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폭발 중사 치료비 장병 강제징수? 어머니 “다 돌려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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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1월 17일 1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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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 지대에서 지뢰제거 작업 중 폭발로 다친 곽모 중사의 치료비를 부대원들에게 사실상 강제징수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곽 중사의 어머니는 “봉급도 얼마 안 되는 군인들의 돈을 걷어서 준 것을 어떻게 받겠느냐”며 “돈은 나중에 다 돌려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 중사의 어머니 정옥신 씨는 17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와 인터뷰에서 “1100만 원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씨는 “지난 추석 때 만난 21사단 인사참모가 모금을 해서 준다고 했다”며 “나라를 위해 (복무하다) 다쳤는데 나라에서 받아야한다. 모금한 돈은 받지 않을 테니 걷지 말라고 했지만 부대에선 원래 그런 일이 있으면 관례상 그렇게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군인 봉급이 얼마나 되겠는가. (성금을)내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을 거다. 강제성도 있지 않았겠나”라면서 “아들도 동료들한테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도저히 받을 수 없다고 하고 나도 그 돈은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사실상 강제징수 했다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정 씨는 전날 국방부가 9월 1일부터 15일까지 장병들에게 의사를 묻고 모금을 진행했다는 해명에 대해 “절대 아니다. 지난 추석 때(9월 27일) (부대에) 올라갔을 때 인사참모가 곽 중사에게 돈을 걷어 줄 거라고 말해 ‘아니다. 나라를 위해 다쳤으면 나라에서 받아야지 왜 동료들한테 폐를 끼치나. 절대 안 된다. 걷지 마시라. 안 받을 거다’ 그러고 내려왔다”고 주장했다. 국방부의 주장과 달리 정황 상 추석 연휴 이후에 모금이 이뤄졌을 거라는 것.

그는 돈을 전달받은 시점도 “10월 말경”이라고 밝혔다.

작년 6월 지뢰폭발로 다친 곽 중사가 치료비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자 국방부는 곽 중사의 자비부담을 최소화 할 것을 약속했다. 최근 1100만 원이 전달됐는데, 돈의 출처를 알아보니 부대원 월급에서 원천징수했다는 주장(정의당)이 제기 된 것.

이에 대해 정 씨는 “작년에 사고 났을 때도 없었던 일을 왜 아무 일도 없었는데 걷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사고 난 직후에는 걷지 않다가 인터넷에 (지뢰폭발 곽 중사 치료비 문제가) 뜨고 난리가 나니까 (모금을) 한 거라(강제성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씨는 아들의 치료·보상 범위에 대해 “죽는 날까지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니까 죽는 날까지 치료비를 계속 줘야하고 보상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곽 중사 소속 부대인 21사단 공보 참모 서모 중령은 같은 방송에 출연, 심 대표의 1100만 원 강제 징수 주장에 대해 “이번 모금은 어려움에 처한 전우를 돕기 위해 자율적으로 모금한 위로금”이라며 “곽 중사에게 전달한 위로금은 강제징수가 아닌 자율모금”이라고 부인했다.
서 중령은 “지난 9월 1일부터 15일까지 모금해 21일에 계좌로 전달했다”면서 10월 말 전달받았다는 곽 중사 어머니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곽 중사에게 전달한 것이고 또 어머니와 곽 중사 사이의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말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모금 대상과 관련해선 “저희 사단에 근무하는 하사 이상 간부와 군무원들 대상으로 자율적으로 참여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원천징수 주장에 대해서도 “모금함을 만든 부대도 있고 개인별로 희망금을 모은 곳도 있다”며 “원천징수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급의 0.4%를 징수해 모금액을 조성했다는 주장이 나온 배경과 관련해 “공문에 제시한 0.4%는 간부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참여할 수 있는 계급별 참고 금액”이라며 “징수 금액은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는 “치료비로 모금한 것이 아니라 전우로서 위로금을 모금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치료비는 국방부가 절차에 의해 별도로 조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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