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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접촉으로 전파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각종 암 발생뿐만 아니라 심장병과 관상동맥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한국(2개), 미국(3), 브라질(1), 호주(1)에서 2011년부터 2024년 사이에 25만 명의 HPV 감염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7개의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다.미국 심장학회 연례 과학회의(ACC.25)에서 발표한 이번 연구는 코네티컷대학교(UConn) 의과대학이 수행했다.HPV는 성관계로 전파되는 일반적인 바이러스 감염이다. 자궁경부·생식기·혀·목·식도·항문·구강 등의 암 발병과 생식기 사마귀를 일으킬 수 있다. 연구자들은 기존 연구 자료에서 HPV와 심혈관 질환, 관상 동맥 질환(심장 동맥에 플라크가 쌓여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는 상태), 고혈압 간의 관계에 대한 데이터를 추출했다. 일부 분석에서는 흡연, 당뇨병과 심장 질환 위험 요인 등의 잠재적 교란 변수를 조정했다.그 결과 HPV 양성 환자는 음성인 사람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40% 더 높았다. 관상 동맥 질환 위험은 2배 더 높았다. 사회 인구학적 요인, 병력, 생활 습관, 심장 질환 가족력, 혈압 강하제 사용과 같은 교란 변수를 조정하자 HPV 양성자의 심장 질환 발병 위험이 33% 더 높았다. 고혈압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논문 제1저자인 UConn 의대 내과 레지던트인 스태픈 아킨펜와(Stephen Akinfenwa)는 “이번 연구는 HPV와 심혈관 질환 사이에 어떠한 연관성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만성 염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백신 접종을 통해 HPV 감염을 줄이면 심혈관 질환 위험도 함께 낮아질지 확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HPV 백신은 2006년 출시 됐다. 애초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알려져 거의 여성만 접종했다. 현재 국내 만 12~17세 여성 청소년과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은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남성은 무료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HPV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 돼 무료 접종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백신 접종으로 HPV 관련 주요 질환을 90% 이상 막을 수 있다.속설과 달리 여성보다 남성이 HPV에 더 취약하다. HPV에 감염됐을 때 여성의 항체 생성률은 70~80%에 달하는 데 반해 남성은 그 수치가 20%에 불과하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남녀 모두에게 HPV 백신 접종을 지원하는 나라는 총 31개국이다. 우리나라는 여성에게만 지원하는 6개 국 중 하나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HPV 백신 남성 접종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아직 실천하지 않았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유전자 변형 돼지 간을 인간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한 첫 사례가 26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에 공개됐다.중국 연구진은 작년 뇌사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돼지 간을 이식했으며, “10일간 인간의 몸에서 매우 잘 기능했다”고 밝혔다. 인간의 몸에 이식한 돼지 간으로의 혈류가 양호했으며, 면역 거부 반응이나 염증 축적의 징후가 없었다고 덧붙였다.장기를 이식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 인간 장기는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훨씬 앞지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과학자들은 인간 장기와 비슷한 돼지 장기를 이용하는 연구를 지난 수십 년 동안 진행했다. CNN에 따르면 작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대 연구진이 유전자 편집 돼지 간을 사용하여 외부 간 관류에 최초로 성공한 바 있다. 뇌사자의 혈액을 사람의 몸 밖에 있는 돼지 간을 통해 순환시킨 것. 72시간 동안 염증 징후가 없었고, 환자의 몸은 안정을 유지했다.중국 연구진은 한 발 더 나아가 사람의 몸에 돼지 간을 직접 이식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이번 돼지 간 이식 실험을 주도한 시안 공군 군의대학 부속 시징 병원 간담도 외과 의사 왕 린 박사는 “심장은 단지 혈액을 펌프질 하는 역할을 한다. 신장의 주요 기능은 소변 생성이다. 하지만 간에는 많은 기능이 있다”며 “간을 다루는 것은 정말 어렵다. 우리 모두 간의 기능이 매우 복잡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25일 말했다. 간은 혈액을 걸러 독소와 노폐물을 제거하고, 영양소를 처리하고, 알코올·약물과 같은 유해물질을 해독하고, 소화를 돕는 담즙을 생성하고, 혈액 응고를 돕는 단백질을 생성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연구진은 면역 거부 반응을 예방하기 위해 총 6개의 유전자를 편집한 바마 미니 돼지(Bama miniature pig)의 간을 작년 3월 뇌사자에게 이식하고 열흘간 이식한 간의 기능과 혈류, 면역 반응과 염증 반응 등을 관찰했다. 50세의 뇌사자는 심각한 두부 손상 후 뇌사 진단을 받았다.그 결과 간 문맥을 연결한지 2시간 후부터 돼지 간에서 담즙 생성이 시작됐고, 수술 후 10일까지 그 양이 66.5㎖로 증가했다. 또 돼지 간에서 유래한 알부민도 수술 후 증가했으며, 간 손상 시 증가하는 아스파테이트 아미노 전이효소(AST)는 수술 후 첫날 증가했다가 빠르게 감소했고 알라닌 아미노 전이효소(ALT)는 정상 범위를 유지했다.돼지 간 동맥 및 문맥, 간정맥의 혈류 속도는 허용 가능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혈소판 수치도 수술 직후 감소했다가 정상 수준을 회복한 반면 거부 반응 징후는 없었고 면역 반응은 면역 억제제로 조절이 가능했다.돼지 간 이식 실험은 환자 가족의 요청에 따라 열흘 후 중단했다.연구진은 환자에겐 온전한 기존 간이 있었고 가족의 요청으로 열흘 만에 간을 제거했기 때문에 간이 환자를 충분히 지원할 수 있었을지 여부는 불분명했다고 말했다.왕 박사는 “돼지 간이 중증 간부전(간의 합성·해독 기능 저하) 환자를 지원할 수 있을지 여부를 확인 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그럼에도 이번 실험은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된다.한 전문가는 돼지 간이 인간 간 기능을 부분적으로만 대체하더라도 ‘가교 요법’으로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피터 프렌드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이식외과 교수는 “그들은 기본적으로 간을 다리에서 심장 쪽으로 이어지는 주요 동맥에 삽입한다. 따라서 더 안전하고 합병증 발생 위험이 훨씬 적으며, 필요 없을 때 언제든지 제거할 수 있다”라고 가디언에 말했다.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의 심장 이종 이식 프로그램 책임자인 무함마드 모히우딘 교수는 “이것은 이 분야의 큰 도약이다. 자신의 간을 평생 유지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사람의 간을 이식할 수 있을 때까지 가교용으로 사용하거나 간이 재생될 때까지 부분적인 지지대로 사용할 수 있디. 돼지 간 이식이 효과가 있다고 굳게 믿는다”라고 가디언에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통곡물은 건강한 식품으로 통한다. 질병관리청은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통곡물, 채소, 콩, 생선 섭취를 권장한다.통곡물이 건강하다는 믿음은 전 세계적이다. 미국인을 위한 식이 지침에는 전체 곡물 섭취량의 절반 이상을 통곡물로 할 것을 제안한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공공 보건의료 담당 기관)는 전체 음식 섭취량의 3분의 1을 탄수화물로 하되 고섬유질 또는 통곡물 종류로 선택할 것을 권장한다.현미, 귀리, 퀴노아와 같은 통곡물은 백미, 흰 밀가루, 옥수수 전분과 같은 정제곡물의 대척점에 있다. 영국 가디언이 ‘통곡물 식품은 정말 더 건강할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흰쌀, 흰빵, 파스타와 같은 정제곡물로 만든 식품보다 더 우수한지 따져봤다.통곡물과 정제곡물의 차이곡물은 식용으로 재배한 풀의 열매다. 벼, 보리, 밀, 귀리 등 무수히 많다. 곡물의 알갱이는 세 가지 구성 요소로 이뤄졌다. 껍질(겨), 배유(전분 층), 배아(씨눈)다. 통곡물은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갖고 있다.정제곡물은 바깥 껍질과 배아를 제거하고 전분 층만 남긴 것이다. 곡물에서 배아와 겨를 제거하면 상당한 양의 섬유질,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함께 사라진다.통곡물은 확실히 건강상 이점이 있다.미국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통곡물은 콜레스테롤 수치, 체중,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심장병과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반면 정제곡물은 대부분 전분과 단백질로 이뤄졌다. 전분은 포도당으로부터 구성되는 다당류다. 체내에서 쉽게 포도당으로 전환 돼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 또한 흰 밀가루와 같은 정제곡물은 추가 가공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대개 설탕과 포화지방, 나트륨이 보태진다. 그래서 정제곡물로 된 식품을 주로 섭취하면 섬유질과 같은 필수 영양소 부족으로 장 건강 악화, 혈당 급등, 염증 증가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그렇다면 흰 쌀밥, 빵, 파스타를 멀리해야 할까?쌀밥은 한국과 일본인의 주식이다. 정제된 밀가루로 만든 바게트는 프랑스인의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이다. 이 나라들은 전반적인 건강 지표가 좋은 나라에 속한다. 서구식 식문화를 가진 국가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이는 정제곡물이 이 나라들의 식문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식탁을 예로 들면 쌀밥과 함께 각종 채소, 생선, 육류로 만든 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이러한 정제곡물은 초가공 식품이 적고, 더욱 균형 잡힌 식사와 더 많은 신체활동을 포함하는 생활방식의 일부이기 때문에 이러한 국가에서 큰 건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웩스너 의료 센터의 공인 영양사 데니 챔피언(Dena Champion)이 말했다.통곡물이 훌륭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껍질을 벗겨내는 정제 과정에서 상당 부분을 잃는다 하더라도 과일과 채소에서 해당 영양소를 얻을 수 있다.특정 단일식품의 효능을 과대평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식단은 전반적인 건강의 한 구성요소일 뿐이다.“음식을 먹을 수 없거나, 잠을 잘 수 있는 안전한 장소가 없거나, 재정적으로 안정적이지 않고 지원 시스템이 없다면 원하는 만큼 통곡물을 먹어도 그 이점을 얻을 수 없다. 다른 결정 요인들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라고 미국 시카고에서 활동하는 공인 영양사 말라크 새디가 말했다. 통곡물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지 말아야 한다.“‘나는 통곡물을 먹으니 너보다 낫다’는 일종의 엘리트 의식이 생기게 된다”라고 새디가 지적했다. 