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알고 봅시다]<5>사격

  • 입력 2008년 7월 17일 03시 00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다양한 금메달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다.

저마다 핑크빛 전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이에리사 태릉선수촌장은 “우리 성적은 사격이 열쇠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입상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보증수표라고 하기는 힘든 사격에서 뭔가 일을 낸다면 한국 선수단에 큰 힘이 된다는 뜻이다.

이 촌장의 예상대로 뛰어난 국제 경쟁력을 지닌 한국 사격은 3개 이상의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색깔은 황금빛으로 바뀔 수 있다.

우선 남자 권총과 여자 권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진종오는 50m 권총, 10m 공기권총의 두 종목에서 메달을 노린다. 낚시로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 진종오는 4년 전보다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결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10m 공기권총에서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곤차로프, 중국의 린중짜이, 북한의 김정수 등이 라이벌로 꼽힌다. 진종오와 함께 이 두 종목에 나서는 신예 이대명(한국체대)도 유망주로 손색이 없다.

‘얼짱 총잡이’ 이호림(한국체대)은 10m 공기 권총에서 메달 꿈에 부풀어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강초현의 활약에 영향 받아 사격을 시작한 그는 타고난 감각으로 선수 생활 첫 해에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아테네 올림픽 최종 선발전에서는 막판 결정적인 실수로 태극 마크를 다는 데 실패했기에 이번 올림픽을 맞는 각오가 남다르다. 이호림은 2005년 밀라노 월드컵에서 우승했고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며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올림픽 때마다 한국의 첫 금메달 후보로 주목받는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는 김여울(화성시청)과 김찬미(기업은행)가 개회식 다음 날인 8월 9일 세계 1위 두리(중국)를 상대로 메달 사냥에 나선다.

여자 스키트에 출전하는 김민지(한국체대)는 사격 선수 출신으로 자신에게 처음 총을 잡게 해준 아버지가 지난해 세상을 뜨는 아픔을 겪은 뒤 베이징 하늘에서 영광을 다짐하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기온-습도 베이징 그대로” 맞춤형 훈련▼

강초현과 진종오.

한국 사격을 빛낸 대표적인 총잡이인 이들은 둘 다 올림픽에서 막판 결정적인 실수로 금메달의 꿈을 날린 아픈 기억이 있다.

그래서인지 베이징 올림픽을 향한 막판 담금질을 하고 있는 한국 사격 대표팀은 실전에서 어떤 흔들림도 없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사격 대표팀은 이달 초부터 한 달 가까이 전북 임실군 종합사격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날씨가 올림픽이 열리는 다음 달의 베이징과 비슷해서다.

변경수 대표팀 감독은 15일 “기온이 섭씨 34도를 오르내리며 습도가 75% 이상으로 후덥지근해 현지 환경에 적응하는 데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훈련 스케줄도 실제 올림픽 경기 시간에 맞춘 모의 경기 위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여자 10m 공기소총은 올림픽 본선이 시작되는 오전 8시 반에 맞춰 훈련이 시작되는데 김찬미는 최근 연습 사격에서 399점을 쏘며 절정의 컨디션을 보였다.

대표팀은 ‘SCATT’라는 코칭 머신을 사용해 최적의 사격 리듬을 찾고 있다. 이 시스템은 총과 표적지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선수들이 조준 시점부터 격발까지 총구의 움직임. 호흡, 손의 떨림 등을 감지해 개인별로 최고 기록을 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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