지금의 모습을 유지한다면 더 높이 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 감독은 또래에 비해 많이 늦은 고교 2학년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대학도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한 것이 아니라 시험을 봐서 들어갔다. 축구를 늦게 시작했지만 프로 선수가 됐고 태극마크도 달았다. 1994년엔 미국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안 감독은 “남들보다 축구를 늦게 시작해 하루를 ‘새벽, 오전, 오후, 밤’으로 쪼개 매일 네 차례 훈련하고 축구 공부도 했다”고 말했다. 경기 중 공이 멈춰 있는 시간이 가능한 한 적어야 한다는 게 안 감독의 지론이다. 그래야 팬들이 재미를 느끼고 경기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대를 끊임없이 압박하고 골키퍼부터 최전방 공격수까지 볼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일명 ‘익수볼’이 탄생한 것도 이 같은 축구 철학 때문이다. 2010년 그가 받은 박사학위 논문도 K리그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실제 플레잉 타임을 비교한 내용이었다. 책을 많이 읽는 감독으로 알려진 그는 요즘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 관련 책도 읽고 있다고 했다. 안 감독은 “지금은 순위 경쟁이 치열해 책을 많이 읽지 못하지만 시즌이 끝나면 챗GPT로 축구에 어떤 도움을 얻을 수 있을지를 궁리해보고 싶다”고 했다.구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20 03:00
4골 몰아친 맨시티… 결승으로 폭풍 질주맨체스터 시티(맨시티·잉글랜드)가 ‘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레알·스페인)를 꺾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맨시티는 18일 레알과의 2022∼202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안방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두고 1, 2차전 합계 5-1로 앞서 파이널 무대를 밟게 됐다. 10일 1차전에서 두 팀은 1-1로 비겼다. 맨시티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은 준우승을 했던 2020∼2021시즌에 이어 통산 두 번째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4강에서 레알에 당했던 패배도 설욕했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4강 1차전에서 4-3으로 이기고도 1, 2차전 합계에서 5-6으로 뒤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 후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지난해 레알에 역전패한 건 너무 고통스러운 경험이었다. 당시엔 독약을 삼킨 듯했다”며 “하지만 축구는 언제나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를 준다. 오늘 마침내 고통에서 벗어났다”고 했다. 그동안 안방에서 ‘극강(極强)’의 경기력을 보여 온 맨시티는 이날도 레알을 세차게 몰아붙이며 4골 차 완승을 거뒀다. 맨시티는 볼 점유율(%)에서 61-39, 유효슈팅 수에서 8-3으로 크게 앞섰다. 패스 성공 횟수(562번)에서는 레알(362번)보다 200회나 더 많았다. 맨시티는 2018년 9월 리옹(프랑스)전 패배 이후 챔피언스리그 안방경기 26연속(24승 2무) 무패 기록도 이어갔다. 챔피언스리그 통산 최다(14회) 우승 팀 레알이 이 대회에서 4골 차 패배를 당한 건 2009년 3월 리버풀(잉글랜드)전 0-4 패배 이후 14년 만이다. 맨시티 안방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찾은 팬들은 후반 31분 점수 차가 3-0으로 벌어지자 그라운드를 등진 채 관중석 옆 사람과 어깨동무를 하는 일명 ‘포즈난 응원’으로 연고 팀의 승리를 일찌감치 자축하기 시작했다. 승부는 이미 끝났기 때문에 더 이상 경기를 볼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지고 있는 팀에는 상당한 굴욕감을 안기는 응원 방식이다. 폴란드 클럽 포즈난 팬들이 이런 응원을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맨시티는 ‘빅이어(Big ear·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놓고 인터밀란(이탈리아)과 단판 승부를 벌인다. 결승전은 6월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다. 창단 후 챔피언스리그 첫 우승에 도전하는 맨시티가 인터밀란을 꺾으면 무패 우승을 달성한다. 맨시티는 조별리그(G조)에서 4승 2무로 1위를 했고, 인터밀란(C조)은 3승 1무 2패로 2위를 했다. 인터밀란은 통산 네 번째이자 2009∼2010시즌 이후 13년 만의 정상 등극을 노린다.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로 트레블(3관왕) 도전을 이어갔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맨시티는 남은 세 경기에서 한 번만 이기면 리그 3연패를 달성한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에도 올라 있는 맨시티는 다음 달 3일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우승을 다툰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19 03:00