그녀는 이러한 태도가 일부 음식을 좋다고 여기고 다른 음식을 나쁘다고 여기는 역학을 만들어내며, 이는 식이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흰 쌀밥이나 흰 토르티야를 먹는 것보다 우리의 건강에 훨씬 더 해롭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건강과 생활방식보다 특정 음식과 영양소에 너무 집중하면 흰 빵 한 조각을 먹는 것보다 더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껌을 씹을 때 한 조각에서만 수백~수천 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떨어져 나와 침에 섞여 인체 곳곳으로 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합성 고무로 된 껌은 물론 천연 고무 제품에서도 비슷한 양의 미세 플라스틱이 방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의 환경공학자 산제이 모한티(Sanjay Mohanty) 교수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다”라며 “과학자들은 미세 플라스틱이 인간에게 안전한지 아닌지 알지 못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에 노출되고 있으며, 바로 이 점을 조사하고자 했다”고 연구 보도자료에서 밝혔다.연구진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합성고무 소재 껌 5개 브랜드와 천연고무 사용 껌 5개 브랜드를 실험 참가자에게 씹게 한 다음, 타액 샘플을 채취해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되는 속도와 양 등을 측정했다.그 결과 껌 1g당 평균 10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됐다. 일부 껌에서는 1g당 최대 637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연구팀은 이는 무게가 보통 2~6g인 껌 한 조각에서 최대 3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라며 연간 160~180개의 껌을 씹는다면 연간 수만~수십만 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섭취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껌은 고무 재질의 기초제에 감미료, 향료, 방부제등을 첨가해 만든다. 천연 제품은 고무나무에서 얻는 치클이나 다른 나무의 수액과 같은 식물성 고분자 화합물(폴리머)을 사용하며, 합성 고무 제품은 석유 기반 폴리머를 사용한다.연구진은 방법의 한계로 2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미터)이상이 미세플라스틱 입자만 식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실제 미세플라스틱 수는 더 많을 수 있다고 전했다.논문 공동 저자인 UCLA 생물공학자 리사 로우(Lisa Lowe)는 “합성 껌이 플라스틱 기반이라 훨씬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방출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놀랍게도 합성 껌과 천연 껌 모두 씹을 때 비슷한 양의 미세플라스틱을 방출 했다”라고 연구 보도자료에서 말했다.미세플라스틱의 대부분은 씹기 시작한 지 2분 이내에 침의 효소 작용이 아니라 저작활동에 의한 물리적인 작용에 의해 방출됐다. 또한 8분 이내에 98%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 됐다. “껌을 씹고 싶지만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고 싶다면, 여러 개를 바꿔 씹는 대신 한 조각을 오래 씹는 게 좋다”고 로우 연구원은 권장했다.모한티 교수는 인간이 여러 경로를 통해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 양을 감안할 때 껌에서 방출된 양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작년 한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 병에 담긴 생수 1ℓ에는 평균 24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들어 있는 것으로 측정됐다.미세플라스틱이 인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는 아직 불분명하다.하지만 치매 등 뇌 질환 위험 증가, 뇌졸중과 심장병 위험 증가, 청력과 균형 감각 저하, 남성 생식 발달 저하 등의 연관성을 입증한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이번 논문은 아직 동료 심사 평가를 받지 않았으며,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현지시각 23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미국 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봄 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발, 어떻게 얼마나 자주 씻는 게 최선일까. 누구는 샤워할 때 물을 적시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비누로 구석구석 꼼꼼하게 씻어야 한다고 말한다.씻는 빈도에 대해선 미생물의 보호 효과를 위해 피지 층이 남아있도록 이틀에 한 번 닦으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매일 씻어야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반박한다. 발은 땀샘 공장 발에는 땀샘이 수두룩하다. 발바닥 피부 1제곱센티미터(㎠)당 약 600개의 땀샘이 존재한다.발을 씻는 가장 일반적인 이유는 냄새 때문이다.땀에 포함된 소금, 포도당, 비타민, 아미노산과 같은 ‘영양가 있는 국물’은 박테리아의 훌륭한 먹이가 된다. 특히 발가락 사이는 매우 축축하고 따뜻하다. 미생물이 번식하기 딱 좋은 환경이다. 양말과 신발이 발가락 사이 습기를 가두기 때문에서 미생물 번식을 가속화 할 수 있다.BBC에 따르면 인간 피부에는 1㎠당 1만~100만 마리의 박테리아가 서식한다. 그중 곰팡이 종의 다양성이 가장 높은 신체부위가 발이다. 발, 이틀에 한 번 씻으면 세균 114배 증가한 연구에서 40명의 실험 대상자의 발바닥을 면봉으로 닦아 박테리아 수를 측정했다. 하루에 두 번 발을 씻는 사람은 피부 1㎠당 8800마리의 박테리아가 서식했다. 이틀에 한 번 발을 씻는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같은 면적당 100만 마리가 넘는 박테리아가 살고 있었다. 약 114배의 차이를 보인 것.이는 매일 발을 깨끗하게 씻어야 하는 이유를 알려준다.황색포도상구균은 발 냄새를 담당하는 다양한 휘발성 지방산(VFA)을 생성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발 피부 표면의 땀샘은 전해질, 아미노산, 요소, 젖산 등의 혼합물을 분비한다. 이는 황색포도상구균의 먹이가 된다. 이 과정에서 아미노산이 VFA로 전환된다. 주요 화학 물질은 이소발레르산이다. 불쾌한 발 냄새의 주범이다. 산성이며 치즈 냄새가 난다.발바닥 박테리아의 98%, 황색포도상구균2014년 한 연구에 따르면 피 실험자 16명의 발을 면봉으로 닦아 분석한 결과 발바닥에 존재하는 박테리아의 98.6%가 황색포도상구균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VFA 수치는 발등보다 발바닥이 훨씬 높았다. 이는 발바닥을 비누로 씻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된다. 항색포도상구균은 농양 등 다양한 표피 감염, 식중독, 폐렴, 수막염, 패혈증 등을 유발하는 원인균이다.무좀 예방하려면 구석구석 꼼꼼히비누로 발을 꼼꼼히 씻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는 날이 덥고 습하면 더욱 기승을 부리는 무좀 예방을 위해서다.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 피부과 의사인 조슈아 자이크너는 “발가락 사이의 공간이 좁기 때문에 이 부위는 미생물 감염 위험이 특히 높다”며 “이로 인해 가려움증, 부기, 악취가 발생할 수 있다.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 미생물이 피막을 침범하여 셀룰라이트라고 알려진 더 심각한 연조직 감염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라고 BBC에 설명했다.무좀은 곰팡이 균에 의한 피부 감염이다. 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 균은 따뜻하고 어둡고 습한 환경에서 번성한다. 발가락 사이가 무좀에 가장 취약한 이유다. 이 부위를 깨끗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면 곰팡이는 가장 이상적인 서식지를 잃게 된다.무좀은 가려움증, 발진, 피부 벗겨짐,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 갈라짐 등의 증상을 보인다. 발을 청결하게 유지하면 황색포도상구균이나 녹농균으로 인한 피부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피부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이런 균들이 상처를 통해 피부막 안쪽으로 침투해 혈류로 유입되면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가벼운 황색포도상구균 감염조차도 모낭이나 피지선 주위의 피부 아래 형성되는 고름 덩어리인 종기를 유발할 수 있다.평소 발의 위생관리가 잘 되어 있으면 서식하는 박테리아 수가 적어 발에 상처가 생기더라도 혈류로 유입될 미생물 수가 줄어든다.당뇨병 환자, 매일 세심하게 살피며 씻어야당뇨병 환자는 특히 발에 신경 써야 한다. 당뇨병은 그 자체보다 합병증이 더 무섭다. 발 관련 대표 합병증은 당뇨족, 당뇨성창상, 당뇨병성 족부궤양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당뇨 발’이다. 최악의 경우 절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당뇨병 환자는 발의 위생과 보호에 각별히 신경 쓰며 매일 발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당뇨병은 피부 감염과 궤양에 취약하다.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발에는 병원성 박테리아의 비율이 일반인 보다 더 높다. 당뇨병이 있다면 발을 자주 씻어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아울러 발을 닦으면서 발에 상처가 생겼는지, 어느 부위에 이상이 있는지 등을 살필 수 있는 기회도 된다.발은 건강을 위해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당연히 매일 씻는 게 이점이 많아 보인다.발, 매일 씻어야 하는 이유소셜 미디어 활동으로도 유명한 미국의 내과 의사이자 장수 전문가인 푸남 데사이 박사는 “제대로 씻지 않으면 심각한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발가락 사이와 발뒤꿈치를 물과 비누로 매일 꼼꼼하게 씻어야 한다”고 인스타그램 동영상에서 말했다.데사이 박사는 발을 정기적으로 공들여 씻지 않으면 악취, 박테리아와 곰팡이 번성, 물집, 굳은살, 건조하고 갈라진 발꿈치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다.땀 많이 흘리는 운동 않는다면 이틀에 한 번이 더 이득?피부과 전문의 자이크너 교수는 당뇨병이 없는 대부분의 일반인은 발을 매일 씻는 것이 건강상 큰 이점이 없으며 오히려 피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비누의 화학성분과 함께 발을 문질러 씻는 행위는 피부에 유익한 미생물까지 제거할 수 있으며, 특히 뜨거운 물을 사용할 때 더욱 그렇다는 설명이다.그 결과, 피부가 건조해지고 자극을 받거나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갈라진 피부는 박테리아가 통과할 수 있는 틈을 제공하여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발의 피부를 지나치게 문지르거나 각질을 제거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굳은살은 일상적인 마찰로 인해 생기며, 실제로 환경으로부터 발을 보호한다. 굳은살을 제거하면 이러한 보호막이 사라질 수 있다”라고 자이크너 교수는 말했다. 항균 비누 사용도 권하지 않는다. 항균 비누가 피부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섬세한 균형을 깨뜨려 유익한 종을 죽이고,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병원성 균주 출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자이크너 교수는 짚었다. 