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C형간염 집단 발병’ 조사받던 병원장 숨진 채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4일 15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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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원주시 C형간염 집단감염 사건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던 옛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 노모 씨(59)가 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7시 49분경 원주시 무실동 노 씨의 아파트 안방 욕실에서 목을 매 숨진 노 씨를 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노 씨의 부인은 경찰에서 “거실에서 따로 잠을 잔 뒤 인기척이 없어 방에 들어가 보니 남편이 숨져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노 씨는 간염 집단감염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29일 경찰에 출석해 9시간가량 조사를 받았고 이날 오후 2시 2차 출석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자가혈주사시술(PRP) 과정에서 사용된 주사기나 원심분리기의 혈액 용기 등이 감염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고 원심분리기 2대를 압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노 씨의 사망으로 이번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할 예정이지만 감염 원인에 대한 수사는 계속하기로 했다. 원주경찰서 관계자는 “노 씨가 1차 조사 당시 집단감염에 대해 일부 잘못을 인정했다”며 “현재 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감염경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보건당국이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다녀간 환자 가운데 115명이 C형간염에 걸렸다고 발표한 직후 노 씨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수사를 벌여왔다. 추가 조사결과 감염자는 2일 현재 245명으로 늘어났다. 노 씨는 지난해 4월 환자들이 잇따라 C형간염에 걸렸다는 민원을 제기하자 다음달 병원을 폐업하고 원주의 한 병원에서 월급의사로 재직하다 최근 사직했다.

원주=이인모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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