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 반년만에 “비상대권 있어…총살당하더라도 싹 쓸어버릴것”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18일 20시 59분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 시가행진행사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이야기하고 있다. 2024.10.1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 시가행진행사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이야기하고 있다. 2024.10.1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 6개월 만에 ‘비상대권’을 언급했다고 특검 공소장에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윤 전 대통령을 ‘평양 무인기(드론) 작전’과 관련한 외환 혐의(일반이적 등)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윤 전 대통령이 취임 6개월 뒤에 “나에게는 비상대권이 있다”며 “내가 총살을 당하는 한이 있어도 다 싹 쓸어버리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적시했다. 이는 2023년 11월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자리에서 나온 발언으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김종혁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등에게 이런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 직후엔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소야대 정국이었다. 특검은 이를 근거로 2022년 말부터 윤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불리한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비상계엄 선포를 고려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윤 전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강호필 당시 합동참보본부 차장에게 “한동훈(전 국민의힘 대표)은 빨갱이다”라고 말한 내용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미국 하와이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했을 당시 했던 발언이다.

윤 전 대통령이 올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경호관이 총기 휴대하면 (공수처가) 못 들어올 것”이라 말했다는 법정 증언도 나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 심리로 진행된 윤 전 대통령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경호처 김 모 부장은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장은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와의 오찬에서 ‘경찰은 총기 사용 연습도 많이 못해서 경호관이 총기를 휴대하면 부담스러워 하고 함부로 못 들어올 것’이라 말했다”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공수처가) 밀고 들어오면 아작난다고 느끼게 위력 순찰하라’고 한 걸 들은 적 있냐”는 특검 질문엔 “그런 취지로 말했다”고 답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위협사격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얘기했다”고도 했다.

이날 재판에선 “윤 전 대통령이 ‘나에 대한 지지율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설 명절까지만 잘 버틴다면 전부 잘 해결될 것이다’라고 말했다”는 김 부장의 특검 진술조서도 공개됐다. 해당 조서 내용에 대해 김 부장은 “전반적인 내용과 취지는 맞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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