AC밀란 또 울린 인터밀란… 13년만에 챔스 결승行인터밀란(이탈리아)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밀라노 더비’에서 승리하며 13년 만에 결승에 올라갔다. 인터밀란은 17일 AC밀란(이탈리아)과의 2022∼2023시즌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11일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한 인터밀란은 1, 2차전 합계 3-0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인터밀란은 올해 4차례 맞대결에서 전승을 기록했다.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역대 맞대결 전적도 2승 2무 2패로 균형을 맞췄다. 인터밀란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것은 통산 6번째이자 2009∼2010시즌 이후 13년 만이다. 조제 모리뉴 AS로마(이탈리아) 감독이 이끌었던 2009∼2010시즌 인터밀란은 이탈리아 세리에A와 코파 이탈리아(이탈리아축구협회컵), 챔피언스리그를 휩쓸며 이탈리아 구단 유일의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그동안 인터밀란은 3차례(1963∼1964, 1964∼1965, 2009∼2010시즌)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이탈리아 구단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것은 2016∼2017시즌 유벤투스 준우승 이후 인터밀란이 6년 만이다. 인터밀란은 조별리그 C조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조 2위 팀이 결승에 진출한 것은 2018∼2019시즌 토트넘, 리버풀(이상 잉글랜드) 이후 처음이다. 이날 인터밀란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후반 29분 골문 왼쪽에서 로멜루 루카쿠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선제 결승골을 만들었다. 2018년 인터밀란 유니폼을 입은 마르티네스는 지금까지 AC밀란을 상대로 8골을 넣으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인 마르티네스는 “오늘 우린 팀으로 뭉치며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가 우승했을 때도 팀으로 뭉치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경험했다”며 “내 꿈인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이뤄 기쁘다”고 말했다. 인터밀란은 6월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결승에서 4번째 빅이어(Big ear·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에 도전한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18 03:00
요키치 34점-21리바운드… 덴버 먼저 웃었다미국프로농구(NBA) 덴버가 콘퍼런스 결승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창단 후 첫 NBA 파이널로 가는 디딤돌을 잘 놓았다. 덴버는 17일 LA 레이커스와의 2022∼2023시즌 NBA 서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PO·7전 4승제) 결승 1차전 안방경기에서 132-126으로 승리를 거두고 기선을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덴버는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안방경기 7연승을 달렸다. 덴버는 PO 1라운드 4승 1패, 2라운드 4승 2패로 시리즈를 통과했는데 안방에서는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덴버의 정규리그 82경기 전체 승률은 64.6%(53승 29패)인데 안방 승률은 82.9%(34승 7패)나 된다. 로키산맥 기슭에 자리를 잡은 덴버의 안방구장 볼아레나가 ‘방문팀 무덤’으로 불리는 이유다. 덴버는 ‘세르비아 특급’ 니콜라 요키치의 트리플 더블 활약을 앞세워 레이커스를 눌렀다. 211㎝의 센터인데도 어시스트 능력이 탁월해 ‘포인트 센터’로 불리는 요키치는 이날 34득점, 21리바운드, 14도움을 기록했다. 피닉스와의 PO 2라운드 3차전부터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도움을 이어갔다. 요키치는 세 번 던진 3점슛을 모두 림에 꽂는 등 야투 성공률 70.6%를 기록했다. PO에서 30점 이상을 넣으면서 트리플 더블을 달성한 선수 중 야투 성공률 70%를 넘긴 건 요키치가 처음이다. 덴버는 요키치와 ‘원투 펀치’를 이루는 저말 머리도 3점슛 4개를 포함해 31점을 넣으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NBA 통산 최다 우승(17회) 팀 레이커스는 앤서니 데이비스가 40득점, 10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아내지는 못했다. 레이커스는 리바운드 수에서 30-47로 크게 밀렸다. 두 팀의 2차전은 19일 같은 곳에서 열린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18 03:00
韓 축구대표 출신 손준호, 中공안에 구금당해중국 프로축구 산둥 타이산에서 뛰고 있는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손준호(31·사진)가 구금 상태로 중국 공안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주중 한국대사관 측이 15일 밝혔다. 그는 12일 상하이 공항에서 출국하려다 랴오닝성 공안에 체포됐다. 소속 팀의 승부 조작 의혹에 휘말린 것으로 보인다. 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랴오닝성 당국이 손 선수를 구금 상태에서 조사하고 있다. 관할 지역의 영사가 필요한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승부 조작과 뇌물 수수 등 축구계에 만연한 부패를 척결하겠다며 강도 높은 사정을 벌이고 있다. 산둥 타이산에서는 올 3월 조선족 출신 진징다오 선수가 승부 조작 및 불법 도박 혐의로 체포됐다. 하오웨이 감독 또한 승부 조작을 포함한 비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손준호 측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에이전트 박대연 NEST스포츠 대표는 “하오 감독에게 청탁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며 팀의 간판인 그가 뭐가 아쉬워서 청탁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전 에이전트 이영중 이반스포츠 대표 역시 “국가대표 출신인 만큼 축구협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진상 파악에 나서야 한다. 선수가 억울한 측면이 있다면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선수의 부친 손상태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3일 아들이 조사받으러 갔다는 소식만 전해 들었다. 이후 직접 연락이 온 적이 없어 피가 바짝 마른다”고 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16 03:00
