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장마, 종잡을 수 없어져…개념 다시 세워야”

  • 뉴시스
  • 입력 2020년 9월 28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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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온라인 '장마 포럼' 진행
"장마, 정체전선만으로 설명 안돼"
"우기 의미 장마철 용어 도입 필요"

올해 장마가 최장기간을 기록하고, 기존 장마 예보와 다른 집중호우가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장마’의 개념과 정의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상청은 28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장마 포럼’을 진행했다. 이날 포럼은 최근 장마 특성을 분석하고 장마 개념 재정립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한상은 기상청 기상전문관은 ‘장마 전망에 대한 분석 및 소통의 어려움’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올해 여름 강수량 분포도 등을 보여주며 장마의 정의를 재정립하고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특히 최근에는 장마기간 내리는 비의 원인이 정체전선뿐만 아니라 복잡한 원인이 동반되는데, 정체전선만으로 장마의 시작과 종료 등 예보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전문관은 “장마기간에 내리는 비의 원인은 정체전선, 이동성 저기압(온난·한랭전선), 태풍, 소나기, 열대성 강수, 안개비, 이슬비 등 너무 많은 복잡성을 가졌다”면서 “정체전선만을 가지고 장마기간을 정의할 수가 없고, (집중호우 등) 열대성 강수로 강화되고 있다. (그런데) 언론에선 장마전선의 위치와 장마의 시종(시작과 종료) 문의를 많이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특히 어려운 부분은 장마의 시종 구분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라면서 “복잡한 강수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장마의 시종에 대한 기준을 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면서 “최종적으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장마기간의 재해석을 통한 우기의 의미를 가진 장마철 용어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마 특이기상 연구센터 소속 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도 ‘장마전선의 새로운 정의 제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최근 장마는 기존의 장마전선과 개념이 달라졌기 때문에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새로운 정체전선의 정의로 사용하는 게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기존의 장마전선 개념은 시베리아·오호츠크·북태평양·열대성 기단 등의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해 왔지만, 이는 한계점이 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지난 5년 동안 장마철 정체전선이 형성되는 환경을 개별 사례로 분석한 그림을 보여주며 “절대 하나의 사례로 분석되지 않는다. 구조가 굉장히 다양하게 나타난다”면서 “그런데 여기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새로운 정체전선의 정의로 사용하는 게 적합하다(고 본다)”면서 “이걸 정의한다고 해서 예보 정확도가 올라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강수 예측 정확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여름철 장마철은 중부 등에서 54일을 기록하며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번 포럼을 통해 논의된 결과를 이용, 기존에 사용되던 ‘장마전선=정체전선’의 개념을 앞으로는 ‘장마전선’이 아닌 ‘정체전선’으로 사용하고, 장마 기간을 ‘장마철’로 표현해 예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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