우리 몸 자체적으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약간의 병원균을 남겨 그에 대항하는 힘을 키우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데, 너무 자주 목욕이나 샤워를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그렇다면 발을 얼마나 자주 씻어야 하는 걸까?영국 헐 대학교 의과대학의 상처치유 전문 홀리 윌킨슨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발을 매일 씻는 것이 100% 권장된다. 하지만 특별한 기저 질환이 없다면, 피부과 전문의들은 자연적인 피지를 과도하게 제거하지 않으면서도 좋은 위생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이틀에 한 번 정도가 충분하다고 조언한다”라고 BBC에 말했다.다만 달리기나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다면 덜 활동적인 사람보다 더 자주 씻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각자 상황에 맞게 씻는 빈도를 찾으란 얘기다.단순히 씻는 빈도뿐만 아니라, 발을 씻고 건조시키는 방법도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윌킨슨 교수는 “반드시 비눗물로 직접 발을 문질러 씻어야 한다”라고 말했다.완벽한 마무리는 잘 말리기잘 씻었으면 잘 말리는 일도 무척 중요하다. 브리스톨 대학교의 신경과 생리학 강사이자 일반의인 댄 바움가르트는 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은 발을 제대로 말리라는 것이라며 “발가락 사이에 습기가 남은 채 따뜻한 환경에 그대로 방치하면 무좀과 같은 곰팡이 감염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BBC에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빨리빨리. 한국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단어다. 빨리빨리 문화 덕에 압축·고도성장을 이뤄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다. 빨라서 좋은 것이 많지만 나쁜 것도 있다. 식사시간이 이에 해당한다.‘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는 사람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흡입하듯 음식을 빠르게 먹는 습관은 건강에 나쁘다. 또 하나, 정성껏 음식을 만든 사람이나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이상적인 식사시간은?너무 빠른 식사 시간을 계량화하면 어느 정도일까.과학자들은 20분을 기준으로 삼는다. 20분 이내에 식사를 마친다면 너무 빠르다고 볼 수 있다.위가 충분히 채워져 뇌에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약 20분이다. 너무 빨리 먹으면 이 신호가 뇌에 닿기 전에 이미 적정량을 넘겨 과식할 위험이 있다.빨리 먹는 것은 왜 문제가 될까?먼저 소화불량.미국 최고 수준의 병원인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레슬리 하인버그 박사는 빨리 먹는 사람이 더 많은 공기를 삼킬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복부 팽만감이나 소화불량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AP에 설명했다. 음식을 몇 번 안 씹어 충분히 잘게 부서지지 않은 상태로 삼키면 소화 기관에서 음식에 포함된 영양소를 알뜰하게 뽑아 쓰지 못할 수 있다. 이 또한 몸에는 손해다.제2형 당뇨병 위험도 증가한다.BBC에 따르면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교의 사이 크리슈나 구디 박사는 전 세계에서 진행한 관련 연구를 분석해 “빠르게 먹는 것과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구디 박사는 빨리 먹음으로써 당뇨병을 유발하는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첫째, 빠르게 먹으면 과식할 확률이 높아진다. 포만감이 뇌까지 전달되는 데 20분이 소요되는데, 그 전에 너무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다. 영양 과잉은 혈당 수치를 높인다.빠르게 먹으면 특정 사이토카인(cytokines·면역체계 세포에서 만들어져 다른 세포의 분열을 촉진하는 물질의 총칭) 생성을 촉진할 수 있으며, 이는 인슐린 저항성 증가의 원인이 된다.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면 포도당의 세포 도달률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져 당뇨병이 된다.체중 증가 우려도 따른다.일본 규슈 대학교 오쿠마 토시아키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23개의 기존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 빠르게 먹는 것고 체중 증가·비만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이 확인 됐다.“빠르게 먹는 사람들은 느리게 먹는 사람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체질량 지수(BMI)가 1.78kg/m² 더 높았다. 또한 빠르게 먹는 사람들은 비만이 될 확률이 2배 더 높았으며, 느리게 먹는 사람들 대비 교차비(odds ratio)는 2.15였다.BBC에 따르면 오쿠마 박사는 ”느리게 먹는 습관을 장려하는 것은 비만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전력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체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제2형 당뇨병 위험 증가와 비슷하다.빠르게 먹으면 뇌가 포만감을 인식하는 신호를 받기 전에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기 쉽다. 충분히 먹었다는 신호는 영양소 섭취, 위 확장, 장 호르몬 분비에 의해 일어나는데, 포만감을 인식하기 전에 먹는 행위가 압축적으로 이뤄지면 과식에 따른 과도한 칼로리 섭취와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오쿠마 박사는 “빠르게 먹는 사람들은 음식을 덜 씹는 경향이 있어 포만감을 느끼는 경로의 활성화가 낮아지며, 이는 비만을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위염 발병 위험도 증가한다.식사 시간이 짧으면 위염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강북삼성병원 서울종합검진센터 연구에 따르면, 식사시간이 ‘5분 미만’이거나 ‘5분 이상~10분 미만’인 사람은 ‘15분 이상’인 사람보다 위염 발생 위험이 각각 1.7배, 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시간이 ‘10~15분’인 사람 또한 위염 위험도가 1.5배 증가했다. 연구팀은 급하게 먹는 습관 때문에 식사량이 늘면 음식물이 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 위 점막이 위산에 오랫동안 노출되고 위장관계 질환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추정했다.식사 시간을 늘리기 위한 대책은?음식의 맛, 질감, 냄새 등 모든 감각에 집중하는 식사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이를 위해 TV 시청이나 스마트폰 사용을 멀리할 필요가 있다.하인버그 박사는 “TV를 보면서 먹으면 사람들은 (중간)광고가 나오거나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먹는 경향이 있다”며, 몸이 배부르다고 보내는 신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먹는 동안 무언가를 할 때, 우리는 덜 의식적으로 먹는다. 이는 종종 우리가 더 많이 먹게 만든다”고 덧붙였다.영국의 의사이자 임상 심리학자인 헬렌 매카시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씹는 횟수를 늘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한 입 한 입 씹을 때마다 조금 더 오래 씹으면 먹는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고 AP에 말했다. 대개 30번 이상 씹는 것이 권장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단순히 오래사는 게 아니라 스스로 삶을 온전히 영위할 수 있는 ‘건강한 노화’를 위해서는 어떻게 먹어야 할까.미국 하버드 T.H. 찬 공중보건대학원,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교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식물성 식품이 풍부한 식단을 기본으로 유지하며 건강한 동물성 식품을 적당히 섭취하되, 초가공 식품을 최소화 하는 게 가장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다.건강한 노화란 70세가 될 때까지 주요 만성 질환이 없고, 뇌 기능이 여전히 양호하며 신체 능력과 정신건강을 온전하게 유지하는 상태로 사는 것으로 정의했다.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이 연구는 중년기 식단과 건강한 노화의 연관성을 조사한 최초의 연구 중 하나다.연구진은 중년기 식단과 이후 건강 결과를 조사하기 위해 ‘간호사 건강 연구’(Nurses‘ Health Study)와 ‘의료인 추적 연구’(Health Professionals Follow-Up Study)의 데이터에 등록된 39~69세 여성과 남성 10만 5000명 이상을 30년간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정기적으로 식이 설문지를 작성했다. 연구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참가자들이 8가지 건강한 식이 패턴을 얼마나 잘 준수했는지에 대해 점수를 매겼다.1. 대안적 건강식 섭취 지수(AHEI)2. 대안적 지중해식 식단 지수(aMED)3. 고혈압 예방 식이요법(DASH)4. 지중해식 식단과 DASH 식단을 응용한 신경퇴행 지연 식단(MIND) 5. 건강한 식물성 식단(hPDI)6. 지구 건강 식단 지수(PHDI)7. 경험적 염증성 식이 패턴(EDIP)8. 경험적 고인슐린혈증 식이 지수(EDIH)이 식단들은 과일, 채소, 통곡물, 불포화 지방, 견과류, 콩류를 되도록 많이 섭취하고, 생선이나 발효 또는 저지방 유제품과 같은 건강한 동물성 식품을 적당히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연구자들은 이와 함께 참가자들이 착색제, 보존제, 첨가당, 나트륨, 포화지방 등이 많이 포함된 초가공 식품 섭취량도 살폈다.연구 참가자 중 9771명(9.3%)이 70세에도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해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는 건강한 노화 상태에 도달했다. 8가지 건강한 식단 패턴 중 하나라도 따르면, 전반적인 건강한 노화, 인지 기능, 신체 건강, 정신 건강 등의 개별 항목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가장 효과적인 건강 식단은 만성 질환 예방을 위해 개발된 AHEI로, 이 점수가 가장 높은 5분위(100명을 5등급으로 나눴을 때 맨 위의 20%) 참가자는 AHEI 점수가 가장 낮은 1분위(맨 아래 20%) 참가자에 비해 70세에 건강하게 노화할 가능성이 86% 높았으며, 75세에는 이 가능성이 2.2배 더 높았다. AHEI 식단은 과일, 채소, 통곡물, 견과류, 콩류, 건강한 지방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붉은 고기, 가공육, 설탕이 첨가된 음료, 나트륨, 정제 곡물 섭취를 줄이는 식단이다.두 번째로 효과적인 식단은 PHDI다. 이는 지구 환경과 인류 건강을 고려하여 식물성 식품을 주로 섭취하고 동물성 식품을 최소화 한다. 섭취 음식의 절반 이상을 과일과 채소로 채우고 나머지는 통곡물, 견과류, 콩류 등 식물성 단백질, 불포화 식물성 오일, 적당한 양의 육류와 유제품, 약간의 첨가당과 전분질 채소로 구성할 것을 권장한다. 초가공 식품의 해로움은 이번에도 드러났다. 특히 가공육과 가당 음료 그리고 인공 감미료를 첨가한 음료(제로나 다이어트를 강조한 음료) 섭취량이 많을수록 건강한 노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코펜하겐대 공중보건학 조교수이자 하버드 찬 공중보건대학원 영양학과 조교수인 마르타 과슈 파레(Marta Guasch-Ferré)는 “식물성 식품이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고, 건강한 동물성 식품을 정당히 섭취하면 전반적으로 건강한 노화에 도움이 된다”며 “우리 연구에 따르면 모든 사람에게 맞는 식단은 없다. 