요키치 ‘트리플 더블’… 덴버, NBA 서부 파이널 진출덴버가 이번 시즌 미국프로농구(NBA)에서 가장 먼저 콘퍼런스 결승에 진출했다. 덴버는 12일 피닉스와의 2022∼2023시즌 NBA 서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PO·7전 4승제) 2라운드 6차전에서 125-100으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앞선 덴버는 2019∼2020시즌 이후 3년 만에 콘퍼런스 결승에 올랐다. 덴버는 이날 승리로 2년 전 PO 2라운드에서 피닉스에 내리 4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접었던 아픔도 설욕했다. 덴버는 LA 레이커스-골든스테이트 승자와 NBA 파이널 진출을 다툰다. 레이커스가 3승 2패로 앞서 있다. ‘세르비아 특급’ 니콜라 요키치가 트리플 더블의 활약으로 덴버의 콘퍼런스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키 211cm의 센터 요키치는 이날 양 팀 최다인 32점을 넣고 리바운드 10개, 도움 12개를 기록했다. 가로채기도 3개를 했다. 요키치는 PO 1, 2라운드 11경기에서 평균 30.7득점, 12.8리바운드, 9.7도움을 기록 중이다. 요키치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평균 9.8개의 도움을 배달해 이 부문 3위를 했는데 톱10 중 가드가 아닌 선수는 요키치가 유일하다. 요키치에게 ‘포인트 센터’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런 어시스트 능력 때문이다. 창단 후 첫 NBA 파이널 우승에 도전했던 피닉스는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PO 2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키 213cm의 센터 디안드레이 에이턴이 갈비뼈 부상으로 6차전에 나서지 못한 피닉스는 골밑에서 요키치를 감당해 내지 못했다. 이날 동부 콘퍼런스 PO 2라운드에서는 보스턴이 필라델피아를 95-86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3패를 만들면서 승부를 최종 7차전으로 끌고 갔다. 두 팀의 7차전은 15일 열린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13 03:00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 노리는 한국, 말레이시아·요르단·바레인과 한 조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조별리그 상대가 정해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1일 카타르 도하의 카타라 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 추첨식에서 말레이시아, 요르단, 바레인과 E조로 묶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이 27위, 요르단이 84위, 바레인이 85위, 말레이시아가 138위다. 한국은 요르단과의 역대 상대전적에서 3승 2무로 앞서 있다. 바레인과 말레이시아와의 역대 상대전적도 각각 11승 4무 1패, 26승 12무 8패를 기록 중이다. 아시안컵은 24개국이 참가해 4팀씩 6조로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조 1, 2위 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오르고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4팀이 추가로 16강에 합류한다. 이번 아시안컵은 올해 7월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이 개최를 포기하면서 카타르가 개최국으로 낙점됐다. 개최 시기도 2024년 1월로 미뤄졌다. 조추첨은 참가국 24개국을 FIFA 랭킹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최하위 국가 그룹인 ‘4포트’부터 추첨을 시작했다. 같은 포트에 속한 국가들이 뽑힌 순서에 따라 A~E조로 자동 배정됐고, 별도 추첨을 통해 각조 2~4번 사이의 위치가 결정됐다. 개최국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카타르가 A조 1번에 배정됐고 1포트에 속한 국가들이 각조 1번에 배정됐다. 각조 첫 경기는 1, 4번에 배정된 국가와 2, 3번에 배정된 국가끼리 치른다. E조 1번인 한국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첫 상대는 E조 4번에 배정된 바레인으로, 1월 16일 1차전을 치른다. 이어 1월 22일 요르단과 2차전, 1월 28일 말레이시아와 3차전을 치른다. 조 추첨 행사에 참석한 클린스만 감독은 “조 추첨이 좋았다. 이제부터 상대팀에 대해 연구하겠다. (아시안컵은) 환상적인 대회가 될 거다. 월드컵이 열릴 당시 대단했다. 즐거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조 추첨 행사에 박지성도 참석했다. 사회자로부터 아시아에서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축구선수로 소개받은 박지성은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00골을 돌파했고, 김민재가 세리에A에서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성적을 어떻게 예상하나”라는 질문에 “새 감독이 왔고 손흥민, 김민재 등 여러 좋은 선수들이 있다.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가 크다. 우리 선수들이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답했다. 이번 아시안컵은 내년 1월 12일 카타르와 레바논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2월 10일까지 치러진다. 지금까지 17번 치러진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첫 대회인 1956년, 2회 대회인 1960년 2차례 우승했다.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2023-05-11 21:50
