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만의 개헌, 결국 무산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9일 01시 40분


우원식, 국힘 개헌안 ‘필버’ 예고에
“재상정하지 않겠다” 본회의 산회
野 “독재 위한 일방적 추진 심판”
靑 “개헌 논의 결코 중단돼선 안돼”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회의 산회를 선포하며 의사봉을 세게 두드리고 있다. 우 의장은 이날 헌법 개정안 표결을 위해 본회의를 열었으나 개헌안과 50개 민생 법안에 대해 전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한 국민의힘을 질타하며 개헌안 등 모든 법안을 상정하지 않고 산회했다. 이훈구 ufo@donga.com·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회의 산회를 선포하며 의사봉을 세게 두드리고 있다. 우 의장은 이날 헌법 개정안 표결을 위해 본회의를 열었으나 개헌안과 50개 민생 법안에 대해 전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한 국민의힘을 질타하며 개헌안 등 모든 법안을 상정하지 않고 산회했다. 이훈구 ufo@donga.com·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1987년 이후 39년 만의 개헌이 8일 최종 무산됐다. 반대 당론을 고수한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예고하면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개헌안 재상정을 결국 포기했다. 우 의장은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개헌안이 재상정되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역사의 죄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역사는 독재를 하고자 하는 일방적인 개헌 추진을 분명히 심판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어떻게든 39년 만에 개헌을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오늘 다시 본회의를 열었다”며 “그런데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로 응답하는 것을 보니 더 이상 의사진행이 소용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장은 헌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며 “6월 3일 국민투표 시행을 위한 절차는 오늘로써 중단됐다”고 강조했다. 당초 우 의장은 6·3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기 위한 최종 시한인 10일까지 개헌안 처리를 시도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개헌안은 물론 50개 민생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자 개헌안 재상정 방침을 철회했다. 우 의장은 모든 법안을 상정하지 않고 본회의를 산회했다.

앞서 우 의장과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6당이 발의한 개헌안은 전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이 진행됐으나 국민의힘 의원 106명 전원이 불참하면서 ‘투표 불성립’ 상태가 됐다. 개헌안 투표가 유효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286명 중 191명)가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우 의장이 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하자 우 의장 발언 도중 본회의장을 떠났다. 이훈구 ufo@donga.com·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우 의장이 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하자 우 의장 발언 도중 본회의장을 떠났다. 이훈구 ufo@donga.com·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어제 본회의에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했고, 소위 의결 정족수를 넘겼다”며 “부결된 법안을 (동일 회기에) 상정하는 것 자체가 일사부재의(一事不再議)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반면 국회의장실은 “투표 수가 의결정족수에 미달하는 경우 ‘투표 불성립’이어서 부결로 보지 않는다는 게 국회 의사국의 유권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국민들은 국가의 안위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개헌마저 반대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민께 약속했던 개헌 논의가 결코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개헌#국민의힘#필리버스터#우원식#국회의장#비상계엄#국회 본회의#국민투표#민생법안#의결정족수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