건강한 식단은 개인의 필요와 선호도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건강한 노화에 있어 식단이 유일한 필요조건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개선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커피가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줄을 이었다. 인지기능 개선부터, 여성 대사증후군 위험 감소, 얼굴 피부노화 지연, 심혈관 질환 관련 조기사망 위험 저하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직장에서 즐기는 커피 한 잔이 건강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최신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무실 휴게 공간에 비치된 자동 커피머신에서 추출한 커피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천연 화합물을 걸러내지 못 해 심혈관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커피 위에 뜬 거품 같은 기름을 크레마라고 한다. 카페스톨(cafestol)과 카웨올(kahweol)이라는 디테르펜(diterpene) 성분인데, 간에서 담즙산 합성을 방해해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스웨덴 웁살라 대학교와 찰머스 공과대학교 연구자들은 전 세계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동 커피머신에서 추출한 커피가 종이 필터로 여과한 커피에 비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카페스톨과 카웨올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심혈관 분야 국제학술지 에 발표했다.디테르펜 성분은 20개의 탄소 원자로 이뤄진 천연 화학 물질이다. 여과되지 않은 커피에 잔존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주범이다. 이 같은 사실은 이미 1990년대에 밝혀졌다. 종이 필터는 이를 대부분 걸러 낸다. 하지만 자동 커피머신의 금속 필터는 이를 대부분 통과시킨다는 게 이번에 확인 됐다. 스웨덴 의료시설 14곳에 설치된 자동 커피머신을 분석한 결과 카페스톨은 리터당 평균 176㎎, 카웨올은 146㎎/ℓ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는 종이필터 여과 커피의 리터당 12㎎(카페스톨)과 8㎎의 각각 14.7배와 18.3배에 달한다.14대 중에는 액상 커피 머신이 3개 있었는데, 이들 제품의 카페스톨과 카웨올 함량은 종이필터 여과 커피와 큰 차이가 없었다.연구진은 일주일에 5일, 하루 석잔 마시는 자동 커피머신 추출 커피를 종이 필터 드립 커피로 대체하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리터당 0.58밀리몰(농도의 단위·1밀리몰은 1몰이 1000분의 1) 줄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심혈관 위험 모델에 따르면, 이는 5년간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 위험을 13% 줄일 수 있다. 만약 40년간 계속된다면 그 위험을 36% 낮출 수 있다.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은 LDL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붙어 혈관이 딱딱해지고 좁아진 결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장마비와 뇌졸중이 대표적이다.연구진은 “ 매일 많은 양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종이필터 드립 커피나 다른 잘 걸러진 커피가 더 바람직하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라고 조언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체질량지수(BMI)보다 허리둘레(Waist Circumference·WC)가 남성의 비만 관련 암 발병을 예측함에 있어 더욱 강력한 위험 지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여성은 해당하지 않는다.스웨덴 말뫼 룬드 대학교가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암연구소 저널(JNCI)에 게재했으며, 오는 5월 11~14일(현지시각)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리는 유럽비만연구협회(EASO)의 유럽 비만학회(ECO 2025)에서 발표할 예정이다.의학전문 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에 따르면 연구진은 스웨덴 주민 33만 9190명(평균 나이 51.5세)이 1981~2019년 측정한 BMI 및 허리둘레(WC) 데이터와 스웨덴 국립 암 등록부에서 얻은 암 진단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비만 관련 암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비만 관련성을 인정한 식도(선암)·위·결장·직장·간·간내담관·담낭·췌장·유방(폐경후)·자궁내막·난소·신세포암·수막종·갑상선·다발성 골수종 등을 포함했다.연구자들은 나이, 흡연 습관, 교육 수준, 소득, 출생 국가, 결혼 여부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회·인구학적 요인을 고려해 비만 관련 암에 대한 허리둘레 및 BMI의 상대적 위험도를 계산했다.허리둘레는 BMI보다 더 정확하고 일관되게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정한 비교를 위해 WC와 BMI의 측정 오류를 조정했다. 또한 BMI와 허리둘레를 서로 다른 척도로 측정하기 때문에 1표준편차(1SD)만큼 증가할 때 남성과 여성의 비만 관련 암 발병 위험 차이를 비교했다. BMI의 경우 남성과 여성의 1SD는 각각 3.7㎏/㎡, 4.3㎏/㎡이었고, 허리둘레의 1SD는 남성 10.8㎝, 여성 11.8㎝이었다.14년의 추적 관찰 기간에 총 1만 8185건의 비만 관련 암 진단 사례가 나왔다.남성의 경우 허리둘레가 1SD(10.8㎝) 증가하면 비만 관련 암 위험이 2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BMI는 1SD(3.8 ㎏/㎡) 증가할 경우 암 발병 위험이 19% 올라갔다.여성은 허리둘레와 BMI 모두 비만 관련 암 위험과의 연관성이 남성보다 약하고 수치 차이가 거의 없었다. 여성은 BMI와 허리둘레가 각각 1SD(4.3㎏/㎡·11.8㎝) 증가할 때 비만 관련 암 발생 위험이 각각 13% 증가하는 것으로 측정됐다.연구진은 BMI의 경우 지방 분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않기에 허리둘레가 복부 비만과 더 연관성이 높은 지표라고 설명했다.장기 주변에 축적되는 내장 지방은 인슐린 저항성, 염증, 비정상적인 혈중 지방 수치 등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다.남녀의 차이에 대해서는 “남성은 내장 주변에 지방을 많이 저장하고 여성은 피하 등 다른 곳에 지방을 많이 축적하는 차이가 있다”며 “결과적으로 허리둘레는 여성보다 남성의 내장지방을 더 정확히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더 강력한 암 위험 요인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여성의 내장 지방 수준을 추정하는 데는 허리둘레와 엉덩이 둘레를 합친 것이 더욱 유용하다고도 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매일 먹는 간식을 피칸으로 바꾸는 것은 건강을 위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피칸을 간식으로 꾸준히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개선과 함께 전반적인 식단의 질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대사 증후군을 앓거나 대사 증후군 위험이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했다.대사 증후군은 제2형 당뇨병이나 심장 또는 혈관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건강 문제를 가리킨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 138명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눴다. 12주 동안 수행한 실험에서 한 쪽은 매일 섭취하는 간식을 피칸 57g(약 38개)으로 대체했고, 대조군은 평소대로 먹었다. 실험 참가자는 모두 비만, 저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또는 고혈압과 같은 대사증후군 기준에 해당하는 증세를 하나 이상 가지고 있는 25세~70세 성인 이었다. 피칸 섭취 그룹은 연구 기간 동안 다른 모든 종류의 견과류 섭취를 중단하고, 피칸 외 다른 간식을 먹지 않는 식습관 유지를 요청 받았다.연구 결과 피칸을 간식으로 섭취한 그룹은 총 콜레스테롤,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비고밀도 지단백(non-HDL) 콜레스테롤, 총 콜레스테롤 대 HDL 콜레스테롤 비율, 트리글리세리드(혈액 내 지방의 일종)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일명 ‘나쁜’ 콜레스테롤로 부르는 LDL 콜레스테롤은 동맥에 축적되어 심장병과 뇌졸중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LDL 수치를 낮추고, 총콜레스테롤 대 HDL-C(‘좋은’ 콜레스테롤) 비율을 개선(낮을수록 좋다)하는 것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일 때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논문 제1 저자인 크리스티니 피터슨 조교수(영양학과)는 “일반적인 간식을 피칸으로 대체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식단의 질을 포함한 심장병의 주요 위험 요소가 개선되었다”라고 설명했다.이전 연구에 따르면 피칸에 함유된 항염 특성의 폴리페놀(식물 화합물)이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혈과 내피 세포 기능을 지원한다.연구진은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과 함께 피칸을 간식으로 섭취한 그룹에서 전반적으로 더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 식이지침 기준으로 건강식 섭취 비율이 대조군에 비해 17% 더 높았다.북아메리카에서 자생한 유일한 견과인 피칸은 뇌신경계에 필요한 엽산이 호두의 2배로 임산부에게도 좋으며,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심장질환과 뇌기능 강화 등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몸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중요한 비타민 B군과 비타민 E·A·C, 엽산, 아연, 칼슘, 마그네슘, 인, 칼륨 등 19가지 비타민과 미네랄이 들어 있다.다만 부작용도 나타났다. 피칸 섭취 그룹은 12주 후 평균 체중이 0.7kg 증가한 반면, 대조군은 몸무게에 변화가 없었다. 다행인 점은 체중 증가가 피칸의 콜레스테롤 저하 이점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복부비만, 고혈압, 공복혈당장애, 이상지질혈증, 저고밀도 콜레스테롤 등 여러 종류의 대사 이상 상태가 동시에 나타나는 대사 증후군 위험이 있는 사람은 매일 피칸을 간식으로 섭취하면, 건강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 체중이 증가할 위험이 있으니 이를 세심히 살피며 먹는 양을 조절해야 한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미녹시딜(Minoxidil). 대표적인 탈모 치료제다. 1988년 ‘로게인’(Rogaine)이라는 제품명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세계 최초 탈모 치료제다. 바르는 탈모 치료제로서 세계 판매 1위다. 1991년 더 낮은 용량으로 여성 탈모 치료제로도 승인 되었다. 현재 FDA가 승인한 탈모 치료제는 바르는 형태인 미녹시딜과 캡슐 형태의 먹는 약(경구용)인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 두 가지 뿐이다. (경구용인 두타스테리드는 한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만 승인)미녹시딜은 원래 1970년대에 고혈압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뜻밖의 부작용이 확인 돼 탈모 약으로 용도가 확장됐다. 피나스테리드 또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개발했으나 머리카락을 자라게 하는 긍정적인 부작용이 나타나 탈모 약으로도 인기를 끌게 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녹시딜이 탈모를 늦추거나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이유는 혈액 순환을 돕기 때문이다.