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용무도 창시자’ 김정행 회장이 말하는 ‘비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0월 16일 05시 30분


용무도 창시자인 김정행 전 대한체육회장은 최근 스포츠동아를 통해 “한국에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용무도의 위상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용무도 창시자인 김정행 전 대한체육회장은 최근 스포츠동아를 통해 “한국에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용무도의 위상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김정행(75) 전 대한체육회장은 용무도 창시자다. 대한민국 유도의 대부로 잘 알려진 그가 용인대학교 총장 시절인 2001년 체육대학 교수들과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무술을 연구한 결과다. “미국에서 보고 느낀 게 있다. 현지인들이 태권도 체육관을 개관하고 지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한국인들이 외국에서 살기 막막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새로운 무술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용무도가 탄생했다. 최근 서울시 송파구 대한유도원에서 김 전 회장을 만나 용무도의 탄생 비화와 비전을 들었다. 그의 말 마디마디에 용무도에 대한 자부심과 종주국에서 홀대받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동시에 묻어났다.

-용무도를 창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2001년 당시 용인대학교 체육학과 전임교수들이 60명 정도 됐다. 무도대학과 체육대학 교수들이 함께 새로운 무술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유도와 레슬링, 태권도, 복싱 전문가들을 모두 불러 모았고, 각 무술의 특징에 대해 발표했다. 그렇게 용무도를 만들었고, 외국에 전파했다. 한국 경호원들은 유도와 태권도를 많이 하는데, 인도네시아에선 90% 이상이 용무도를 한다. 군인들을 통해 전파했는데, 장군들이 매력을 느끼더라.”

-용무도의 매력은 무엇인가.

“유도의 조르기와 꺾기, 태권도의 발 기술 등을 모두 종합한 무술이 용무도다. 무술로서 가치가 크다. 그래서 세계연맹과 아시아연맹을 모두 설립했다. 내가 용인대에 있을 때는 용무도가 성행했다. 경찰을 뽑을 때도 유도와 태권도, 검도에 용무도까지 포함해 특채를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

사진제공|대한용무도협회
사진제공|대한용무도협회

-여전히 종주국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용무도의 인지도가 높지 않다.

“지금은 답보상태에 있다. 사람이 있어야 한다. 세계 스모연맹의 예를 들어보자. 일본은 유도를 했던 사람이 나중에 스모를 하기도 하는데, 용무도 또한 그런 식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나도 4~5년간 관심을 못 가졌다. 젊은 친구들에게 맡겨놨는데, 아직 완벽하게 만들지 못했다. 워낙 활동이 없다 보니 많이 묻힌 감이 있다.

-그래도 용무도 창시자의 자부심이 있을 텐데.

“용인대 입학을 위해서 일부러 용무도를 수련하는 학생들이 있다. 내가 총장으로 있을 때 ‘많이 뽑으라’고 해서 정식 선수를 많이 뽑았고, 붐이 일었다. 윤현 용인대 유도학과 교수도 세계용무도협회 전무이사를 맡고 있다. 대한체육회장 시절에 대한용무도협회가 준가맹단체까지 갔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그게 안타깝다. 용무도 집행부도 곧 퍼즐이 맞춰질 것이다. 용무도를 실제로 보면 역동적인 장면이 많이 나온다. 미국에도 태권도와 유도체육관을 운영하며 용무도를 가르치는 사람이 많다.”

-용무도 입문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인식을 바꿔야 한다. 대학도 갈 수 있고, 국제대회도 나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유도와 태권도도 정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는데, 같은 모델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인식 자체가 부족하다. 오히려 기술은 유도와 태권도보다 더 다양하고, 씨름기술도 있다. 열정을 가진 사람이 연맹의 대표로 있으면 반드시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 무도로서, 호신술로서 가치도 굉장히 크다. 세계적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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