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천정배 법무장관, 수사지휘권 첫 발동…역대 사례 보니

고도예기자 , 황성호기자 입력 2020-07-02 18:36수정 2020-07-0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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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사상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첫 수사지휘권이 발동된 것은 2005년이었다.

당시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2005년 10월 김종빈 검찰총장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를 불구속 수사하라고 지휘했다. “6·25 전쟁은 북한의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라는 취지의 칼럼을 쓴 강 전 교수가 구속 사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강 전 교수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가 이종백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통해 천 전 장관에게 강 전 교수에 대한 구속 방침을 보고한 당일 천 전 장관이 불구속 지휘를 내린 것이다. 천 전 장관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처럼 ‘수사 지휘’라는 이름의 서면으로 수사 지휘를 했다.

김 전 총장은 천 전 장관의 지시에 따르면서도 “수사지휘권 발동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수사지휘권이 발동된 다음날이었다. 당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전직 검찰 관계자는 “강 전 장관의 신병처리 여부와 수사지휘권 발동에 관해 천 전 장관과 김 전 총장은 2주 가량 논의를 했고, 독대를 하기도 했다”면서 “김 전 총장은 검찰의 중립성을 침해한 지시가 부당하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사표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구속 기소된 강 전 교수는 2010년 대법원에서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및 자격정지 2년,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1949년 제정된 검찰청법 제8조엔 ‘법무부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 감독 한다’고 규정돼 있다. 검찰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독일과 일본 등의 관련법을 준용해 장관이 직접 일선 검사를 지휘하거나 감독하지 못하고 검찰총장에게만 지시를 하도록 한 것이다. 독일에서는 수사지휘권이 발동된 사례가 없고, 일본은 1954년 법무대신이 동경지검 특수부가 수사하던 뇌물 정치인의 사건을 불구속 지휘한 사례가 유일하다. 당시 법무대신은 여론의 비난에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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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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