“두피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킴으로써 모발이 성장기에 더 오래 머물도록 신호를 보낸다. 우리는 모발이 가능한 한 성장 단계에 오랫동안 머물도록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아담 프리드먼(Adam Friedman)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학과장이 AP에 말했다.머리카락도 생애주기가 있다. 모발이 자라는 2~7년의 ‘성장기’, 더는 자라지 않는 ‘퇴행기’(3주), 2-3개월의 ‘휴지기’를 거쳐 빠진다.작년 11월 12개국 43명의 피부과 전문의가 합의한 성명서가 미국 의사협회 학술지 피부과학(JAMA Dermatology)에 게재됐다.“경구용 미녹시딜이 효과적이며 바르는 약보다 더 저렴하고 편리하다”는 게 골자다.먹는 미녹시딜과 바르는 미녹시딜의 효과를 직접 비교한 연구는 거의 없다. 하지만 피부과 의사들은 알약의 효과가 더욱 뛰어나다고 믿는다.화학적으로 볼 때 미녹시딜은 두피에 바르는 것보다 장에서 소화될 때 체내 흡수율이 더 높다. 더불어 하루에 두 번 액상을 두피에 바르는 것보다 한 번 입으로 먹는 게 훨씬 더 편리하다.경구용은 용량도 적다. 피부과 의사는 종종 남성에게 가장 낮은 용량의 알약을 절반만 복용하도록 지도한다. 여성은 알약의 4분1만 필요할 수 있다.FDA 승인 경구용 탈모 약 피나스테리드(프로페시아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는 미녹시딜보다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발기부전 등 성적인 문제와 연관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효과 좋고, 편리하며, 상대적으로 부작용도 적은 미녹시딜 알약. 그런데 탈모 약으로는 FDA 승인을 받지 못 했다. 왜일까.이유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미녹시딜은 미국 제약사 업존(화이자와 합병)이 1950년 대 궤양 치료제로 개발했다. 그런데 개발 목적에는 부합하지 않고 혈관 확장 효과가 확인 돼 개량을 거쳐 1979년 고혈압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중요한 점은 특허가 만료되었다는 것이다. 저렴한 복제 약이 다양한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경구용 탈모 약으로 승인을 받으려면 거액을 들여야 하는데,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거의 없다.프리드먼 학과장은 “이 시점에서 흙만큼 오래된 경구 미녹시딜과 같은 약물의 경우, FDA 승인을 받을 이유가 없다”라고 AP에 말했다.AP에 따르면 미국 일부 약국에서는 경구용 미녹시딜 한 달 분을 단 5달러(약 7300원) 이하로 판매할 정도로 저렴하다.“이 약의 가격에 대해 불평하는 환자는 단 한 명도 없다”라고 존스홉킨스 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교수 루이스 가르자(Luis Garza) 박사가 말했다.작년 미국 피부과 의사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80%가 경구 미녹시딜을 탈모 치료제로 처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AP에 따르면 대부분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하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는 벌레를 잡지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밤 올빼미’는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크다.학술지 에 실린 연구 결과다.저녁형 인간으로도 부르는 밤 올빼미형은 크로노타입(사람이 하루 중 가장 활발하게 깨어있는 시간대와 잠드는 시간대에 관한 경향성)이 늦게 일어나 늦게 잠드는 것을 선호하는 생물학적 경향이다. 영국 서리 대학교 연구자들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546명을 대상으로 수면 패턴, 음주, 마음 챙김, 우울증 및 불안 수준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분석 결과, 저녁형 인간이 아침형 인간에 비해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연관성은 주요 생활 습관 요인들의 영향을 받았다. 밤 올빼미형은 아침형 인간에 비해 수면의 질이 낮았고, 마음 챙김이 적으며, 술을 더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었다.크로노타입은 신체의 자연스러운 일주기 리듬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를 주도한 인지 신경과학 강사 사이먼 에반스 박사는 “밤에 주로 활동하는 성향은 젊은 성인기에 정점을 찍으며, 젊은 성인의 최대 50%가 늦은 크로노타입을 가진 것으로 분류된다”며 “이런 사람은 우울증, 불안, 약물 사용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BBC 사이언스 포커스에 말했다.그는 많은 젊은 성인이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그들의 우울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어떻게 개입할 수 있을지에 관한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젊은 성인이 잠을 충분히 잘 수 있도록 학교 수업시간을 늦게 배치하거나 직장에 늦게 출근 할 수 있도록 유연 근무제를 확대하는 식이다.우울증 예방을 위한 개인적 전략으로는 밤에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등 더 나은 수면의 질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전문 강사나 오디오의 안내를 받는 가이드 명상을 통한 더 높은 수준의 마음 챙김과 음주량 줄이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에반스 박사는 제안했다.한편 2023년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계열 브리검·여성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저녁형 인간은 아침형 인간에 비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 생활 습관 요인들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는 72%, 흡연과 음주 여부, 가족력, 신체활동 정도 등 다른 변수를 조정한 후에는 아침형 인간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19% 더 높았다.저녁형 인간은 일반적으로 식단의 질이 낮고, 신체활동량이 적으며, 알코올 섭취 및 흡연량이 많고, 수면 질이 낮은 특징이 있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백일 된 아들이 울자 이를 달랜다며 공중으로 던졌다가 받지 못 해 사망케 한 30대 친부가 최근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아 화제가 됐다.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 피고인은 1심(금고형 집행유예) 보다 높은 금고 1년9개월을 선고 받아 구속 수감 됐다.울거나 보채는 어린 아이를 안정시키기 위해 흔드는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 만 2세 이하 아기를 심하게 흔들면 ‘흔들린 아이 증후군’(Shaken baby syndrome) 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러 아이의 머리를 때리거나, 고의로 넘어뜨리는 등의 아동학대로 인해 발생할 확률도 높다. 이 경우 뇌출혈(경막하 출혈)과 망막출혈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뇌 기능 저하 또는 장애를 일으킬 위험도 있다.흔들린 아기 증후군 진단을 받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2024년 연구에 따르면, 20~25%의 아기가 사망했다. 20~25%는 아무 문제없이 병원에서 퇴원하지만 나머지 50%는 장기적으로 장애를 겪는다. 여기에는 나중에 나타나는 학습 장애 및 행동 이상이 포함된다.흔들린 아기 증후군의 유래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의과대학 로리 프레이저(Lori Frasier) 소아과 교수는 연구원이 직접 기고하는 매체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19일(현지시각) 게재한 ‘흔들린 아기 증후군, 영구적 뇌 손상, 장기 장애 또는 사망 초래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흔들린 아기 증후군이란 용어는 1970년대 초 소아 방사선과 의사 존 카피(John Caffey)가 ‘Whiplash Shaken Infant Syndrome’이란 표현을 처음 쓴데서 유래했다고 설명했다. 유아의 영구적 뇌 손상과 망막 뒤쪽 출혈의 원인을 심한 아기 흔들기와 연결시킨 결과다.어린 아기를 심하게 흔들면 뇌, 목, 척수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뇌 부종, 출혈, 영구적인 장애와 같은 신체적·신경학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의료계 일각에선 아기 흔들기를 포함해 영아와 어린이의 뇌를 손상할 수 있는 많은 행동을 포괄하는 용어로 ‘아동학대에 의한 두부 외상‘이란 표현을 쓰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뇌에 미치는 영향영아는 매우 작고 목 근육이 발달하지 않았다. 대개 아기를 흔들 때 가슴 뒤쪽 등을 잡고 앞뒤로 여러 번 흔든다. 이 과정에서 뇌 주변의 작은 혈관이 터지며 출혈해 피가 뇌 주변으로 흐른다. 이러한 상태를 경막하 혈종이라고 한다. 간혹 눈 뒤쪽에서도 비슷한 압력이 가해져 망막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가장 심각한 형태의 흔들림에서는 뇌 조직 손상, 의식 불명, 호흡 멈춤이 일어날 수도 있다.흔들림으로 인해 목을 지탱하는 인대와 근육이 손상돼 목 부상이 생길 수도 있다. 공중으로 던졌다 받는 행동을 할 경우 두개골 골절, 신체의 다른 뼈 골절, 기타 부상 등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증상지속적인 구토나 발작 같은 평소와 다른 다양한 증상을 보이거나 심한 경우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약한 증세로는 무기력증, 동공 확장, 눈의 초점 상실, 웃지도 않고 중얼거리지도 않음 등이 있다.흔들림 직후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4~6시간 내에 최고조에 달한다.이럴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찾아 컴퓨터 단층 촬영(CT)을 통해 뇌의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멍, 골절 등 아동학대의 흔적이 있는 경우에는 의료진이 관련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아동학대가 아닌 경우에는 대부분 우는 아기를 달래려다 발생한 사고다.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말을 하지 못하는 영아의 우는 이유를 알아챌 수 있도록 육아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산부인과 병동의 신생아 부모를 대상으로 간호사가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프레이저 교수는 말했다.가장 취약한 아기는?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1세 미만의 아기가 흔들린 아기 증후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특히 2~8개월 사이의 영아가 가장 취약하다. 일반적으로 2세가 넘으면 발생하지 않지만 학대를 당한 6세 어린이가 진단을 받은 사례가 있다.이런 행동도 흔들린 아기 증후군 유발?아기를 무릎에 얹어 흔들기, 아기와 함께 자전거를 타기, 가구에서 실수로 떨어짐, 운전 중 갑자기 멈추거나 요철을 넘기 등의 행동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권장되지 않지만 흔들린 아기 증후군에서 보이는 종류의 부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전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배변 빈도가 생리적 상태와 장기적인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저명한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의 핵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배변 빈도가 낮거나 변비일 경우, 체내 염증이 증가하고 신장 질환과 치매·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배변 빈도가 높거나 설사일 경우, 역시 염증 수치가 올라가고 장내 미생물 다양성 수준이 낮아진다.