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대표팀 초청지도자 한성귀 삼성전기 감독

  • 입력 2008년 8월 28일 02시 58분


“고생하신 한성귀(사진) 감독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김학석 대한배드민턴협회 부회장은 26일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선수단 포상 및 환영연’에서 건배 제의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올림픽에서 금 1, 은 1, 동메달 1개를 딴 대표선수와 지도자들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한 감독을 이례적으로 치켜세운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올해 환갑이 된 한 감독은 이용대-이효정(이상 삼성전기) 조가 우승하는 데 숨은 공신으로 꼽힌다. 2006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대표팀이 부진에 빠지자 김 부회장이 고심 끝에 초청지도자로 그를 초빙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후배 지도자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처음엔 망설이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 위해 ‘백의종군’을 결심했다. 한 감독은 15년 동안 대표 감독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틈날 때마다 태릉선수촌을 찾아 족집게 과외를 했다. 평소 잘 알고 있는 이용대와 이효정의 플레이 스타일과 성격에 따라 장점을 키우고 단점을 줄이는 데 공을 들였다.

이날 행사장에서 선수들이 올리는 술잔에 흐뭇한 미소를 지은 한 감독은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다 고생한 결과여서 흐뭇하다. 나는 뭐 특별히 한 일도 없는데…”라고 말했다.

대표팀 사령탑 시절 선수들의 손목 힘을 길러주려고 지름 2cm의 PVC 파이프로 스트로크 훈련을 시킨 일화로 유명한 한 감독은 1990년대 한국 셔틀콕을 최강으로 이끈 주역.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의 성적을 거둔 것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물러난 뒤 소속팀 삼성전기에서 유망주를 키우고 있다.

한국 배드민턴이 혼합복식에서 12년 만에 금메달을 딴 데는 그의 열정이 큰 힘이 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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