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의 무관심 vs 홈팬 뜨거운 응원…KCC,떠나려는 이유와 망설이는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20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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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가 전주에서 수원으로의 연고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낡은 전주체육관을 대신할 새 홈경기장을 지어달라는 구단의 요구에 전주시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KBL
KCC가 전주에서 수원으로의 연고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낡은 전주체육관을 대신할 새 홈경기장을 지어달라는 구단의 요구에 전주시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KBL
체육관 신축 약속땐 수원 이전 않기로

남자프로농구 KCC의 연고지 이전 문제가 드디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주를 연고지로 삼고 있는 KCC는 현재 수원으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프로야구(kt), 프로축구(수원삼성·수원FC), 프로배구(한국전력·현대건설)의 5개 팀을 보유한 수원은 올해 초 서수원칠보체육관 완공을 계기로 프로농구단까지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내왔다.

KCC가 연고지 이전을 검토하고 있음은 2015∼2016시즌 중반부터 농구 관계자들 사이에선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KCC와 수원시 관계자들이 만났고, 칠보체육관에 KCC 구단사무실 공간까지 마련해놓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에 KCC와 KBL에 팬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KCC는 연고지 이전 문제가 공론화된 현재까지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KCC가 연고지 이전을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체육관이다. KCC의 안방 전주체육관은 1973년 지어졌고, 안전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좌석배열이 구식인 데다, 공간도 비좁아 일반석 구매자들은 한 번 자리에 앉으면 화장실 이동도 어렵다. KCC는 수년 전부터 전주시에 체육관 신축을 요청했지만, 이는 선거 때 후보자들의 공약으로만 맴돌았다. 농구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전주시가 KCC에 연락해오는 것은 고위관계자의 경기장 방문 때 ‘자리를 마련해달라’는 것이 전부다. 체육관 시설 개·보수에 대한 문의에는 답이 없다. 전주시의 무관심에 KCC는 두 시즌 전부터 유니폼에서 ‘전주’를 뺐다. 비즈니스 측면에선 더 이상 전주에 남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 됐다.

그럼에도 KCC가 연고지 이전을 망설이는 까닭은 전주의 열성적 팬들 때문이다. 전주는 남자프로농구 10개 구단 연고지들 가운데 홈팬들의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으로 꼽힌다. 전주는 여전히 팬들의 뜨거운 성원을 등에 업을 수 있는 매력적인 연고지다. KCC는 전주시가 체육관 신축을 약속할 경우 연고지 이전을 철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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