이전 연구에서 변비와 설사가 각각 감염 및 신경퇴행성 질환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픈 환자에게서 관찰한 결과이기에 원인과 결과, 즉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가 불분명 했다.이에 미국 시스템 생물학 연구소((Institute for Systems Biology) 학자들은 질병의 징후가 없는 건강한 성인 1425명을 대상으로 배변 횟수와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했다.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배변 빈도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변비(주 1~2회 배변), ▽저 정상 범위(주 3~6회), ▽고 정상 범위(일 1~3회), ▽설사.변비가 나쁜 이유?대장에 있는 장내 미생물은 위와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식이섬유를 분해하여 단쇄(짧은 사슬) 지방산을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쇄 지방산은 유해균의 성장을 막고, 면역 조절과 염증을 억제하는 등 다양한 인체 생리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그런데 대변이 장에 너무 오래 머물면 미생물이 먹이로 삼을 섬유질이 고갈 된다. 그러면 섬유질 대신 단백질을 발효시켜 p-크레졸 황산염과 인독실 황산염과 같은 독소를 생성한다.교신 저자인 션 M. 기븐스(Sean M. Gibbons) 박사는 “건강한 사람이라도 변비가 있을 경우 혈류에 이러한 독소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독소는 특히 신장에 큰 부담을 준다”라고 AFP통신에 말했다.설사도 문제설사도 건강에 안 좋다. 염증과 간 손상 관련 생체 지표가 나타났다.기븐스 박사는 설사를 할 때 몸에서 담즙산을 과도하게 배출한다고 설명했다. 그렇지 않다면 담즙산은 간에서 식이지방을 분해하고 흡수하는데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하루 1~2회 배변이 이상적식이성 섬유를 발효하는 ‘건강’한 장내 세균인 절대혐기성 미생물(산소가 있는 곳에서 생장할 수 없는 미생물로 염증 수준이 낮은 건강한 장의 특징으로 여겨짐)은 하루에 1~2회 배변하는 경우 더욱 번성했다. 인구 통계적으로 젊은 사람, 여성, 체질량지수(BMI)가 낮은 사람들이 배변 빈도가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이에 대해 기븐스 박사는 남녀 간 호르몬과 신경학적 차이 때문으로 볼 수 있으며, 남성이 일반적으로 더 많은 음식을 먹는 것도 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과일과 채소 많이 섭취하면 도움하루 1~2번의 이상적인 배변 빈도를 위해서는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 섭취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건강 관련 생체지표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난 일 1~2회 배변하는 사람들은 대개 과일과 채소를 더 많이 섭취하는 경향이 있었다.전문가들은 귀리, 무화과 등에 풍부한 수용성 섬유질과 대부분의 채소에 함유된 불용성 섬유질을 골고루 섭취하면 더욱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특히 변비가 심한 경우 키위가 유익할 수 있다. 자연식품에서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할 경우 섬유질 또는 마그네슘 보충제 복용도 고려할 만 하다.발효식품·물·신체활동도 배변 개선에 도움요거트, 콤부차와 같은 발효식품도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수분 섭취도 신경 써야 한다. 변비가 심하다면 하루 3리터의 물을 마시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응급의학 전문의 크리스티나 델 토로 바데사(Cristina Del Toro Badessa) 박사가 미국 매체 퍼레이드(parade)에 말했다.마지막으로 원활한 배변을 위해선 몸을 움직여야 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운동, 특히 걷기는 변비 완화와 배변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일 1~3회에서 주 3회까지는 정상전문가들은 가끔 변비가 생긴다고 해서 반드시 만성 질환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너무 걱정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하루 3회에서 주 3회까지는 정상 범주에 넣을 수 있다고 밝혔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우지(牛脂), 글자 그대로 소의 지방분인 쇠기름이다. 혈중 저밀도 지단백(LDL), 일명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켜 동맥경화를 유발하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포화지방이다. 그런데 미국 온라인에서 소기름이 피부 관리 제품과 씨앗 기름을 대체할 건강한 대안으로 홍보되고 있다. 일부 크리에이터들이 앞장서고 있다.카놀라유, 홍화씨우, 포도씨유 등 종자유(씨앗 기름)를 독성 물질로 바라보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복지부 장관도 우지 홍보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최근 한 햄버거 체인에서 쇠기름으로 조리한 버거와 감자튀김을 먹으면서 식물성 기름이 아닌 동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업체를 칭찬했다.피부 관리 제품으로서 우지의 우수성을 설파하는 사람들은 쇠기름이 보습 효과가 뛰어나며 여드름 치료에도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우지에 피부 건강에 유익한 비타민 A, D, E, K와 같은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식단이나 피부 관리에 동물성 지방을 과다 사용하면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한다.한 피부과 의사는 피부에 쇠기름을 바르면 여드름을 없애기는커녕 외려 없던 여드름도 유발할 수 있다고 NBC 뉴스에 말했다.쇠기름이 화장품으로서 어떤 효능이 있는지를 살펴본 약 150건의 연구를 검토한 메타 분석(2024년)에 따르면 피부에 대한 확실한 이점을 찾지 못 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피부과 의사 소피 그린버그(Sophie Greenberg)는 소기름이 바셀린이나 코코넛 오일과 비슷한 기능을 한다고 NBC 뉴스에 말했다. 지방 성분이 수분 유지를 돕는다는 것.그녀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피부가 정말 건조하고 피막을 막을 무언가로 덮어 줄 필요가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여드름이 생길 수 있다”며 소기름 대신 다른 제품 사용을 권장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를 응용한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ke America Healthy Again·MAHA)란 구호도 있다. 케네디 장관의 동물성 기름 사용으로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자는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이 꽤 많다.소기름, 돼지기름, 버터와 같은 동물성 기름을 사용하고 종자 유를 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은 조회 수가 수십 만 건에 달한다.카네디 장관 등 씨앗기름 부정론자들은 가공식품에 주로 사용하는 이 기름이 암 등 온갖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며 멀리해야 할 이유를 댄다.하지만 몇몇 영양학자는 요리에 우지를 사용할 경우 식물성 기름보다 더 나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영양 학자이자 뉴욕 대학교 겸임 교수인 리사 영(Lisa Young) 박사는 씨앗 기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영 박사는 “씨앗기름은 독성이 없는데도 그것을 비난하고 있다. 문제는 정크 푸드의 설탕과 소금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자 유는 불포화 지방이기에 더 나은 기름으로 여겨진다며 동물성 포화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심장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보스턴 인근에 있는 터프츠 대학교 식품의학 연구소 다리우시 모자파리안(Dariush Mozaffarian) 소장은 “쇠기름은 건강에 있어 칭송받을 것도 없고 악마 화 할 것도 없다”고 NBC 뉴스에 밝혔다.모자파리안 소장은 “우지가 전분, 설탕, 소금이 많이 함유된 초가공 식품보다는 건강할 것이다. 하지만 올리브유, 콩기름, 카놀라유, 아보카도에서 얻은 기름보다 건강하지 못하다”고 말했다.종자 유 회의론자들은 오메가-6 지방산 함량이 높다는 점을 지적한다. 오메가-6는 염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염증은 심장병 및 당뇨병 등 만성 질환과 관련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오메가-6를 섭취하면 항염증 작용이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해 조절해야 한다. 이상적인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비율은 4대1이다. 하지만 가공식품 섭취량이 증가한 영향 등으로 오메가-3 대 오메가-6 비율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벌어져 있는 게 현실이다. 심한 경우 1대15로 오메가-6 섭취량이 많다.스탠포드 대학교 예방 연구 센터의 영양학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가드너(Christopher Gardner) 박사는 특정 유형의 불포화 지방 수치는 식품의 건강성을 평가할 때 사소한 문제라고 말했다.다른 많은 전문가들도 집에서 사용하는 수준의 씨앗기름은 건강에 긍정적인 요인이 더 많다고 입을 모은다. 핵심은 가공식품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과일, 식이섬유, 유제품, 카페인을 충분히 섭취하면 이명(耳鳴)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이명은 외부에 소리를 내는 근원이 없음에도 귀에서 윙윙거림이나 바람 소리, 풀벌레 소리 등을 느끼는 증상이다. 전 세계 성인의 약 14%가 이명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증세 중 하나다. 우울증, 불안증, 스트레스, 심할 경우 자살과도 관련이 있다. 이명의 90%는 감각신경성 이명으로 알려졌다. 특정 음역대의 청력이 떨어지면 해당 음역대의 소리를 이명으로 느끼기 쉽다. 예를 들어 4000~8000Hz 음역대 청력이 떨어지면 ‘삐이~’ 소리를 느끼는 식이다. 이는 특정 소리에 대한 결핍을 채우기 위해 뇌가 만들어낸 가짜 신호라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한 때 불치병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상담 치료, 소리 치료, 약물 치료, 보청기 치료, 인공 와우 이식 치료 등으로 증상을 크게 개선한 사례가 늘고 있다. 이명 증상을 완화하는 데 식단도 무시 못 할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고품질 영양소를 섭취하면 귀의 가장 안쪽 부분인 내이로의 혈류가 개선되고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과 염증이 감소하여 청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이를 확인하기 위해 중국 청두 대학교 연구진은 2024년 5월까지 발표된 성인의 이명과 식단의 연관성을 탐구한 연구들을 검색했다. 그중 총 30만1533명을 대상으로 탄수화물, 카페인, 계란, 과일, 식이섬유, 지방, 육류, 단백질, 설탕, 채소, 유제품 등 15가지 식품 섭취가 이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8개를 연구를 찾아 집중 분석했다.