2년 연속 만난 레알 마드리드-맨시티, UCL 4강 첫판 무승부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서 두 시즌 연속 만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레알)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맨시티)가 4강 첫판을 무승부로 끝냈다. 두 팀은 10일 레알의 안방에서 열린 2022∼202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디펜딩 챔피언’ 레알이 전반 36분 터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맨시티의 케빈 더브라위너가 후반 22분 동점 골을 만들었다. 두 선수 모두 상대 페널티아크 앞에서 강하고 빠른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뚫었다. 팀을 패배에서 구하는 동점 골을 터트린 더브라위너는 이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무승부로 끝났지만 경기 후 분위기는 맨시티 쪽이 더 좋았다. 적지에서 뒤지던 경기를 따라붙어 패배를 면한 데다 2차전은 ‘극강(極强)’의 전력을 보여 온 안방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맨시티는 2018년 9월 리옹(프랑스)과의 조별리그 패배 이후 챔피언스리그 안방경기 25연속(23승 2무) 무패를 기록 중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맨시티 공격수 잭 그릴리시는 이날 경기 후 “에티하드(맨시티의 안방경기장 이름)에서는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맨시티는 안방에서 열린 4강 1차전에서 레알을 4-3으로 꺾었는데 방문경기로 치른 2차전에서 1-3으로 패하면서 1, 2차전 합계 5-6으로 뒤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맨시티는 이날 무승부로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무패 기록도 이어갔다. 이번 시즌 무패 팀은 맨시티가 유일하다. 레알을 포함해 이번 대회 4강에 오른 나머지 세 팀은 모두 조별리그에서 패한 적이 있다. 두 팀의 4강 2차전은 한국 시간으로 18일 오전 4시에 열린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11 03:00
시즌 4호골 터뜨린 셀틱 오현규… 입단 4개월만에 두 번째 우승컵오현규(22·셀틱)가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시즌 4번째 골을 터뜨렸다. 소속팀 셀틱이 리그 2연패를 달성하면서 오현규는 입단 4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2번 들어올렸다. 오현규는 7일 하트 오브 미들로디언과의 2022∼2023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십(1부 리그) 방문경기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25분 교체 출전했고, 투입 10분 만에 쐐기골을 넣었다. 에런 모이(33)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찬 땅볼 크로스를 골문 앞으로 쇄도하던 오현규가 미끄러지면서 오른발을 갖다대 골망을 흔들었다. 오현규의 리그 3호이자 이번 시즌 4호 골이다. 이날 2-0으로 이긴 셀틱은 승점 95(31승 2무 1패)로 2위 레인저스와의 승점 차를 13으로 벌렸다. 셀틱은 남은 4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셀틱은 리그 2연패이자 통산 53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역대 최다 우승팀인 레인저스(55회)와의 격차를 좁혔다. 최근 10시즌 동안 셀틱은 2020∼2021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우승했다. 오현규는 국내 프로축구 K리그1 수원에서 뛰다 올해 1월 셀틱 유니폼을 입었다. 정규리그 12경기 등 이번 시즌 공식전 16경기를 소화한 오현규는 스코틀랜드 리그컵과 프리미어십 등 우승 트로피 2개를 수집했다. 셀틱은 다음 달 4일 인버네스와 스코티시컵 결승전을 남겨두고 있다. 셀틱이 스코티시컵에서 우승한다면 통산 8번째이자 3년 만의 트레블(3관왕)을 차지하게 된다. 한국 선수가 유럽 프로축구 무대에서 트레블을 달성한 적은 아직 없다. 2019년 수원에서 프로로 데뷔한 오현규는 2021년 김천에서 뛸 때 K리그2(2부 리그) 우승을 경험한 바 있다. 셀틱은 리그 우승으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얻었다. 셀틱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오현규는 경기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앞으로도 좋은 소식을 많이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2023-05-09 03:00
