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선발 삼총사’… 키움, 10년은 배부르겠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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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마운드 ‘씽씽’… 셋이 합쳐 6QS
지난 2년간 24승 22세 최원태… ‘6이닝 100구 이내’ 애지중지 관리
2017년 KIA서 영입 20세 이승호… 3경기 19이닝 ‘이닝이터’ 급성장
‘악마의 재능’ 20세 안우진… 150km 강속구 줄기차게 뿌려

육성을 목표로 한 구단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을 만하다.

키움의 토종 3∼5선발 최원태(22), 이승호, 안우진(이상 20)이 나란히 시즌 세 번째 등판에서 마수걸이 승리를 거두며 올 시즌 ‘10승+α’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 최근 4경기서 3승을 챙기며 상위권 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8승 8패로 LG와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키움으로서는 ‘십년대계’를 다졌다는 평가다. 영건 3인방의 평균 연령은 20.7세로, 맏형인 최원태가 22세에 불과하다. 데뷔 2년 차인 2017년 처음 두 자릿수 승(11승)을 거둔 최원태는 지난해에도 13승을 거두며 10승 보장 카드로 젊은 선발진의 중심축을 잡고 있다. 지난해 국가대표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지속적으로 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키움은 지난해 막판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적이 있는 최원태를 위해 ‘6이닝 100구 이내, 중간 휴식일 보장’ 조건을 두고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2017년 즉시 전력감이었던 마무리 김세현(32)을 KIA에 내주고 미래자원으로 영입한 이승호의 상승세는 놀랍다. 지난해 말 본격적으로 선발투수로서 시험대에 올랐던 이승호는 가을야구 무대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뒤 올 시즌 ‘이닝이터’로 거듭났다. 3경기서 19이닝(평균 6과 3분의 1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키며 불펜의 부담을 확실히 덜어주고 있다.

데뷔전부터 학교폭력 가해자로 논란을 일으킨 안우진도 지난해 가을 무대에서 선보인 ‘악마의 재능’을 올해 선발 마운드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첫 경기에서 5이닝 4실점으로 흔들렸던 그는 이후부터 본궤도에 올랐다. 평균 6이닝을 소화하면서도 마치 불펜 투수같이 시종일관 시속 150km에 이르는 패스트볼을 구사하며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정민철 야구 국가대표팀 코치(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는 “구위 좋은 투수들은 리그에 많지만 이들은 경기를 운영할 줄 안다는 장점도 있다. 좌완 이승호뿐 아니라 대표팀에 희소했던 우완인 최원태, 안우진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들의 맹활약 속에 지난해 선발로 전업했던 한현희(26)가 ‘제 옷’인 불펜에서 든든하게 뒤를 받치며 마운드 짜임새도 지난해보다 한층 좋아졌다.

키움 영건 3인방이 올 시즌 총 9차례 등판해 합작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는 6차례로, 팀 전체 퀄리티스타트(8번)의 75%에 이른다. 정 위원은 “지금처럼 체계적으로 관리를 잘 받으며 투구를 이어간다면 이들이 중심축이 된 키움 마운드는 향후 수년 동안 공략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키움#최원태#이승호#안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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