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일, 식이섬유, 유제품, 카페인 섭취량이 늘면 이명 발생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과일은 35%, 식이 섬유는 9%, 유제품은 17%, 카페인 섭취는 10% 위험감소 효과를 보였다. 나머지 식품은 유의미한 연관성을 찾지 못 했다. 앞서 미국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계열 브리검 여성 병원의 연구에서도 카페인 섭취량이 많을수록 이명 발생률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 한 바 있다.연구진은 과일의 경우 풍부하게 함유된 천연 화합물인 플라보노이드 성분의 항산화·항염증 및 혈관과 신경에 대한 보호 효과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고 짚었다.다만 이 연구 결과는 관찰 연구를 기반으로 한 메타 분석이기에 인과적 관계를 확립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메타 분석에 포함된 연구의 수가 비교적 적어 전통적으로 몸에 유익한 것으로 여겨지는 계란과 채소와 같은 식품의 효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척추 수술, 신경 차단술, 척추 주사, 신경 자극술과 같은 수술이나 침습적 치료법을 제외한 비수술적·비침습적 요통 치료법 중 효과가 있는 것은 10%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또한 이러한 치료법이 제공하는 통증 완화 정도는 위약(플라시보)에 비해 약간 더 나은 수준으로 나타났다.요통은 매우 흔한 질환이다. 증세가 나타나면 처음엔 대개 약물, 물리치료, 허리 강화 운동, 침술, 냉·온찜질 등 비수술적·비침습적 치료법을 권장 받는다. 하지만 급성 또는 만성 요통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아 고질병이 되기 쉽다. 몸에 ‘칼을 안 대’는 이러한 치료법이 효과가 있는지 밝히기 위해 호주 연구자들은 세계 각국에서 이뤄진 비수술적·비침습적 요통 치료법의 무작위 대조 시험에 관한 연구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하고 결과를 통합했다. 온라인 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치료법은 크게 비스테로이드성 함염증제( NSAIDs)와 근육 이완제 같은 약물치료법과 운동, 마사지, 척추 도수치료와 같은 비약물 치료법으로 구분됐다.56가지 치료법 또는 두 가지 이상 치료법을 조합한 총 301건의 연구가 분석 대상 이 됐다. 이는 아시아, 아프리카, 북미, 남미, 유럽, 호주 등 44개국에서 수행된 연구들이다. 가장 흔한 접근법은 비스테로이드성 함염증제(27건),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26건), 레이저 및 광선 치료(25건), 침술(24건), 부드러운 도수치료(19건) 등의 순이었다.급성 요통 환자에 대한 연구가 52건, 만성 요통 환자 대상 연구가 228건, 두 가지가 결합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21건 이었다.통증의 강도는 시각 아날로그 척도(Visual Analog Scale·주관적인 통증 강도 평가)와 숫자 평가 척도(Numeric Rating Scale·통증 정도를 0~10중 해당 숫자로 평가)를 사용해 측정했다.연구에 포함된 69건의 치료 비교 중 등급(GRADE) 체계에 따라 증거 확실성을 분류하면, 11건(16%)이 ‘중간 수준’, 25건(36%)이 ‘낮음’, 33건(48%)이 ‘매우 낮음’으로 평가됐다. 종합 분석 결과 급성 요통 환자에게 비약물 치료는 위약과 비교해 이렇다 할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만성 요통의 경우에는 운동, 척추 도수치료, 테이핑, 항우울제, 통증 수용체 표적 약물(TRPV1 작용제)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였다. 확실성이 ‘중간 수준’인 증거에 따르면 급성 요통에 효과적이지 않은 치료법에는 운동, 스테로이드 주사, 파라세타몰(비마약성 진통제)이 있었다.만성 요통에 효과적이지 않은 치료에는 리도카인(국소 마취제)과 항생제가 포함됐다.급성 요통 관련 10가지 비약물적 치료와 10가지 약물적 치료에 대해서는 치료 효과에 관한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아울러 침술, 마사지, 정골요법(근육조직과 뼈를 물리적으로 제자리에 넣는 일을 강조하는 대체의학의 일종), TENS(전기 자극 치료)를 포함한 22가지 비약물적 치료와 항우울제+파라세타몰, 비스포스포네이트(골다공증 치료제), 근육 이완제를 포함한 16가지 약물적 치료 또한 치료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불확실했다.연구자들은 각각의 ‘시험 치료’에 참여한 인원이 적고, 결과가 일관되지 않았으며, 사용된 일부 위약의 유형과 품질이 상당히 달라 결과의 확실성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럼에도 연구자들은 “연구에 포함된 어떠한 치료법도 큰 효과를 보여주는 믿을만한 증거가 없었다”며 “비수술적·비침습적 요통 치료법의 효과 추정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대규모의 고품질 위약 대조 실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대마초를 합법화하는 나라가 늘고 있는 가운데, 50세 이하의 비교적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도 대마초를 지속적으로 흡연하면 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심장마비를 겪을 위험이 최대 6배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두 가지 대규모 연구, 즉 46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후향적 연구와 750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12개 연구를 메타 분석해 얻은 결과다. 먼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합병증이 없는 50세 미만의 성인을 3년 이상 추적 관찰한 후향적 연구에 따르면 대마초 사용자는 심장마비를 겪을 위험이 6배, 허혈성 뇌졸중이 일어날 위험이 4배, 심부전을 경험할 위험이 2배 더 높았으며, 심혈관 문제,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3배 증가했다.모든 연구 참여자는 50세 미만이었고 심각한 심혈관 합병증이 없었으며 혈압과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 내에 있었고 당뇨병, 흡연 또는 관상 동맥 질환 병력이 없었다.평균 나이 41세인 7500만 여명을 대상으로 한 12개 연구의 메타 분석에서는 대마초 적극 사용자의 심장마비 위험이 1.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보스턴 대학교 초바니안&아베디시안 의대(Chobanian & Avedisian)의 임상 강사이자 보스턴 성 엘리자베스 병원(St. Elizabeth Medical Center) 내과 레지던트인 이브라힘 카멜(Ibrahim Kamel) 박사가 주도한 연구 결과는 에 18일(이하 현지시각) 사전 공개 됐으며, 오는 29일 미국 심장학회 연례 과학 세션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사이테크 데일리, 피플 등 관련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대마초 사용이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심부전 및 사망률을 포함한 심혈관 부작용과 연관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또한 “전통적인 심혈관 위험 요소가 없는 인구에서도 대마초 사용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실질적이고 독립적인 위험을 초래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연구 결과는 대마초가 심혈관 질환의 새롭고 잘 알려지지 않은 위험 요인임을 시사한다”라고 덧붙였다.연구진은 대마초가 심혈관계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다만 대마초가 심장 리듬 조절에 영향을 미치고, 심장 근육의 산소 수요를 높이고, 부드럽고 탄력적인 혈관 내막 내피의 이완과 확장을 어렵게 만드는 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혈액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는 것으로 봤다. 메타 분석에 포함된 연구 중 하나에 따르면 심장 마비 위험은 대마초를 흡연한 지 약 1시간 후에 최고조에 달했다.한편 미국(24 주 및 워싱턴 DC), 캐나다, 네덜란드, 스위스, 스페인, 태국, 우루과이, 몰타, 룩셈부르크, 조지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 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 100명 중 85명은 여성이다. 110세 이상인 초백세인(Super-centenarian)은 이 비율이 90%까지 올라간다.생물학적으로 더 강한 쪽은 남성이다. 하지만 더 오래 사는 것은 여성이다.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남성의 기대 수명은 80.6세, 여성은 86.4세로 5.8년 차이가 난다. 기대 수명은 0세 출생자가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연수를 가리킨다. 인구의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여성은 남성에겐 없는 산모사망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와 같은 장수에 불리한 요인을 가졌음에도 평균 수명이 더 길다.이 같은 모순적인 상황이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야후 라이프가 관련 연구와 전문가들의 지식을 종합해 해답을 내놨다.전문가들은 생물학적 특성과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생물학적 요인생물학적 특성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역할이다.에스트로겐은 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장수와 연관된 항산화 및 항염증 관련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등 여러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연구에 따르면 폐경 후 에스트로겐 결핍 관련 호르몬 대체 요법이 노년 여성의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여성의 에스트로겐은 세포 조직 수준에서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보호 효과가 높은 고밀도 지단백질을 증가시키고, 저밀도 지단백질은 감소시킨다”라고 미국 노바 사우스이스턴 의과대학(Nova Southeastern College of Osteopathic Medicine) 노인 의학과 학과장인 나오시라 판디아(Naushira Pandya) 박사가 말했다. 판디아 박사에 따르면 여성의 면역 체계가 남성에 비해 더디게 노화한다는 점도 여성의 수명을 늘리는 요소 중 하나다.최근 연구에서는 거의 쓸모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여성의 두 번째 성 염색체(X) (여성은 XX, 남성은 XY)가 노년기에 활성화 해 뇌 기능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 됐다.할머니 가설(grandmother hypothesis)여성이 장수에 유리한 쪽으로 진화했다는 이론도 있다. 이른바 ‘할머니 가설’이다. 불완전하긴 하지만 이 가설은 인간과 같은 고도로 사회화 한 동물의 폐경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했다. 여성이 손주들의 양육에 도움을 줘 자신의 유전자를 가진 자손을 번성시킬 수 있도록 수명이 길어지는 방향으로 몸이 진화했다는 것이다.방문 의료 서비스 업체 케어 홈케어(CARE Homecare)의 최고경영자(CEO)인 모티 갬버드(Moti Gamburd)는 “여성은 자녀, 남편, 부모를 돌보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그렇게 하기 위해 스스로 건강을 유지하도록 자신의 삶을 설계한다. 이 때문에 여성은 병원을 찾고 지시에 따라 약을 복용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라고 설명했다.생활방식 요인남녀 간 생활방식의 차이도 평균 수명의 격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남성은 여성보다 병원에 가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여성은 남성보다 건강에 더 신경 쓰며 위험한 행동을 할 확률이 낮다.