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마스크 구하기도 힘든데 차라리 주말 동안 ‘집콕’(집에서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경우)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가 바꾼 주말 풍경이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김모씨(33)는 면역력이 약한 탓에 퇴근 뒤에는 곧장 집으로 향한다. 김씨는 “평소 운동을 많이 하지 않는 탓에 면역력도 약하다. 집에서 인터넷을 벗삼아 지낼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식료품도 더 사지 않고 집에 있는 재료로 해먹으면서 ‘버틸 것’이라고 들려주었다.
부산 남구에 거주하는 김모씨(24)도 드라마를 몰아보기나 온라인게임으로 시간을 때울 예정이다. 그는 “만나는 약속은 다 취소됐지만 친구들과 게임을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 만날 예정이다. 요새는 게임으로 친구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외출 계획을 다 세워놨지만 다중이용시설이 연이어 폐쇄하면서 타의반 자의반 집에 있게 된 사람도 있다. 대학원생 이모씨(25·서울 동작구)는 “헬스장도 쉬고 교회도 온라인으로 예배를 한다면서 나오지 말라고 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동영상 플랫폼을 시청하면서 주말을 보낼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산에 사는 조모씨(31)도 ‘집콕’을 선택했다. 서울에서 있을 친구의 결혼식에 축의금만 보내기로 한 것이다. 그는 “오랜만의 서울 나들이를 두달여 전부터 준비했는데 가는 동안 부산역부터 KTX 내부, 서울지하철, 강남 일대까지 이동하는 과정이 위험하고 번거로울 것 같아서 축의금을 보내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친구인 신부도 ‘장거리 하객의 마음을 2배, 3배 이해한다’며 마음의 짐을 덜어주었다. 조씨는 “전염병이 끝나지 않을 경우 주말 일정은 당분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서울 송파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송파맘들 오세요’ 소속 한 학부모는 “활동량이 많았던 아이들이 (다중집합장소를 피하기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학원도 안가서 좋아했다. 이후에는 미술놀이, 보드게임, 유튜브로 시간을 때우다가 이제는 ‘놀이터 가고싶다’고 징징대는데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이렇게까지 심각해질 줄 상상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다른 회원들은 ‘요가를 함께 한다’, ‘음식을 함께 만들면서 시간을 보낸다’ 등 다양한 비책을 내놨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권고문을 통해 외출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안했다
의협은 “자녀들의 개학이 연기된 3월 첫 주에 모든 국민이 마치 큰 비나 눈이 오는 날처럼 집에 머물러 주시기를 제안한다”며 “정부와 각 기업도 한시적인 홀짝 2부제 근무, 재택근무를 적극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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