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존폐논쟁 부른 ‘뽀롱이의 죽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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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사육장 탈출한 맹수 사살에
“과잉 대응… 동물원 아예 없애야” vs “급박한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
靑 국민청원 게시판 찬반 격론

18일 대전 오월드 사육장을 탈출한 지 4시간 반 만에 사살된 퓨마 ‘뽀롱이’. 뉴스1
18일 대전 오월드 사육장을 탈출한 지 4시간 반 만에 사살된 퓨마 ‘뽀롱이’. 뉴스1
18일 대전오월드 사육장을 탈출한 퓨마 ‘뽀롱이’가 탈출 4시간 반 만에 사살되면서 동물원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동물원이 필요한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물원 폐지, 동물원 관계자 처벌 등 이 사건과 관련한 글 100여 건이 올라왔다. ‘동물원을 폐지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은 “퓨마는 자신의 본능대로 움직인 것이다. 이는 절대 총살당할 일이 아니다”라며 “인간의 실수를 동물의 탓으로 돌리지 말아 달라. 야생동물이 스트레스만 받는 동물원을 폐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청원은 19일 오후 9시 기준으로 3만6000여 명이 동의했다.

2만여 명이 동의한 ‘동물을 해치는 동물원을 폐지합시다’라는 글을 올린 이는 “마취를 했지만 다시 도망갔다는 이유만으로 처참히 사살됐다. 동물을 해치는 곳을 감히 동물원이라고 할 수 있겠냐”라며 “동물을 단순한 구경거리로 소비하는 것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포털사이트 게시판들에도 “퓨마가 무슨 죄냐”, “사람이 관리를 못해 놓고 대체 왜 퓨마를 죽인 건지 이해가 안 간다” 등 안타까운 마음을 밝히는 글을 올린 누리꾼들이 많았다. 퓨마는 국제멸종위기종 2등급 동물이기도 하다.

반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반론도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마취총을 맞았는데도 마취가 안 됐고, 야간에는 수색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며 “급박한 현장 상황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아는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119특수구조단과 경찰타격대, 동물원 측은 18일 퓨마 수색에 나선 지 1시간 반 만에 퓨마를 발견하고 마취총을 쐈지만 퓨마는 계속 이동했다. 수색대가 다시 퓨마를 발견한 시간은 오후 9시 45분경이었고 결국 사살했다.

신남식 서울대 수의학과 명예교수는 통화에서 “동물이 흥분된 상태에서는 평소보다 2, 3배 많은 양을 사용해도 마취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며 “야행성 동물이 흥분해 있고 야간이다 보니 불가피하게 사살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맹수류 탈출을 막기 위해 체계적인 관리 체계와 세부적인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건이 발생한 대전 오월드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대전도시공사 유영균 사장은 “맹수류 관리를 위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칩을 내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중앙과학관은 교육용 박제로 만들어 전시하겠다는 취지로 퓨마 사체 기증을 요청했다. 대전도시공사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퓨마#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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