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명품고객 잡아라” 제주 면세점 지각변동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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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제주시 입성 성공하며 신라와 치열한 판매경쟁 불가피
관광객 급증하며 1곳 추가 허가… 2014년 면세점 매출 1조원 넘어

중국인 관광객 등의 급증으로 면세점 업계가 특수를 맞고 있는 가운데 제주시내에 롯데면세점 등이 새로 들어서게 되면서 면세점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동아일보DB
중국인 관광객 등의 급증으로 면세점 업계가 특수를 맞고 있는 가운데 제주시내에 롯데면세점 등이 새로 들어서게 되면서 면세점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동아일보DB
제주 면세점 시장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이 제주시내 입성에 성공하면서 신라면세점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중소기업이나 공기업이 운영하는 시내 면세점 1개소가 추가로 허가될 예정이어서 사활을 건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말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뒤 영업장이 들어설 제주시 연동 롯데시티호텔에서 인테리어공사를 하고 있다. 롯데는 서귀포 영업장이 이달 말 기간 만료돼 위기를 맞았다가 기사회생했다. 서귀포보다 상대적으로 고객 유치에 유리한 제주시내에 입성했기 때문에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국내 면세업계 1위의 경험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주시와 서귀포시 지역경제 균형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총성 없는 전쟁

롯데면세점은 롯데시티호텔 3개층 6270m²를 영업장으로 꾸민다. 종전 서귀포 면세점 (2613m²)에 비해 2배 이상 넓다. 입점 브랜드도 150개에서 320여 개로 늘어난다. 롯데면세점은 신청 당시 밝힌 사업계획에 따라 제주 중소기업에 전문매장을 제공하고 제주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면세점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역상권을 살리기 위해 면세점 고객에게 주변 상권의 상품권을 나눠주고 발전기금 및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의 제주시 입성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던 신라면세점은 큰 부담을 안게 됐다. 7∼9시간 제주에 일시 체류하며 면세점 ‘싹쓸이 쇼핑’을 하는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롯데와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입점하는 명품 브랜드를 놓고 자존심 대결도 벌여야 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곧바로 영업실적에 타격은 없을 것이다. 쇼핑 시장의 전체 파이가 커지면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다만 고객이 줄어드는 시점에서는 명운을 걸고 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면세점업계 지각변동

제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제주 면세점 매출이 1조 원을 넘었다. 신라면세점이 4200억 원, 롯데면세점이 199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면세점이 7월부터 제주시 영업장을 본격 운영하면 격차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내국인 이용이 가능한 제주공항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면세점이 3666억 원, 서귀포컨벤션센터의 제주관광공사(JTO) 면세점이 414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덕분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2012년 108만여 명, 2013년 181만여 명이 제주를 찾은 데 이어 지난해 285만여 명이 방문하는 등 매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자 제주에 새로운 시내 면세점 1개소를 추가로 허가하기로 했다. 대기업을 제외한 중견 기업이나 지방 공기업이 사업 주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JDC는 시내 면세점 진출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공을 들이다 지난달 돌연 포기를 선언했다. 지방 공기업인 JTO와 경쟁하는 것에 부담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JDC 관계자는 “대기업 위주의 독과점 구조인 면세점 시장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명품 브랜드를 끌어오기 어렵고, 공기업이 알선 수수료 영업을 하기도 힘들다. 새로운 시내 면세점을 하기 위해서는 1000억 원가량의 신규 투자가 필요하다. 면세점이 무조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는 아닌 만큼 공기업이 나서려면 역량과 자원을 모두 동원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면세점#롯데면세점#신라#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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