“남성은 흡연, 음주, 위험한 행동 그리고 건강관리 회피율이 더 높다”라고 노인의 학 전문의 에반 치알로니(Evan Ciarloni) 박사가 말했다.전 세계적으로 남성이 살인사건의 희생자일 확률이 더 높고, 자살률도 더 높다.(국내의 경우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높지만 살인사건 피해자 비율은 여성이 더 높다.)사회적 관계 맺음사회적 관계 맺음은 남녀 모두 신체 건강, 웰빙, 장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회적 연결이 부족하면 하루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여성은 남성보다 더 강한 사회적 연결을 형성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친구나 가족에게 더 쉽게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다. 판디아 박사는 “90세 이상 고령자들은 더욱 강력한 사회적 연결망을 유지하고 있으며, 의미 있는 활동을 추구하고, 스스로 가치 있다고 여기며 유머 감각이 있다는 사실을 40년 이상 진료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한다. 또한 종교 활동에 열성적인 노인이 더 나은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보인다고 덧붙였다.뉴잉글랜드 대학의 교수이자 노인의학 교육 책임자인 마릴린 구글리우치(Marilyn Gugliucci) 교수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의 태도와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더 오래 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건강하게 더 오래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습관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규칙적인 운동(하루 25분 이상의 걷기나 자전거 타기 같은 중간강도 운동)△건강하고 균형 잡힌 음식 섭취△충분한 수면(7~9시간)△흡연 금지△알코올 섭취 제한 등이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세상에는 속설이 많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이 사실이라고 믿는 것이다. 건강 관련해서 특히 속설이 많다. 이중 상당수는 연구를 통해 진위여부가 밝혀졌다. 잘못된 정보라는 게 확인 됐으나 여전히 맹신하는 사람이 있는 건강관련 속설을 정리했다.속설 1. 건강을 지키려면 하루 1만 보를 걸어야 한다건강을 위해 걷기를 하는 사람들은 지난 수십 년 간 하루 1만보(약 8km에 해당)를 목표로 삼았다. 과학적 근거는 없다. 일본 한 업체의 ‘만보기’ 마케팅 전략에서 나왔다는 게 정설이다. 부담스러운 걸음 수를 채워야만 건강 개선의 이점을 얻는 것은 아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하루 2400보만 걸어도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4000보를 걸으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감소한다. 하루 3800보 이상 걸으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효율성을 따지면 하루 7000보에서 8000보를 걷는 것이 가장 이득이 된다.이왕이면 실내보다 자연을 접할 수 있는 실외에서 걷기를 권장한다. 마음건강까지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속설2. 모든 비타민 보충제는 무해하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때로는 보충제 섭취를 권장한다. 특히 임신부의 미량 영양소인 엽산 섭취를 통해 신경관결손증과 같은 태아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햇빛을 쬐어야 체내에서 합성되는 비타민 D도 부족할 경우 보충제가 유용하다. 그러나 너무 많은 식이 보충제를 섭취하면 신장과 간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아울러 ‘면역 강화 제’, ‘장 건강 지원’ 같은 문구로 광고하는 제품들 중에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사실을 과장 광고하는 사례도 흔하다. 따라서 다량의 보충제를 복용하는 경우 의사나 약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는 게 좋다.속설3. 잠자리에 들기 전 먹으면 살이 찐다소화체계를 감안하면 타당해 보이는 이론이다. 음식을 먹은 지 얼마 안 돼 잠을 자면 몸의 신진대사가 느려져 더 많은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해 체중 증가로 이어질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야간 기초 대사율은 주간 기초 대사율과 큰 차이가 없다.그런데 잠자리에 들기 전 먹으면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건 있다. 이는 생리적인 문제와는 관련이 적다.문제는 늦은 시각에 먹는 사람 상당수가 저녁 식사가 아닌 간식을 추가 섭취함으로써 칼로리 과잉 상태가 되기 쉽다는 점이다. 음식의 종류에 따라 부작용은 더욱 커질 수 있다.살이 찌는 원리는 간단하다. 소비한 칼로리보다 섭취한 칼로리가 많을 때다. 언제 먹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얼마나 먹느냐가 중요하다.속설 4.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가장 위험한 건강 상식 중 하나가 백신이 자폐증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수십 년간 백신 반대 운동가로 활동해 왔으며 현재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고 있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지휘 아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과 자폐증 사이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전 연구에서는 이미 백신과 자폐증 사이에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속설을 믿는 사람이 있는 것은 자폐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이를 판단하는 기준이 확대되면서 환자가 증가했으며, 아동 백신 접종과 동시에 자폐증 증상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두 사건이 연관되어 있다는 잘못된 인상을 주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속설 5. 레드 와인 한 잔은 건강에 좋다저녁 식사에 레드 와인 한 잔을 곁들이면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될까? 레드 와인의 효능에 대한 기대는 붉은 포도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성분 때문이다. 항염증·항산화제인 레스베라트롤이 대표적이다. 이 성분은 항암과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섭취량이다. 매일 레드 와인 두 잔을 마셔도 체중 1kg당 레스베라톨 섭취량은 약 27㎍(마이크로는 100만분의 1)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대부분 체내에서 활성화하지 않는다. 레스베라톨을 충분히 섭취해 효과를 보려면 간이 심하게 망가질 정도로 레드 와인을 들이부어야 한다. 잠재적인 항암 효과를 얻기 전에 알코올 때문에 죽을 확률이 더 높다. 속설 6.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하루 한두 잔의 음주는 아예 술을 안 마시는 것보다 건강에 좋다는 속설이 수십 년 간 진실로 여겨졌다. 적당량의 알코올 섭취가 혈액순환을 돕는 다는 게 믿음의 원천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 이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다는 게 드러났다. 외려 단 한 방울의 알코올부터 암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세계 보건기구 산하 국제 암 연구소는 알코올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알코올은 최소 7가지 암을 유발한다는 게 연구를 통해 확인 됐다.속설 7: 유방암은 여성만 걸린다남성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 전체 유방암 진단 사례의 1% 미만이라 매우 드문 경우지만 발병 위험은 존재한다. 진단 받을 경우 남성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2019년 연구에 따르면 남성 유방암 환자의 사망률이 여성 유방암 환자의 사망률보다 19% 더 높다.남성 유방암은 정기 검진이 일반화되어 있지 않아, 대부분 환자들이 암이 만져지는 상태인 3기 이상 단계에서 병원을 찾는다. 심지어 유방암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이는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남성도 정기적인 유방 검사를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주요 위험요인은 고령, 호르몬 불균형, 가족력 등으로 알려졌다. 속설 8. 물 하루에 2.5리터 마셔야 한다적정 수준의 수분 유지는 건강에 필수적이다. 체온조절부터 장기 작동까지 모든 것을 제어하기 때문이다. 기분, 인지 기능, 수면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하지만 하루에 최소 물 2~2.5리터를 마셔야 한다는 얘기는 잘못된 정보에서 비롯됐다.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하루 수분 섭취량은 2.5리터로 알려졌다. 미국 식품영양위원회가 1945년 작성한 보고서에서 매일 2.5리터에 해당하는 물을 섭취해야 한다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는 섭취해야 할 물의 대부분이 음식, 주스, 커피, 차에서 나온다고 설명되어 있다. 그런데 그 보고서를 잘 못 해석해 매일 물 2.5리터를 마셔야 한다는 오해가 생겼다. 실제 먹고 마시는 식품과 섭취한 음식의 대사과정에서 나오는 대사수를 합치면 1리터 안팎이 된다. 따라서 하루 약 1.5리터의 물만 추가로 섭취하면 된다.한 전문가는 물은 필요할 때만 마시면 된다고 조언한다. 만약 수분이 부족하다면 신체는 매우 간단한 메커니즘을 통해 이를 알려준다. 바로 목이 마를 때다. 그 때 수분을 보충하면 물 때문에 건강에 탈이 날 일은 없다는 것이다. 속설 9. 체질량지수(BMI)는 믿을만한 건강 지표다체질량 지수는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비만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흔하게 사용한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으로 통한다. 따라서 BMI 수치가 비만 기준(한국은 25㎏/m² 이상으로 정의)에 해당하면 걱정이 된다.하지만 BMI는 정밀하지 못 한 잣대다. 체중에 영향을 주는 근육량이나 뼈 밀도는 고려하지 않는다. 그래서 BMI를 적용하면 근육량이 많은 운동선수, 이른바 ‘근육돼지’둘은 종종 비만으로 분류된다.전문가들은 건강의 핵심 지표 중 하나는 BMI가 아니라 지방이 실제로 저장된 위치라고 지적한다. 배나 장기 주변에 저장되면 위험 신호지만 엉덩이와 그 주변에 저장되면 훨씬 덜 걱정해도 된다는 것이다. BMI는 이를 구별하지 못 한다.이에 각국 의료 전문가들로 구성된 ‘임상 비만 위원회’(Commission on Clinical Obesity)는 지난 1월 체질량지수라는 ‘허술’한 잣대를 버리고 보다 ‘정확하고 세밀’하게 비만 상태를 측정하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 했다.속설 10.손 세정제는 모든 세균으로부터 당신을 보호할 것이다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구촌을 휩쓸 때 손 세정제는 가장 큰 예방 책 중 하나 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손 세정제의 젤은 기대만큼 큰 보호 기능을 제공하지 못한다. 알코올을 함유한 손 세정제는 외피(피막)성 바이러스인 코로나 바이러스 등 일부 병원균을 죽일 수 있지만, 노로 바이러스와 같은 ‘비외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데는 그리 효과적이지 못 하다. 세균 예방에는 물과 비누가 더욱 효과적이다. 손에 비누칠을 해 최소 20초간 골고루 씻고 물로 헹구는 것이 손 세정제 보다 훨씬 더 강력한 세균 예방책이다.(미국 야후 라이프와 영국 건강 잡지 사가(SAGA) 등 참조)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