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아이들 꿈과 끼 찾는데 큰 도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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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중학교 2016년부터 전면 시행
첫 시행학교 고충 해소 위해 모범학교, 운영노하우 전수
우수학교로 선정된 부산 화명중… “한 학기론 부족할 만큼 성과 커”

부산 화명중학교는 2년간 자유학기제를 시범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올해 자유학기제를 처음 적용하는 부산 동주중학교에 전수해 준다. 화명중에서 수학과 미술을 융합해 자유학기제 수업을 하고 있다. 화명중 제공
부산 화명중학교는 2년간 자유학기제를 시범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올해 자유학기제를 처음 적용하는 부산 동주중학교에 전수해 준다. 화명중에서 수학과 미술을 융합해 자유학기제 수업을 하고 있다. 화명중 제공
부산 북구 화명중학교는 지난 2년 동안 자유학기제를 시범 운영해왔다. 화명중은 2014년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로 선정된 후 1학년을 대상으로 1학기에 전 교과를 연계한 프로젝트 학습 방식을 적용해왔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지필고사를 보지 않고 토론, 실습 등의 참여형 수업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는 제도.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로 시작됐기 때문에 화명중은 전례나 롤 모델이 없는 상태에서 자유학기제를 개척해야 했다. 교사들이 자유학기제의 취지에 맞게 수업을 설계하는 것부터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까지 모두 새로운 도전이었다.

2년간 교사와 학부모들이 힘을 모은 결과 교과 간 융합 수업과 진로교육 프로그램의 틀이 잘 갖춰졌다. 기존에 교과별로 나눠 진행하던 수업을 핵심 성취기준에 따라 재구성하고, 교과 간 융합 수업과 모둠 활동도 대폭 늘렸다. 모든 교과에 인성교육을 접목하기 위해 교사들을 대상으로 인성교육중심수업 컨설팅도 수시로 시행했다. 교사들도 ‘자유학기제 교실수업개선 교사연구회’를 꾸려 수업을 계속 진화시켰다.

학부모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학교가 신입생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2월에 자유학기제 설명회를 진행하고 3월에는 교과 공개수업, 6월에는 동아리 활동 공개수업을 이어가면서 신뢰를 준 결과다. 학부모지원단이 수시로 워크숍과 연수를 실시하면서 아이들의 꿈과 끼를 찾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화명중은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부산시교육청에서 교육과정 우수학교로 꼽혔고, 자유학기제 추진 유공학교로 교육부 장관 표창도 받았다. 이정화 화명중 교육과정부장은 “3년 전 자유학기제를 처음 시작할 때는 솔직히 나도 비판적이었다. ‘정권이 바뀌니까 또 교육정책을 만들어내는구나’ ‘우리나라 교육 실정에 안 맞는 제도를 만들었구나’란 생각을 했다”면서 “그런데 실제로 운영해 보니까 오히려 한 학기로는 부족하다고 느낄 만큼 교육적인 의미와 성과가 아주 컸다”고 말했다.

2014년 811개 중학교에서 시범 운영되기 시작한 자유학기제는 지난해 2551곳이 참여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된다. 시범 운영한 학교와 달리 올해 처음으로 자유학기제를 적용하는 중학교들은 2년 전 화명중처럼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학교들의 애로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부는 신규 운영학교와 기존 모범 운영학교들을 일대일로 연계해 노하우를 전달하도록 했다.

이 제도를 통해 올해 자유학기제를 처음 적용하는 부산 사상구 동주중학교는 화명중으로부터 자유학기제 운영 노하우를 전수받게 됐다. 화명중은 중학교 현장에서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교육활동 운영방안들을 차근차근 알려줄 계획이다. 동주중도 화명중과의 연계 컨설팅을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명중은 특히 1학년 1학기에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게 좋다는 점을 동주중에 강조하고 있다. 이 부장은 “1학년 1학기에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려면 겨울방학에도 매일 학교에 나와야 할 정도로 준비 과정이 힘들지만 교사들은 중학교에 막 들어온 아이들을 성적으로 재단하지 않게 되고, 아이들은 각자의 장점을 찾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각 학교는 1학년 1학기 2학기, 2학년 1학기 중 한 기간을 골라 자유학기제를 운영할 수 있다.

▼“자유학기제 궁금증 풀어드려요”▼

교육부, 학부모 토크콘서트 열어

교육부는 올해 전면 시행되는 자유학기제를 널리 알리고, 현장의 의견을 듣기 위해 ‘2016 자유학기제 맘에쏙 학부모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직접 중학생 학부모들과 자유학기제에 대해 격의 없이 소통하자는 취지다. 교육부는 7월까지 서울에서 세 차례, 경기도에서 두 차례, 나머지 15개 시도마다 한 차례씩 토크콘서트를 열어 총 20회에 걸쳐 학부모들을 만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문화관에서 서울지역 예비 중학생 학부모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첫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이 장관과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 자유학기제를 시범 운영했던 중학교 교사가 패널로 참여해 사교육 시장에서 본 자유학기제의 의미, 자유학기제 수업 개선 방안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

10일에는 오후 2시 반부터 4시까지 부산 남구 부산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두 번째 토크콘서트가 열린다. 이 장관과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 김승보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자유학기센터장이 부산지역 중학교 1학년 학부모 300명과 만난다.

토크콘서트는 △왜 자유학기제인가 △자유학기제를 통해 아이들의 꿈 찾기 △자유학기제, 걱정 끝 등의 소주제를 놓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에 이어 이달에는 경남(16일) 대구(22일) 경기(30일)에서 토크콘서트가 이어진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화명중#자유학기제#동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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