‘훈련 때 즐거운 분위기’ 강조한 김병수 수원 신임 감독, ‘병수볼’은 패배 의식에 젖은 수원을 깨울까[김배중 기자의 볼보이]“훈련에서 선수들이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 그래야 경기에 몰입한다. 그 환경을 만들겠다.” 프로축구 K리그1 수원의 김병수 신임 감독(53)은 8일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즐거운 분위기’를 여러 번 강조했다. 김 감독은 지난달 17일 경질된 이병근 전 감독의 후임으로 수원의 8대 감독으로 4일 선임됐다. 5일 수원과 인천과의 방문경기를 지켜본 뒤 7일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 뒤 선수들과 본격적인 훈련을 함께 했다. 10일 전북과의 안방경기에서 수원 사령탑으로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김 감독은 “(K리그1에서는) 누가 이겨도, 반대로 누가 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전력이 비슷하다. 축구적인 요소보다 심리적인 상황이 승패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앞서 김 감독은 2018년 8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강원의 지휘봉을 잡았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수원에 대해 “11경기에서 9골을 넣고 18골을 내줬다는 것은 균형이 깨졌다는 의미다. 그 지점에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고 했다. 전통의 명가 수원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수원이 개막 10경기 무승(2무 8패)을 기록하는 등 창단 이후 최악의 상황에서 팀을 맡아 마냥 기뻐하긴 힘들다. 김 감독도 “팀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두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변화’를 언급하면서도 “천천히 방법을 찾겠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그럼에도 2019시즌 당시 K리그에서 ‘병수볼’ 열풍을 이끈 강단은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팀의 감독 직을 수락하게 된 배경에 대해 “만약 누군가 해야 한다면 도전을 피할 이유는 없었다. 어쩌면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욕을 먹더라도 성장할 수 있다면 해볼 가치가 있다”고 했다. 이어 “당장 전술적으로 크게 변할 수 없고 선수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걸 억지로 강요할 수 없지만 ‘스타일’의 변화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여름 이적시장에 대해 “선수단을 파악하고 취약점을 분석한 뒤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집중적인 보강을 노리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2019시즌 당시 강원을 6위로 ‘파이널A’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강원은 전북(72골), 울산(71골) 다음으로 리그에서 많은 골(56골)을 넣었는데, 4골을 허용해도 5골을 넣어 이기는 화끈한 공격축구를 구사해 팬들에게 ‘병수볼’로 불렸다. 이번 시즌 11경기에서 9골을 넣어 뒤에서 두 번째에 있을 정도로 수원의 공격력은 부진하다. 선수들이 부지런히 뛰며 공격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는 병수볼과 만날 때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해 하는 팬들이 많다. 일단 김 감독은 패배의식에 찌든 선수들로 하여금 ‘축구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며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김 감독과 한 시즌을 함께 할 코치진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다. 주승진 수석코치, 김주표 코치(2군 및 피지컬 보조), 신화용 골키퍼 코치 등이 김 감독과 함께할 새 코치진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모두 수원 출신들이다. 김 감독은 “중도 부임이라 코치진 구성이 굉장히 어려웠다. 또 팀을 모르는 인사들과 같이 하자니 선수파악에만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시간 절약을 위해 그만한 사람들도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2010년부터 14년째 수원에서 여러 보직을 맡아온 주 수석코치에 대해 “당사자는 계속 고사했지만 (내가 감독을 맡은 이유처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끈질기게 설득했다”고 했다. 선수단이나 코치진에 당장 외형상의 큰 변화가 없는 만큼 김 감독의 말대로 선수단 전체가 즐거워져야 수원의 경기력도 달라질 수 있다. 수원과 김 감독의 동행은 시작됐다. 첫 지도자를 시작한 영남대 시절 영남대를 대학부 최강으로 조련하는 등 다양한 전술을 기반으로 팀 전력을 극대화시켜온 김 감독을 두고 한준희 해설위원 겸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한국의 페프 과르디올라(현 맨체스터 시티 감독)”라고 극찬한 적이 있다. 한 해설위원은 “영남대 감독 시절부터 전술이론 공부가 많이 돼있고 축구관도 확고하다”고 말했다. 다만 강원과 결별하기에 앞서 구단과 갈등을 겪으며 아쉬운 뒤끝을 남겼다. 김 감독은 “한번 실패했다고 인생에서 낙오되는 게 아니고 반대로 잘 했다고 해서 반드시 또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지금 열심히 해서 그런 부분을 불식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13일 강원 방문경기에 대해 “좋은 추억도, 나쁜 추억도 있지만 일단 반가울 것 같다. 평정심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선수단에 전한 김 감독의 ‘즐겁게 하자’는 메시지가 푸른 피에 깃들어있던 불순물을 걷어낼까.화성=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2023-05-0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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