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스포츠/대우 프로축구 첫전관왕]김주성 『일등공신』

  • 입력 1997년 12월 24일 19시 41분


《「전통의 명가」와 「우승 제조기」의 재결합. 부산 대우가 올시즌 국내프로축구 타이틀을 「싹쓸이」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는 이차만감독(47)의 복귀가 첫손에 꼽힌다. 91년 우승 이후 줄곧 하위권에서 맴돌았던 대우는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4년전 팀을 떠났던 이감독을 다시 불러들이는 충격요법으로 팀의 화려한 부활을 이뤄냈다.》 올 아디다스컵과 프로스펙스컵에서 정상을 차지한데 이어 정규리그에서도 11승4무3패로 우승, 시즌 3개 대회를 모두 석권한 것. 한 팀이 이처럼 한시즌 타이틀을 모두 휩쓴 것은 프로축구 15년 사상 최초. 91년시즌에 우승, 국내프로축구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3회 우승을 달성했던 대우는 이후 오랫동안 침체를 면치못했으나 올시즌들어 선수 감독 구단의 「부활의지」가 맞아떨어져 빛을 발하면서 단번에 부진의 늪을 벗어나 세번씩이나 정상에 도약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중 이감독의 선수관리는 특히 돋보이는 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내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웠고 팀진용을 새롭게 구축, 활기를 불어넣었던 것. 국내축구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다 「스러져가는 별」이라는 달갑잖은 평가를 받던 김주성(31)을 최후방 수비수로 변신시킨 것은 이감독의 탁월한 안목을 엿보게 하는 대목. 스위퍼를 맡은 김주성은 상대 골잡이의 전문 「족쇄맨」으로 활약하며 팀전력을 안정시켜 정상탈환의 주역이 됐다. 또 세르비아 출신 용병 마니치와 크로아티아 출신 샤샤 등 뛰어난 외국 스트라이커를 수입해 최영일 하석주 이민성 등 월드컵예선으로 빠진 국가대표 공백을 잘 보완한 것도 주효했다. 이와 함께 숙소도 유흥가 주변에서 주택가 한적한 곳으로 옮기고 퇴물 취급을 받던 고참들을 중용해 신예들과 조화를 이루게 하는 등 팀 전력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이기도 했다. 대우의 올시즌 비상은 한번 기울면 더이상 회복의지를 발휘하지 않는 다른 팀에 좋은 본보기가 됐다. 〈권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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